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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비판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오마이뉴스>는 최근 유통업계 1위인 신세계 이마트의 인사·노무 관련 내부 자료를 입수했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사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힘든 수준이었다. 문제는 이것이 이마트만의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기업이든 공기업이든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은 보장돼야 한다. <오마이뉴스>는 이런 문제의식으로 집중기획 '헌법 위의 이마트'를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말]
특별취재팀 : 황방열, 이병한, 최지용, 박소희 기자

 <YONHAP PHOTO-0982> 정용진 "대규모 여가형 교외 백화점 계속 추진"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신세계가 미국의 글로벌 쇼핑몰 개발·운영 기업인 터브먼과 손잡고 경기도 하남시에 수도권 최대 규모의 교외형 복합쇼핑몰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
    신세계와 터브먼은 2015년까지 약 8천억원을 들여 하남시 신장동 미사리 조정경기장 인근 부지 11만7천㎡에 연면적 33만여㎡ 규모로 쇼핑과 레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초대형 복합쇼핑몰을 건립할 계획이다.
    5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하남유니온스퀘어 외국인투자 유치확정 및 사업선포식'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1.9.5
jieunlee@yna.co.kr/2011-09-05 12:38:20/
<저작권자 ⓒ 1980-201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지난 2011년 9월 5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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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부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오마이뉴스>에서 '헌법 위의 이마트' 집중기획을 취재·보도했던 특별취재팀 기자들입니다. 이제 그 기획을 마무리하며 정 부회장님께 편지를 띄웁니다.

<오마이뉴스>가 신세계와 이마트 내부 자료를 입수한 시점은 지난해 12월 중순이었습니다. 분량이 매우 많았을 뿐 아니라 얼핏 보아도 내용이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저희는 자료 더미를 뒤지고, 꼼꼼히 해석하고, 관계자를 만나고, 보강 취재하면서 거의 두 달 가까이 보냈습니다. 그 결과가 '헌법 위의 이마트' 1번부터 이번 23번까지 기사입니다.

취재팀이 확인한 사실들은, 아무리 사기업의 인사·노무관리 차원이라고 해도, 용납되기 힘든 수준이었습니다. 아직까지 많이 부족하지만, 정치권과 정부는 예전에 비해 점점 민주주의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치권과 정부가 아무리 민주화가 된다 한들, 기업 특히 대기업에서 헌법의 핵심 이념인 민주주의가 관철되지 않으면 우리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하루 24시간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바로 직장,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신세계와 이마트 내부 자료들은 왜 우리가 과거에 비해 국민소득은 몇 배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지수는 OECD 바닥권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인사 라인은 점장도 감시했습니다

지금까지 이른바 '이마트 사태'에 대한 회사의 공식 입장은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일부 직원 개인의 과잉 행동이었다. 둘째, 시나리오였을 뿐 시행되지 않았다. 이중 두 번째는 이미 기사로 여러 차례 반박했으니 첫 번째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업문화팀을 핵심으로 하는 이마트의 인사 라인은 평직원만 감시한 것이 아닙니다. 각 지점 점장과 팀장급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자료 중에는 인사 라인에서 작성해 올린 '현장관리자 인물평가' 파일이 있습니다. 전 지점의 점장에 대한 성향과 직무능력, 사생활까지 정말 상세하게 적혀 있더군요.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 본인이 여자라고 평가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 의식적으로 남자답게 행동하는 경우도 있음
- 부인이 거주지에서 통장 업무를 하고 있음
- 딸과 퇴근 이후 막걸리 한잔 하는 것을 즐기는 등 가정적으로 문제점은 없음
- 아들이 간혹 말썽을 부려 전화상으로 호통하는 경우가 있음
- 밥보다는 빵이나 과자류를 즐기는 편임
- 친형이 전 삼성 임원 출신으로 형에 대한 자부심이 큼

 이마트 인사 라인에서 작성한 '현장관리자 인물평가' 문서 중 일부. 전 지점의 점장에 대한 성향과 직무능력, 사생활까지 상세하게 적혀있다.
 이마트 인사 라인에서 작성한 '현장관리자 인물평가' 문서 중 일부. 전 지점의 점장에 대한 성향과 직무능력, 사생활까지 상세하게 적혀있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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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적은 내용은 극히 일부분일 뿐입니다. 엑셀파일로 된 이 자료를 프린트하니 50 페이지가 넘었습니다. 이 평가를 종합해 전국 점장을 상-중-하로 분류, '점장 조직관리 능력 현황' 문서도 만들었더군요. 이렇게 점포의 최고위급인 점장까지 세밀하게 관찰해 보고를 할 정도도 인사 라인의 권한이 막강하고 신임이 두터웠는데, 과연 사원들에 대한 사찰 수준의 동향 보고가 독단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마트의 인사 라인은 마치 입안의 혀처럼 굴었습니다. 그 혀가 해서는 안 될 심한 욕을 했다고 칩시다. 그러면 그 혀의 잘못일까요, 아니면 그 사람의 잘못일까요.

