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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이 강행한 4대강 사업에 대해 감사원이 사실상 '총체적 부실사업'이라고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4대강 사업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오마이뉴스>는 환경운동연합과 공동으로 '4대강 사업, 낯뜨거운 기록'이라는 기사를 통해 이 사업에 찬성했던 인사들을 조명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말]
지난 17일 감사원의 4대강 2차 감사 결과 발표 이후, 정치인들 중 끝까지 4대강 사업에 찬동한 이들이 드러났다. 김황식 국무총리, 권도엽 국토부 장관, 유영숙 환경부 장관 등과 함께 친이계인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 김기현 의원, 조해진 의원, 김범일 대구시장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4대강 사업은 잘 된 사업'이라면서 '감사원이 제대로 감사하지 않았다'며 감사원을 비난했다.

진실이야 어찌됐든 수세에 몰린 4대강사업과 MB를 위해 마지막까지 충성(?)을 다하겠다는 모습이다. 여기에 전문가 한 명도 가세했다. 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는 1월 21일 문화일보에 <4대강, 나무 아닌 숲을 봐야>라는 기고를 통해 "외국에서도 인정한 사업이 성급한 감사원의 판단으로 폄훼되고 해외 수주에 실패하게 된다면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될 것" 이라고 주장했다.

 美 위스콘신대 박재광 교수가 2010년 5월 3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등 의원 50여명을 상대로 4대강 관련 특강을 하고 있다. 박 교수는 하천 복원으로 유명한 영국에서 학위를 취득했으며 80여편의 논문을 펴낸 바 있다.
 미국 위스콘신대 박재광 교수가 2010년 5월 3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의원 50여명을 상대로 4대강 관련 특강을 하고 있다. 박 교수는 하천 복원으로 유명한 영국에서 학위를 취득했으며 80여편의 논문을 펴낸 바 있다.
ⓒ 연합뉴스

박재광 교수가 감사원이 4대강 사업을 폄훼했다고 밝힌 그날, 공교롭게도 법원은 국내 교수 4명이 자신들을 비하한 박재광 교수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내 교수들 손을 들어줬다. 박 교수가 4대강 비판 전문가를 폄훼했다고 판결한 것.

1심 법원에 이어 2심 법원에서도 "2010년 10월 국감에서 박 교수가 4대강 사업 비판전문가들을 '학자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전문가로 포장됐을 뿐'이라 한 것은 허위 사실"이라며, "19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에서 확인되듯이 박 교수의 4대강 찬동 주장은 상대편 전문가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이 많았다.

박 교수는 2010년 4월 낙동강 국민 소송의 정부 측 증인으로 나와 "앞으로 3년 뒤에 한국 전체가 4대강 때문에 너무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면서 "증인은 세계적인 학술지에 논문을 다 썼기 때문에 헛소리를 안 한다. 이 사람들은(4대강 소송 원고 측 전문가 지칭) 그런 논문집 하나도 쓰신 분들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뿐이 아니다. 박 교수는 학계의 4대강 전도사를 자처했다. 그는 <나의 조국이여 대운하를 왜 버리려 합니까(2009. 7)>라는 책에 이어 <4대강, 이젠 성장엔진으로 이어가자>(2012. 3. 23 세계일보 기고), <4대강 사업으로 수질 개선됐다>(2012.8.9. 동아일보 기고), <녹조와 4대강 사업은 무관하다>(2012.8.14 문화일보 기고)>, <'4대강' 폄훼는 근거 없는 선동>(2012. 11.1 문화일보 기고)등을 통해 맹신에 가까운 4대강 찬동 입장을 밝혔다.

박재광·박석순 등 4대강 막말 종결자

 박석순 국립환경과학원장이 2012년 10월 19일 오전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서 열린 2012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명숙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박석순 국립환경과학원장이 2012년 10월 19일 오전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서 열린 2012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명숙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재광 교수의 4대강 궤변과 막말에 필적할만한 인사가 박석순 국립환경과학원장이다. 박 원장은 이화여대 교수시절부터 한반도 대운하와 4대강 사업을 적극 지지해 왔다. '(운하를 만들어) 배가 다니면 수질이 좋아진다 (2007. 7. 7)'는 그의 주장은 역설적으로 대운하의 논리적 허구를 그대로 드러내는 말이었다. 그의 궤변은 멈추지 않았다.

