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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력발전소가 있는 합천보 우측 아래에 물이 새어나오고 있다.
 소수력발전소가 있는 합천보 우측 아래에 물이 새어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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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보 우측 하부에 물이 새어나오면서 콘크리트 틈새가 벌어져 있다.
 합천보 우측 하부에 물이 새어나오면서 콘크리트 틈새가 벌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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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4대강 사업을 감사해 16개 보 가운데 15개 보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밝힌 가운데 합천보에서도 보의 하부에 물이 새는 등 파이핑현상과 세굴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통합당 이미경·박수현 의원과 박창근 관동대 교수 등 생명의 강 연구단이 25일 합천보를 찾아 조사한 결과 소수력발전소가 있는 보의 하부에 물이 새어나오고 콘크리트가 침하되는 등 파이핑현상이 발견됐다. 이곳은 이미 오래전부터 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합천보를 관리하고 있는 수자원공사는 지름 5cm 정토의 구멍을 여러 개 뚫어 물이 원활하게 빠져나오도록 해 놓았다.

박창근 교수는 "이곳은 사면을 보강하기 위해 콘크리트 블록으로 설치해 놓았는데 상류와 하류의 수위차가 6미터"라며 "소수력발전소 밑으로 물길이 생겨서 파이핑 현상으로 물이 나오는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럴 경우 콘크리트 부분이 약해져 무너질수도 있다"며 "물론 보강을 하겠지만 그래도 물이 계속 흐르면 콘크리트 사면이 쉽게 깨져 보 안전에도 이상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경 의원도 "배수구는 옹벽을 설치할 때 파이프를 꼽아 사면에서 물이 새어나오도록 만든 것"이라며 "이곳은 산과 가까이 있는 곳에서는 이런 현상이 없는데 여기서 물이 새어나오는 것은 강바닥 암반 위에서 바로 설치하지 않고 파이프를 박은 뒤 모래 위에 보를 세웠기 때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파이핑이란 유속이 빨라 모래가 쓸려 내려가야 생기는 것"이라며 "파이핑현상으로 물이 나온다면 흙탕물이어야 하는데 맑은 물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라고 해명했다. 산과 맞닿아 있어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라는 것이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가 민주통하방 이미경 의원에게 합천보 하부에 물이 새어나오는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가 민주통하방 이미경 의원에게 합천보 하부에 물이 새어나오는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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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은 합천보에 있는 수문 3개 가운데 가장 오른쪽에 있는 3번 수문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수문을 열 것을 요구했지만 수자원공사는 50cm를 약 10분간 열고 닫은 뒤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이미경 의원과 박창근 교수 등은 수문을 열어 조사에 협조하기로 약속했다며 수문을 최대치까지 열었다 닫을 것을 요구했으나 수자원공사는 여러가지 핑계를 대며 수문을 열지 않았다.

합천보를 관리하고 있는 수자원공사는 수문을 갑자기 개방할 경우 낙동강에서 얼음지치기를 하며 놀고 있는 아이들이 위험하다거나 낚시를 하는 주민들이 피해 볼수도 있다며 수문을 최대치까지 여는 것은 매뉴얼에도 없다면서 수문을 열지 않았다.

수자원공사 현장소장은 "수문을 50cm 올린 것만으로도 수문이 이상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문짝이 가동되는지 안 되는지 움직임만 확인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완전히 개방할 경우 낙동강홍수예방관리소와 사전 협의를 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생명의강 연구단, 1월 말 기자회견 통해 공개할 예정

합천보 하류에서 25일 오후 박창근 관동대 교수 등 생명의강 연구단이 수중촬영 등 조사를 벌였다. 사진은 잠수부가 수중조사를 하기 위해 물 속으로 들어간 상황이다.
 합천보 하류에서 25일 오후 박창근 관동대 교수 등 생명의강 연구단이 수중촬영 등 조사를 벌였다. 사진은 잠수부가 수중조사를 하기 위해 물 속으로 들어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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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보에서 잠수부들이 수중조사를 하기 위해 물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합천보에서 잠수부들이 수중조사를 하기 위해 물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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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는 수중조사를 대비해 여러 조치를 한 흔적도 발견됐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국장은 "며칠 전 합천보를 찾았을때는 고정보의 물이 넘치지 않았는데 오늘 물이 넘치는 것을 보니 수중조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강정보와 달성보의 수문을 열어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합천보 관리소장은 "며칠전 비가 와서 강정보와 달성보의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수문을 연 것일 뿐 수중조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물을 방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합천보의 수문은 열지 않아도 고정보를 통해 수위가 조절돼 수문을 개방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고정보 아래에는 50cm이상 모래가 쌓여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중조사를 총감독한 정연수 감독은 "고정보 아래에 모래가 상당히 많이 쌓여 있었다"면서 "물이 쏟아져 내리는 곳에 모래가 쌓일 리가 없는데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박창근 교수는 수자원공사가 조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모래를 쏟아부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감추지 않았다. 물이 쏟아지는 콘크리트 바닥에 모래가 생길 리가 없고 물받이보호공의 유실이나 파이핑현살 등을 조사하는데 방해되도록 모래를 쏟아부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편, 생명의강 연구단은 이날 조사한 내용과 영상물을 분석해 1월 말경 기자회견을 갖고 공개할 예정이다.


태그:#합천보, #4대강, #낙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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