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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뷰(OhmyView)>는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자의 눈높이로 제품을 꼼꼼히 따져봅니다. 대상은 따로 없습니다. 자동차든, 휴대폰이든, 금융상품이든...가장 친소비자적인 시각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또 이 공간은 각 분야에 관심있는 전문블로거나 시민기자 등 누구에게도 열려있습니다. <편집자말> [편집자말]
"이게 5500원 짜리 케이크야?"

직장인 김주현(가명, 29)씨는 동생이 사온 치즈케이크를 먹으며 "이거 한 4000원 정도일 줄 알았는데"라고 말했다. 동생이 사온 것은 한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사온 '뉴욕치즈케이크'.

김씨는 "전에 먹어봤던 치즈케이크랑 맛은 비슷한데 이게 더 비싸네"라며 "사실 치즈케이크 맛은 치즈함유량에 따라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왜 가격 차이가 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브랜드 별 케이크 가격 차이 최고 2200원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케이크는 업체마다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이 중 '뉴욕치즈케이크'는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공통적으로 파는 제품이다. 각 프랜차이즈 카페가 얼마에 케이크를 팔고 있는지 스타벅스, 할리스 등 7군데의 가격 현황을 실제로 조사해봤다.

그 결과 시중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치즈케이크의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다. 가장 싼 치즈케이크는 이디야커피에서 파는 치즈케이크로 3300원이었다. 카페7그램도 3500원으로 싼 축에 속했다. 4천 원 대의 케이크가 제일 많았는데 카페베네, 할리스 등이 4500원이었다. 가장 비싼 투썸플레이스의 뉴욕치즈케이크는 5500원이다.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치즈케이크 가격 비교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치즈케이크 가격 비교
ⓒ 차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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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치즈케이크의 가격 차이는 왜 나는 걸까. 제조과정이나 재료가 다른지 궁금했다. 5500원에 치즈케이크를 파는 투썸플레이스를 운영하는 CJ푸드빌 홍보팀 관계자는 "다른 업계에 비해 최고급 재료를 사용하고 특별한 레시피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가격에 대해서는 "케이크 재료비와 제조과정 상의 여러 비용들이 함께 고려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할리스커피 본사 홍보팀 관계자는 "우리 본사 R&D부서에서 만든 레시피로 외부업체에서 케이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격은 이러한 제조 과정의 다양한 요인들이 반영됐다"고만 말할 뿐, 구체적인 제조과정이나 내용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가격 책정 기준은 알려주지 않았다.

케이크 가격이 할리스나 스타벅스에 비해 싼 편인 카페7그램의 관계자의 말은 조금 달랐다. 카페7그램의 관계자는 케이크 가격에 대해 "다른 카페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제품을 외부에서 납품받아 판다"면서 "우리는 다른 곳보다 마진을 덜 남기고 팔기 때문에 싸다"고 답했다. 재료의 차이 보다 외부 업체에서 케이크를 만들어 들여오는 유통과정 상의 마진 때문에 가격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케이크도 '외주 제작' 시스템?

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치즈케이크
 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치즈케이크
ⓒ 차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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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푸드빌 관계자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는 일부 제품에 한해 외부 업체에서 케이크를 제작하고 있고, 생크림이 포함된 케이크의 경우는 직접 매장에서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케이크는 외부 업체에서 만들어져 매장에 공급된다. 서울 강남에서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아무개씨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본사마다 계약을 맺은 케이크 제조업체가 있다"고 말했다.

각 가맹점에서 케이크를 판매하는 방식은 이렇다. 본사는 케이크 제조업체와 계약을 맺고 납품할 케이크 종류를 정한 뒤 케이크 목록을 가맹점에 제시한다. 가맹점 점주는 모든 케이크를 다 파는 것이 아니라, 그 중 납품받고 싶은 제품을 본사에 신청하면 된다. 이 때 케이크 제조업체는 프랜차이즈 업체와 계약을 맺는다.

그런데 하나의 케이크 제조업체가 여러 개의 프랜차이즈 업체와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다. 한 업체에서 제조된 케이크를 여러 업체에서 팔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케이크 제조업체에서 만들어진 케이크는 본사를 거친 후, 일괄적으로 각 가맹점에 전달된다. 이아무개씨는 "본사와 계약 맺은 케이크 제조업체 외에 다른 제조업체의 케이크는 원칙적으로 우리 가게에서 팔 수 없어서, 독과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답했다. 실제로 이씨와 같은 커피브랜드 가맹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본사와 상의 없이 다른 업체의 케이크를 받아 팔다가 본사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한 케이크 제조업체는 "여러 프랜차이즈 업체와 계약을 맺었고, 전국적으로 만 개 이상의 가맹점에 납품하고 있다"면서도 "어느 업체와 계약을 맺은 것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2년가량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한 한 알바생은 "4500원에 팔리는 케이크는 본사에서 2500원에 사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같은 질문에 대해 이씨는 "우리 가게에서 팔리는 케이크가 5000원인데 본사에서 들여오는 가격은 3500원이다"라고 말했다.

케이크 맛, 가격별로 다를까?

소비자들은 가격이 천차만별인 프랜차이즈 치즈케이크 맛을 어떻게 평가할까?

실제로 브랜드가 다른 뉴욕치즈케이크 3개를 놓고, 20대 남녀 5명에게 가장 맛있는 케이크를 선택해보라고 했다. 케이크의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 중 가장 비싼 5500원 케이크를 맛있다고 답한 이는 2명, 가장 싼 3300원 케이크가 맛있다고 한 이들도 2명이었다. 나머지 한 명은 4500원짜리 케이크가 맛있다고 골랐다.

"확실히 세 개의 케이크가 맛이 조금씩 다른 것 같은데, 그중 내 입맛에 맞는 건 이거(제일 싼 케이크)였다."

참가자들은 각 브랜드마다 맛의 차이가 있다는 점에선 공감했다. 한 참가자는 "이거(3300원 케이크)는 요거트 맛이 좀 강한 것 같고, 저거(5500원 케이크)는 치즈 맛이 강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비싼 케이크가 무조건 맛도 제일인 것은 아니었다. "치즈케이크의 맛이 다른 만큼 그에 따른 선호도가 나뉘는 것 같다"고 참가자들은 입을 모았다.

사실 맛은 주관적 평가가 개입되므로 일괄적으로 평가하기 모호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가격이 그 맛을 반드시 담보하지는 않는다. 프랜차이즈 카페의  케이크 가격이 적당한지에 대한 판단은 결국 소비자의 몫이다.

덧붙이는 글 | 차현아 기자는 <오마이뉴스> 17기 인턴기자 입니다.



태그:#치즈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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