박 원장은 2008년 3월 '운하반대교수모임'을 두고 "참여하는 교수를 보니 문국현씨의 선거 전략 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다"며 대운하 비판을 정치적 음모로 폄하했다. 4대강 사업 논란이 불거졌던 2009년 9월에는 "4대강 정비 사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4대강 정비는 당초 한반도 대운하에서 물류기능만 빠졌다"면서 "4대강 살리기 반대는 한마디로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이라며 적극 찬동의지를 밝혀왔다.

박석순 원장의 말 바꾸기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인공적으로 한강과 낙동강을 이으면 생태계 교란이 생길 수 있다 (동아일보 2006년 11월 8일자 기사 : 한반도 대운하 건설, '솔로몬 지혜'냐 '돈키호테 발상'이냐)고 했으나, 2007년 4월 '경부운하 건설로 생물종이 이동해 고유종이 멸종하고 생물다양성이 저하될 것'을 우려하는 어류 전문가의 지적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박 원장은 2012년 3월 출간한 그의 책 <부국환경이 우리의 미래다>에서 4대강 사업을 비판해온 환경단체와 학자들을 가리켜 '위선의 환경주의자', '사기꾼', '친북 좌경화된 환경단체'라는 말로 비난했다. 이에 대해 2012년 10월 30일 박 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게 보면 이상돈 교수님이, 지금 중앙대학교 이상돈 교수님이 쓰신..." 것 이라며 말을 얼버무리며 책임을 다른 이에게로 돌리려 한 바 있다.

박석순 원장은 녹조라떼로 4대강 부실이 드러난 지난 여름 <'녹조현상' 네 탓 말고 과학적 이해를>(2012. 8. 16. 한국경제)이라는 기고를 통해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좋아졌다'는 MB 정권 논리를 설파했다. 그는 여러차례 기고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4대강 사업에 대한 찬동의사를 밝혀왔다.

4대강 옹호한 학자들

 낙동강 '녹조라떼'입니다. 감사원과 <조선일보>가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녹색성장의 위력을 뒤늦게 깨달았나 봅니다. 드디어 4대강 사업의 진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낙동강 '녹조라떼'입니다. 감사원과 <조선일보>가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녹색성장의 위력을 뒤늦게 깨달았나 봅니다. 드디어 4대강 사업의 진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 이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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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광, 박석순 교수 이외에도 4대강 사업에 적극 찬동한 전문가는 너무 많다. 환경운동연합 등에서 2011년 9월까지 조사한 4대강 찬동인사 258명 중 전문가는 64명으로, 이 사업에 찬동한 정치인 및 MB 정권 장차관 90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전국에 있는 4년제 대학 가운데 상당수에 토목공학과가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기연) 등의 국책 연구 기관에도 내로라하는 관련 전문가들 즐비하다. 하지만 이들 토목분야 전문가 중 대학교수 3명 (박창근 관동대 교수, 허재영 대전대 교수, 박재현 인제대)과 수리수문 분야 전문가 2명 (건기연 김이태 연구원, <4대강 X파일>의 저자 최석범 기술사) 만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어느 수생태 복원 분야 전문가는 단지 환경단체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정부의 연구지원이 중단되는 경험을 했다. 운하반대 교수모임에 대한 정치 사찰 의혹이 불거져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 적도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박창근 교수에 대한 국토부의 회유설 등이 말해주는 것은 MB 정권의 4대강 사업 편에 서지 않은 전문가에 대한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탄압이다.

2012년 초에 드러난 공직윤리지원관실 민간인 불법 사찰 문건 중에는 '4대강 반대 = 불순 세력'이라는 표현까지 있을 정도였다. 이런 분위기에서 상당수 전문가들은 사석에서는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부실한 계획과 속도전으로 인해 필연적 4대강 부실이 발생할 때마다, 4대강 방패막이를 자임하고 나섰다.

대표적 사례가 작년 2월 '4대강 민관점검단'에 참여한 전문가들이다. 당시는 댐(보)에서 대규모 세굴 현상이 발견돼, 새누리당 비대위원도 안전성을 우려하던 시기였다. 이에 국토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4대강 본류 준공을 대비해 '민관 합동 특별점검단(이하 민관점검단)'을 구성·운영하겠다"면서 "대학교수, 한국시설안전공단 등 전문기관, 엔지니어링 업계 전문가 등 44명의 민간 전문가가 포함되어 있어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점검이 이뤄질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여기에 참여한 윤세의 경기대 교수, 윤병만 명지대 교수, 신현석 부산대 교수 등은 4대강 사업에 적극 찬동해 왔던 인사들이다. 국토부가 밝힌 전문기관 및 엔지니어링 업계 등도 4대강 사업에 반대할 수 없는 집단이라는 점에서 애초부터 4대강 점검단은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구성된 것으로 봐야 한다.