신세계의 가파른 성장이 가능했던 중요한 까닭

신세계는 삼성으로부터 계열 분리된 1997년 이후 줄곧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려왔습니다. 그 중심에는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가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의 성장 요인을 '이명희(母)-정용진(子)'으로 이어지는 오너십과 '구학서-최병렬-허인철' 등 전문경영인의 조화로 평가하는 모양입니다. 물론 그 공을 평가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런데 취재팀은 여기에 중요한 한 가지 요인이 빠져있다고 말해야겠습니다.

자료를 뒤지던 중 흥미로운 문서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지난 2011년 10월 작성된 '이마트 조직진단 결과보고'입니다. 대형마트 빅3인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인력구조를 이마트와 비교한 것이었습니다. 이 문서에는 세 업체의 인사비 비율 항목이 있습니다. 이마트 인사비 비율은 전체의 7.6%였고, 홈플러스는 8.2%, 롯데마트는 9.7%였습니다. 보고서는 "인사비율, 인사비수익성 모두 동 업계 내 가장 양호"하다며 "인력효율은 동업계 대비 월등하게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타 업체에 비해 직영비율이 낮고 비직영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인력형태의 변동추이에서는 더 차이가 납니다. 이마트는 2011년 상반기 대비 하반기 직영화가 36% 감소했고 비직영화는 64% 증가했습니다. 이에 비해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직영화가 각 62%, 54% 증가했고, 비직영화는 각 38%, 46% 감소했습니다. 경쟁업체 두 곳이 직영 직원을 늘린 반면, 이마트는 줄인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이마트는 하도급을 통한 아웃소싱 인력이 늘어났고 직원들의 처우와 고용안정성은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어떻습니까. 신세계와 이마트의 가파른 상승에는 이렇게 직원들의 낮은 처우와 불안정한 고용이 있었기 때문 아닌가요. 신세계 그룹의 눈부신 성장은, 열심히 노력한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공도 있겠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희생과 눈물이 있었기 때문 아닌가요. 미국 브라운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셨으니, 위 수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2011년 이마트의 두 사람이 한 달에 받은 돈, 129만 원과 3억 원

'반윤리·인권침해·노조탄압 이마트 공대위' 출범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노조탄압 사례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이마트 매장앞에서 '반윤리·인권침해·노조탄압 선도기업 이마트 정상화를 위한 공대위' 출범 기자회견이  민주통합당 노웅래, 장하나 의원, 민변 권영국 노동위원장, 전수찬 이마트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반윤리·인권침해·노조탄압 이마트 공대위' 출범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노조탄압 사례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이마트 매장앞에서 '반윤리·인권침해·노조탄압 선도기업 이마트 정상화를 위한 공대위' 출범 기자회견이 민주통합당 노웅래, 장하나 의원, 민변 권영국 노동위원장, 전수찬 이마트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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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나온 김에 한 말씀 더 드리겠습니다. 이마트에 입사하기 이전 직장에서 민주노총에 가입했던 사실이 발각되어 사실상 해고된 원주의 진아무개씨의 월급은 129만 원이었습니다. 일을 시작한 지 3주 만에 그만두게 된 진씨의 손에는 세 달 치 월급 387만 원 정도가 쥐여졌습니다(관련기사 보기). 연봉으로 따져도 1548만 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 사건이 일어난 바로 그해(2011년) 말, 저희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이마트 대표이사였던 최병렬씨는 연말 상여금으로 3억 원이 넘는 돈을 받았더군요. 한 달에 말입니다. 129만 원과 3억 원. 무려 약 233배입니다. 세금을 떼도 156배입니다. 이 사실을 앞에 놓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 대표이사가 연말 상여금으로 받은 돈만으로도 진씨와 같은 직원을 1년간 19명 고용할 수 있습니다.

연말 상여금 내역을 이마트 관계자에게 문의하니, 돌아온 답은 "삼성 연말 상여금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는 "이 사안은 대외비다, 나도 우리 대표이사 연말 상여금이 이 정도인지는 처음 알았다"면서 "이 정도밖에 못 받는구나… 삼성 연말에 돈잔치 할 때 대표이사 상여금은 십억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대표이사는 대표이사와 비교해야겠지요. 하지만 오히려 이게 문제입니다. 신세계는 너무 삼성과 비교하고, 삼성식으로 하려고 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문제가 생겼다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외할아버지와 외삼촌 극복에 도전하십시오

