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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비판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오마이뉴스>는 최근 유통업계 1위인 신세계 이마트의 인사·노무 관련 내부 자료를 입수했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사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힘든 수준이었다. 문제는 이것이 이마트만의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기업이든 공기업이든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은 보장돼야 한다. <오마이뉴스>는 이런 문제의식으로 집중기획 '헌법 위의 이마트'를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말]
 신세계 백화점 본점 앞. 이마트노동조합의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이마트 사태로 특별근로감독과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불법적인 인력퇴출프로그램 SOS가 이마트뿐 아니라 신세계 그룹 차원에서 진행됐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신세계 백화점 본점 앞에 이마트노동조합의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 김다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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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헌법 위의 이마트' 집중 보도를 시작한 이후 전화와 쪽지, 이메일 등을 통해 많은 제보가 들어왔다. 그중에는 전직 뿐 아니라 신세계 그룹과 이마트 내부 목소리도 있었다. A씨도 그 중 하나였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지난달 말 A씨를 만났다. 그는 신세계 계열사에서 15년 이상 근무한 중견 간부였다. 그는 이마트 사태의 원인을 삼성과 같은 "그룹경영에 있다"고 진단했다.

- 이번 이마트에서 벌어진 일들이 단순히 이마트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신세계 그룹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근본적인 이유는 그룹경영 때문이죠. 각 사별로 독립된 경영을 해야 각자 의사결정을 제대로 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룹경영의 폐해가 심합니다. 그것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게 신세계 그룹의 경영기획실입니다. 지금은 각 기업에서 독자적으로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습니다. 거의 모든 권한이 그룹 경영기획실에 집중돼 있습니다."

그는 최근 신세계 백화점 인천점을 롯데백화점에 내주게 된 사건을 경영기획실 운영의 대표적인 폐해로 지목했다. 그는 "그 결정을 신세계백화점 차원에서 할 수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라며 "경영기획실의 잘못된 판단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노조문제도 예전의 신세계 문화대로 운영했다면 이렇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관리방식이 삼성에서 이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의 시작은 IMF 때 구학서 회장과 허인철 경영기획실장(현 이마트 대표)과 같이 삼성출신의 인사들이 오면서부터입니다. 이들은 무조건적으로 수치와 잣대를 들이대고 그것에만 몰두했습니다. 지금 신세계의 가장 큰 문제는 소외계층이 너무나 많다는 겁니다. 고졸은 아예 안 뽑고 명문대에 강남 사는 사람만 있습니다.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소외됩니다. 기존에 남아 있는 분들도, 기업합병돼서 오신 분들도, 고과에서 밀리고 삼진 아웃되고, 지방대생이 올라와도 삼진 아웃입니다. 씨가 말라버립니다."

"문제의 시작은 삼성 출신 인사들이 오면서부터다"

- 이번 사태에 대한 내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다들 회사가 하는 일이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아무도 말은 못합니다. 지금은 회사의 감시가 장난이 아니에요. 내가 말하는 것도 다른 직원에게 유탄이 돼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신세계 다른 계열사들도 이마트랑 (내부 감시나 노조 탄압 등 주요한 문제가) 다르지 않아요. 신세계는 이마트에서만 (문제가) 나오면 오히려 쾌재를 부릅니다. 사실 이마트는 이미지를 보는 곳이 아닙니다. 노조 문제는 며칠 지나면 해결된다고 생각할 겁니다. 실제 노조 문제는 (내부적으로는) 월마트에서 못된 사람들이 와서 물을 흐리고 사고 친 거라고 정리시키고 있습니다. 핵심은 단순히 이마트가 아니라 그룹의 경영방향이 변해야 하는 겁니다."

A씨는 '삼진아웃 제도'가 이마트뿐 아니라 신세계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삼진아웃 제도는 <오마이뉴스>가 지난달 21일 보도한 SOS라는 상시적 인력구조조정 제도를 뜻한다. 이마트 측은 임원들의 전직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해명하지만, 실제로는 임원 뿐 아니라 주임, 대리, 과장 등 낮은 직급까지 대상으로 이뤄졌다. (관련기사 보기 : 이마트, 상시 해고 프로그램 'SOS' 운영)

"작년에만 이마트에서 잘린 사람이 100명은 될 겁니다. 준비도 없이 잘렸어요. 반발할 수도 없습니다. 뭘 하더라도 이마트를 끼고 해야 하는데? 제가 있는 곳도 똑같은 식으로 20~30명씩 잘립니다. 이번 2월 말에도 당장 잘릴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는 삼진아웃 제도가 "꼭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시대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특히 삼진아웃제도는 꼭 없어져야 합니다. 인사팀 쪽 사람들에게는 직원들을 삼진아웃 시키는 게 실적입니다. 사람들의 생활과 경제가 그들의 실적에 달려있는 거죠. 그들은 상품 개발이나 영업은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신세계는 우리나라의 유통사관학교입니다. 훌륭한 인재들이 많아요. 그러니 회초리를 호되게 치면 실적이 나옵니다. 그걸로 지금까지 온 거죠. 그런 방식이 아니었다면 더 잘 됐을 기업입니다."

"최근 2~3년 안에 잘린 사람들 부당노동행위로 복직돼야"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노조탄압 사례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이마트 매장앞에서 직원들이 상품이 든 박스를 정리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노조탄압 사례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이마트 매장앞에서 직원들이 상품이 든 박스를 정리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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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와 대화를 나누면서 신세계 그룹의 인사․노무관리 방식이 현장에서 땀 흘리는 직원들에게 상당한 질곡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럼에도 그는 회사에 대한 애정이 강했다. 자신의 청춘을 보낸 회사가 "잘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이마트 사태를 계기로 신세계에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고 있었다.

- 이번 사태가 어떻게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어차피 문제가 된 거니까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야겠죠. 회사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 생각하고 더 감추고, 대응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있을 겁니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잠시 동안 잘 해주겠죠. 그 뒤에서는 또 리스트를 만들지 모릅니다. 적어도 삼진아웃과 같은 제도는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더 나아가 최근 2~3년 안에 잘린 사람들은 부당노동행위로 복직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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