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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울랄라세션 리더 임윤택씨가 땅에서 서른 두 해를 살다가가 하늘로 갔습니다. 땅에서 서른 두 해만 살았기에 사람들은 '요절'(夭折)했다며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임윤택씨가 이렇게 빨리 저 하늘로 간 이유는 위암입니다. 임씨는 지난 2011년 Mnet <슈퍼스타 K3>에 출연할 당시 위암 4기였습니다.

많은 이들은 위암 4기에도 굴하지 않고 '안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 긍정하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준 그에게 감동했습니다. 임씨는 지난 해 5월 첫 앨범 '울랄라 센세이션'을 냈고, 8월에는 결혼, 10월에는 딸을 낳았습니다. 하지만 위암이라는 병마는 끝내 이기지 못했습니다.

임윤택씨가 숨지자 살았을 적에 그를 괴롭혔던 악플이 다시 등장해 많은 사람을 분노하게 했습니다. <슈퍼스타K3>에 우승했을 때 일부 누리꾼들은 '위암 거짓말 증거', '위암을 우승에 이용했다'는 악플이 이어졌고, 그가 숨지자 다시 '위암 거짓말 증거'가 검색어 상위에 올랐습니다.

트워터리안 @cho*****는 "지금도 임단장의 네이버 연관 검색어엔 '위암 거짓말 증거'가 제일 먼저 뜨는군요"이라며 분노한 후 "최근까지도 녹음실에서 구토를 하며 녹음을 했는데...이제 이런 악랄한 '악플문화'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악플에 대한 반성을 촉구했습니다.

실제 포털 네이버 '지식IN'에 한 누리꾼이 1. 임윤택씨 진짜 별세하셨나요? 2. 울랄라세션은 어떻게되나요? 3. 암 투병 도중 사망하는 건 스트레스성 요인이 60%라는데 실제라면 임윤택 안티 팬들은 죄수가 되는 건가요...?(재일궁금해요)라는 질문을 올렸습니다. 여러 답변 중 하나는 충격 그 자체입니다.

네이버 지식IN에 한 누리꾼이 익명으로 올린 답변. 충격이다. 이 정도면 임윤택씨를 두 번 죽이는 일이다.
 네이버 지식IN에 한 누리꾼이 익명으로 올린 답변. 충격이다. 이 정도면 임윤택씨를 두 번 죽이는 일이다.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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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답변은 "조작", "위암으로 죽은 척 하는 거 일겁니다", "우승상금으로 해외로 이주해 살고 있을 가능성 있죠"라는 내용입니다. 이는 악플을 넘어 악의적인 비난입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소설가 이외수씨(@oisoo)는 "힘든 일 중에서도 정말 견디기 힘든 일은 정든 사람 떠나보내는 일"이라며 "지금은 착잡해서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네요. 오늘 같은 날은 제발 악풀 따위 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특히 이씨는 "모르는 놈들일수록 아는 척을 많이 하지요. 오늘 같은 날까지 악플 다는 놈들 보면 벌레 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고 말했습니다. 이외수씨는 또 "울랄라세션 임윤택 단장의 임종을 지켜 보고 돌아왔습니다. 그는 비록 짧았으나, 누구보다 진실했고, 누구보다 열정적이었고, 누구보다 위대한 생애를 살았습니다. 뜨겁게 뜨겁게 살았습니다. 트친들과 함께 그의 명복을 빌어 드리고 싶습니다"고 했습니다.

누리꾼들 악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스스로 생명을 끊은 유명인들 중 살았을 적에 악플에 시달린 사람이 많았습니다. '저는 도마 위에 생선이 아니에요'라는 글을 남기고 지난 2007년 1월 생명을 놓은 가수 유니씨, 같은 해 2월에 같은 길을 간 정다빈씨 그리고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고 2008년 10월 2일 세상을 떠난 최진실씨 그리고 2009년 3월 장자연씨 모두 악성루머와 악플에 시달렸습니다. 유니씨 미니누리집은 음란글과 욕설이 난무했고, 그가 숨진 후에도 악플은 이어졌습니다.

최진실씨는 지난 2008년 9월 숨진 고 안재환씨가 사업을 위해 사채 빚을 졌는데 그 배후라는 루머에 시달렸습니다. 지난 2012년 1월 26일 MBC TV LIFE '히스토리 후' 특집방송에 출연한 최진실씨 어머니는  딸의 죽음이 루머와 악플 때문이라는 충격 고백을 했습니다. 임윤택씨 죽음에 대해 악플을 단 누리꾼들은 임씨가 지난 1월 4일 딸에 남긴 마지막 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리단 맘이 갑작스레 1월14일이 무슨날이냐 묻기에 망설임없이 리단이 100일이라구 대답하니 조금은 놀란기색이네요. 대체 날 뭘로보구...ㅠㅠ 난 자상하구 꼼꼼한 아빠거늘...ㅠㅠ 벌써 100일 식사모임할 곳두 세군데정도로 간추려 놨다구요~!!!"

아내와 딸을 향한 사랑이 뜸뿍 담긴 애틋한 글을 읽고 임씨 죽음에 슬퍼하지 않는다면, 유족들을 위로하지 않는다면 사람답게 사는 것이 아닙니다. 더 이상 악플은 안 됩니다. 아무 생각없이 썼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악플은 다분히 의도성을 가진 악의적인 글입니다. 내가 쓴 악의적인 글이 한 생명을 끊게 합니다. 악플은 글쓰기 자유가 아니라 흉기입니다.


태그:#임윤택, #악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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