 지난 2007년 2월 28일 오전 열린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건물 오픈식에서 신세계 이명희회장이 정용진부회장과 나란히 참석해 테이프 커팅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07.2.28
 지난 2007년 2월 28일 오전 열린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건물 오픈식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오른쪽)이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함께 테이프 커팅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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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가 길어졌습니다. 이제 마무리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취재팀이 집중기획 마무리를 정 부회장님께 띄우는 편지로 선택한 이유는 신세계와 이마트 내부에 부회장님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취재하면서 만난 신세계 관계자들은 내부에서 일어나는 지저분한 일에 대해 부회장님은 잘 모를 것이라고 하더군요. 덧붙여 부회장님이 뭔가 바꿔보려고 하는 마음은 있는데 여러 이유로 잘 안 되는 것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부회장님은 재벌가 사람으로는 드물게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소통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 소통에 대한 기대감을 담아 말씀드립니다. 삼성을 따라하려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더 나아가 외할아버지 이병철 회장을 극복하십시오. 어머니 이명희 회장과 외삼촌 이건희 회장을 뛰어넘으십시오. 시대착오적일 뿐 아니라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해 곪아 터질 수밖에 없는 무노조 정책을 포기하고, 그 궁리를 해온 똑똑한 인재들을 다른 분야에 활용하십시오. 진짜 윤리경영을 하십시오.

취재를 하면서 신세계와 이마트 측으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이마트를 망하게 하려는가"였습니다. 전혀 아닙니다. 이마트에 고용된 직영 직원만 1만6000명이고, 매장에서 일하는 사람까지 합치면 6만 명가량 됩니다. 오히려 우리는 신세계와 이마트가, 더불어 우리 모두가 더 잘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외할아버지 이병철과 외삼촌 이건희를 극복한 3세 정용진, 멋지지 않습니까? 그것이 진정 당신의 능력을 인정받는 길 아니겠습니까?

역사는 도전자는 기록하지만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따라쟁이는 기록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느 길을 가시겠습니까. 24일간 집중보도를 했던 <오마이뉴스>는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집중기획 '헌법 위의 이마트' 1~23 풀 스토리

1. 회사가 당신의 여자친구를 들여다본다면?... 이마트, '노조 위험인물' 찍어 주변인물도 감시
2. '아이디 찾기'로 직원들 노조가입 감시... 협력업체 직원까지... 확인되면 해고 유도
3. 민주노총 수첩 한 권에 발칵 뒤집힌 이마트 구미점... CCTV 확인까지
4. 박스서 나온 '전태일 평전'... 더이상 일하지 못했다
5. 이마트는 왜 직원의 여자친구까지 감시했나... 복수노조 시행 전 '선제적 대응'

6. 이마트 하청사 인부 4명이 죽었는데... 노동부 팀장이 "이 노무사면 백전백승"
7. 직원 246명으로 '노조 대응' 전국조직 구축... 채증과 미행, 차량위치추적까지
8. 이마트 사찰, 신세계 그룹 차원에서 계획... 3단계 교섭 지연 시나리오 등 치밀한 준비
9. "잘릴 짓 했단 분위기 되도록..." 이마트, 비열한 여론조작 지침
10. 이마트, 상시 해고 프로그램 'SOS' 운영... 이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회사에서 아웃

11. 이마트, '문제사원' 대항마 'KJ사원' 육성... 사원-매장 감시, 관공서 관리 등 은밀 수행
12. "어차피 정리..." 거부할 수 없는 퇴사강요... SOS 어떻게 진행되나
13. 이마트 관리자가 "면담하자"면 조심하라
14. 이마트, 전국 305명 '관리 공무원' 명단 작성
15. "이마트 사태 아세요?" 묻기만 하면 바로 보안팀 출동

16. 이마트, '바지사장' 내세워 위장 하도급 업체 운영... 통합 및 분사도 마음대로
17. 협력업체 직원 "이마트, 카톡으로 불법 업무 지시했다"
18. [인터뷰] "이마트 내부는 주인-머슴 신분사회... 신세계그룹 이번 사태 기회로 삼아야"
19. 이마트, '불법파견' 알고도 조직적 은폐... 고용노동부 "최고 할인점답게 잘 돼 있다"
20. 신세계·이마트, 하청업체 경영 직접개입 물증 나왔다

21. [인터뷰] "이마트 사태 핵심은 신세계 경영기획실... 2월 말에도 삼진아웃 잘릴 사람들 있다"
22. 이마트, 신종 불법 고용 '가전 SE' 운영... 법무법인 '경고' 불구 전 매장 확대
23. [편지] 정용진 부회장님, 외할아버지와 외삼촌 극복에 도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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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부터 오마이뉴스에 몸담고 있습니다. 그때는 풋풋한 대학생이었는데 지금은 두 아이의 아빠가 됐네요. 현재 본부장으로 뉴스게릴라본부를 이끌고 있습니다. 궁금하신 점 있으면 쪽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