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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쌍용차 대규모 정리해고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김정우 지부장의 41일 단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같은해 11월 20일에 시작된 한상균, 문기주, 복기성 조합원의 고공농성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쌍용차 사태'에 대한 글을 앞으로 3회에 걸쳐 다룰 예정입니다. [편집자말]
 평택 주민들의 모습. 자자손손 농사지으면 살겠다는 소박한 꿈을 지킨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지 몰랐다.
 평택 주민들의 모습. 자자손손 농사지으면 살겠다는 소박한 꿈을 지킨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지 몰랐다.
ⓒ 강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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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은 참 구구절절 사연 많은 도시다.

1997년부터 시작된 에바다 청각 장애인학교 비리재단 퇴진운동. 2004년엔 주한미군사령부와 대부분의 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이전시키겠다는 미군기지확장계획 발표로 큰 아픔을 겪었고, 그 상처들이 채 아물기도 전에 2646명에 대한 쌍용자동차 대규모 정리해고의 광풍(狂風)이 불어닥쳤다.

"회사가 어려우니 어쩔 수 없다"는 당위만으로 노동자들은 쫓겨났고, 평화롭던 가정은 하루아침에 벼랑끝으로 내몰렸다. 고향땅에서 자자손손 농사지으며 살고 싶은 것이 유일한 소망이었던 평택 대추리 농민들이 하루아침에 종북세력으로 둔갑된 것처럼, 고통분담으로 함께 살자는 노동자들의 간절함은 공산당, 빨갱이로 낙인찍었다.

이를 중재하고, 해결해야 할 행정부와 사법부는 '사람'이 아닌 '자본'의 이해를 유일한 가치판단으로 회계조작 논란에 휩싸인 회사측 서류만으로 정리해고에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 노동자들은 정리해고만은 막자며 대안도 제시해 보았지만, 노동자들의 주장은 고려되지 않았다. '볼트나 조이는 무지렁이 노동자들이 경영을 알아?'라며 무시했다. 회사가 잘 나갈 때는 '노동자가 뭔 경영참여냐?'며 배제시키고는, 어려움이 닥치면 그 책임은 온전히 노동의 몫이 돼버린다.

최근 '쌍용자동차 무급휴직자 복직'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평택지역의 오랜 숙원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젠 송전탑 위에서 대한문과 평택역 광장의 차디찬 아스팔트 위에서 살아가고 있는 노동자들이 직장과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며 안도하고 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정리해고자' '희망퇴직자' '비정규직노동자' '징계해고자'들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지만 무급휴직자들의 복직발표로 회사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언론에선 다루지 않았지만 '복직'의 이면에는 무급휴직자들이 회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체불임금소송을 취하하고 회사의 사규와 방침을 준수할 것을 약속하는 서약서를 써야한다는 족쇄가 붙었고, 국정조사채택을 요구하는 1인시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인사위원회에 회부시키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국정조사 반대하는 쌍용차와 흔들리는 집권여당

 2009년 쌍용차 사태 때 직장을 잃은 한상균, 문기주, 복기성 세 사람은 11월 20일부터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차 공장 옆 철탑에서 농성 중이다.
 2009년 쌍용차 사태 때 직장을 잃은 한상균, 문기주, 복기성 세 사람은 2012년 11월 20일부터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차 공장 옆 철탑에서 농성 중이다.
ⓒ 박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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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와 노동조합의 기본가치가 자본으로부터의 '자주성'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집회, 결사, 표현의 자유 마저도 대놓고 거세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수백명의 정리해고자들과 불법파견노동자로 계약해지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 쌍용자동차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피한다고 피할 수 없고, 도망가면 도망갈수록 기업의 이미지는 추락한다는 것을 어찌 모를까?

쌍용자동차에서 단행한 정리해고가 잘못되었다고 시인하고 사과하지는 못할망정 그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국정조사마저 반대를 한다면 어쩌자는 말인가? 더 가관인 것은 그 반대에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집권여당의 모습이다.

가족의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는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한 죄로 지난 3년을 꼬박 징역살이를 해야했던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한상균 전 지부장과 쌍차지부 비정규지회 복기성 수석부지회장, 쌍차지부 정비지회 문기주 전 지부장이 고압 송전철탑 위에 위태롭게 서 있다. 최소한 국정조사가 채택되어야 내려가겠다는 이들의 외침을 손바닥 뒤집듯 이리저리 흔들어대는 집권여당의 횡포에 우리들의 마음은 새카맣게 타들어 간다.

저들에게 분노를 보여주자. 노동자를 자본의 노예로 길들이겠다는 쌍용차 사측을 향해, 한솥밥을 먹고 살아가던 직장동료들을 내팽겨친 거세당한 노동조합에게 아직 우리의 싸움은 끝이 아니라고 아직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음을 똑똑히 보여주자.

내일의 우리를 대신해 고난의 가시밭길을 걸어가고 있는 해고노동자들에게 우리 함께 하고 있으니 힘내자고, 지치지 말고 살아 싸우자고 따스하게 안아줄 그들을 만나러 우리 모두 달려가보자.

※ 덧붙이는 말 : 쌍용자동차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의 면면에는 공통점이 있다. 평택 북쪽 끝에 위치한 에바다에서부터 평택남쪽 끝자락의 대추리 그 촌동네까지 야간근무에 파김치된 몸을 이끌고 새벽이슬을 헤치며 달려왔던 노동자들이라는 것이다. 산자와 죽은자의 경계가 무엇인지 아직까지 공개된 바 없지만 (이 부분도 국정감사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려볼 일이다) 고통받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았던 가슴 뜨거운 노동자였다는 것은 분명하다.

덧붙이는 글 | 강상원 기자는 평택평화센터 소장입니다. 쌍용차로 향하는 희망버스는 1월 26일 서울 대한문에서 오후 1시, 평택역에서 오후 3시에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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