윤세의 교수는 4대강 사업이 시작되던 2008년 12월 서울신문에 <대대적 하천정비 시급하다>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4대강 하천 구간에 대한 하천정비사업의 조기 시행이 필요하다"면서 4대강 사업 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한 2011년 8월 동아일보 기고 <집중호우 일상화된 한국의 하천관리, 강우 일정한 독일과 다르게 접근해야>에서는 독일의 베른하르트 교수의 4대강 사업 비판을 "순수한 학자인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당시 국토부의 베른하르트 교수 비난 입장에 동조했다.

윤병만 명지대 교수 역시 언론 기고를 통해 4대강 찬성 입장을 분명히 해 왔다. 감사원 2차 감사에 대해서도 "보 본체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면서 MB 정권의 논리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윤 교수는 세굴 현상과 가뭄에 무용지물인 4대강 사업을 두고 작년 12월 서울경제에<가뭄·홍수 이겨낸 4대강>이란 기고를 통해 "결과적으로 4대강사업이 성공적으로 완공됐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대 신현석 교수도 대표적인 4대강 찬동인사다. 4대강 국민소송단이 진행한 낙동강 소송에서 정부 측 증인으로 참석해 4대강 사업을 통한 수질 효과를 주장했다.  왜관철교 붕괴와 구민 단수사태 등이 발생직후인 2011년 7월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4대강 사업) 준설 안했다면 이번 집중호우 때 낙동강 하구는 홍수주의보가 아닌 홍수경보가 내려졌을 것이다"이라 말한 바 있다.

4대강 찬동 전문가의 책임회피... 왜?

 지난 2007년 6월 17일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한반도 대운하 설명회에서 대운하 자문단 교수들과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 2007년 6월 17일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한반도 대운하 설명회에서 대운하 자문단 교수들과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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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찬동 전문가 중에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학계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대운하 때는 비판적 의견을 냈다가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지지 입장을 표명한 공동수 경기대 교수(전 한강물환경연구소 소장), 대운하 추진에 선두 주자였던 곽승준 고려대 교수(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 졸속 4대강 마스터플랜의 책임 연구원이었던 김창완 전 건기연 수석연구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대운하 전도사 조원철 연세대 교수, 4대강 사업이 녹색성장이라던 김형국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전 녹색성장위원장), '4대강 만능론' 주창자 박태주 부산대 교수 (전 환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와 한건연 경북대 교수, 운하의 운송유량이 (하천의) 생태유지유량이라던 이창석 서울여대 교수(환경부 국립생태원건립추진기획 단장) 등도 4대강 찬동 학자로 분류된다.

한반도 대운하 추진의 학계 핵심 인사인 조원철 교수의 최근 4대강 비판 발언을 두고 말들이 많다. 지난 13일 연합뉴스 TV <뉴스 Y>의 '신율의 정정당당'에 출연한 조원철 교수는 4대강 사업에 의한 수질 악화를 은폐해온 이명박 정부를 두고  "범죄행위"라면서 MB를 "개념 없다"고까지 말했다. 한반도 대운하 추진의 핵심 전문가 입에서 나온 말 치고는 참으로 황당하다.

이어 나온 말에서 조 교수의 속내가 드러난다. 조 교수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이명박 정권이 아니고 이명박 대통령"이라 단언했다. 4대강 사업의 실패의 책임은 MB정권, 즉 MB와 부화뇌동했던 정치인, 전문가 등이 아니라 전문가인 척 했던 MB 본인이 져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인은 잘 못 없다는 식의 논리이다. 22조 원짜리 잘못된 사업에 대한 반성이 아니라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이자, '책임 회피'인 셈이다.

4대강 사업과 같은 실패한 국책사업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 타당성 분석 결여 ▲ 속도전 ▲ 평가 부재 ▲ 책임자 부재 등이 그것이다. 또한 실패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부담한다는 점도 빼놓기 어렵다. 그리고 평화의 댐 3차 증고 사업과 새만금 사업처럼 실패한 국책사업일지라도 한 번 건설되고 나면, 계속 유지된다는 점이다.

실패한 4대강 사업에 대한 명확한 조사와 이 사업을 추진하고 찬동했던 이들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실패한 국책사업을 더는 따라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4대강 사업 찬동인사 인명사전 보기

덧붙이는 글 | 이철재 기자는 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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