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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대형마트에서 신라면블랙을 비치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에서 신라면블랙을 비치하고 있다
ⓒ 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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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형처럼 뜨겠다?"

'신라면블랙'은 지난해 10월 말 재출시된 후 보름 만에 300만 개 이상 팔렸다고 한다. 매출액은 60억 원을 돌파했다. 싸이처럼, 신라면블랙도 그렇게 '떴다'.

신라면블랙은 2011년 4월 1600원짜리 '프리미엄 라면'으로 처음 선보였다. 얼마 가지 않아 비싼 가격 탓에 편법 가격 인상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농심은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을 담았다'는 내용이 과대광고로 밝혀져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후 비싼 가격 탓에 여론의 뭇매를 받고 가격을 1450원으로 낮췄지만 결국 원가 구조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판매가 중지됐다.

신라면블랙 부활을 예고한 건 2012년 5월 여수엑스포 기념으로 나온 '블랙신컵'이었다. 8월에 '신라면블랙컵'으로 이름만 바꿔 시장에 나온 데 이어 봉지라면도 약 2개월 후에 1500원에 다시 등장했다.

두 배 비싼 건 중량 탓? 나트륨 탓?

처음 가격보다 100원 싸졌다고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 1600원이든 1500원이든 '라면 가격 치고는 비싸다'. 이에 농심 홍보팀 관계자는 "신라면 블랙이 다른 라면과 차별화를 둔 제품이기 때문"이라면서 "다른 제품에 비해 원가가 높은 제품인 만큼 판매 가격도 높다"고 밝혔다.

 신라면과 재출시된 이후 신라면블랙 영양성분비교
 신라면과 재출시된 이후 신라면블랙 영양성분비교
ⓒ 차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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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반 신라면보다도 '두 배' 비싼 이유를 납득할 만한 근거는 찾기 어려웠다. 중량이 120g인 일반 신라면보다 10g 더 많은 건 '우골 설렁탕 분말'이 추가로 들어있기 때문이다. 신라면블랙의 탄수화물 수치는 86g으로, 1일 성인이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 기준치에 26%에 해당한다. 탄수화물 수치가 78g인 일반 신라면 역시 1일 영양소 기준치의 24%로 큰 차이는 없다.

반면 신라면 블랙 나트륨 수치는 1790mg으로 일반 신라면보다 140mg 낮다. 1일 영양소 기준치 비율로는 7%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재출시된 신라면 블랙은 1년 3개월 전 판매 중지된 옛 제품과 비교해서도 성분상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칼슘이 23mg 늘고 나트륨 함량이 140mg 가량 낮아졌다.

 신라면블랙 판매중지 전후의 제품 영양성분비교
 신라면블랙 판매중지 전후의 제품 영양성분비교
ⓒ 차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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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홍보팀 관계자는 "기존 제품보다 나트륨 함량을 낮추고 사골 육수 농도를 짙게 하는 등 제조 공정 전반에 걸쳐 제품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골육수가 어느 정도 비율로 더 많이 들어가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건면'이면 무조건 프리미엄 라면?

농심은 2007년 '건면세대'를 시작으로, 기존 라면보다 두세 배 가량 비싼 프리미엄 라면을 잇따라 출시했다. 2008년 5월 이후 2010년까지 ▲ 둥지냉면 ▲ 후루룩 국수 ▲ 후루룩 짜장면 등이 출시됐고, 2012년 후루룩 칼국수가 출시됐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프리미엄 라면'에는 농심의 신라면블랙 외에 풀무원의 '자연은맛있다'가 대표적이다. 2012년 12월 AC닐슨의 자료에 따르면, '자연은맛있다 꽃게짬뽕'은 출시 2개월 만에 200만 개가 판매됐다. 풀무원 자체 통계로는 2012년도 판매량이 3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라면 업계에선 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고 바람으로 말린 건면 류를 '프리미엄 라면'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다만 삼양라면 홍보팀 관계자는 "유탕면과 건면의 차이는 마지막 공정 과정에서 면을 기름에 튀겼나, 안 튀겼나의 차이일 뿐"이라면서 "제조 공정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제조 비용에 큰 차이는 없다"고 밝혔다. 결국 면의 차이 때문에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이 붙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신라면블랙 역시 '유탕면'이다

프리미엄 라면은 가격도 일반 라면에 비해 2~3배다. 실제로 기존 라면보다 다른 성분들이 첨가되거나 특수한 방법으로 제조된 프리미엄 라면도 있다. 풀무원의 '자연은맛있다'의 경우 바람건조기법 외에 7가지 화학적 합성첨가물이 안 들어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하지만 풀무원 측은 "처음부터 프리미엄 라면 시장을 겨냥해서 이 제품을 출시한 것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실제 풀무원에선 초기부터 냉장면으로 다른 라면들과 차별화했다. 지금도 풀무원은 일반라면과 프리미엄라면이란 구분없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삼양라면 측은 "프리미엄 라면은 원료도 아예 고급으로 엄선해서 만들기 때문에 원가 자체가 (기존 유탕면들과)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라면블랙에 대해서 농심도 할 말은 있다. 농심 홍보팀 관계자는 "많은 소비자가 사는 제품이 아니다보니 고스란히 원가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면서 "공정을 최대한 축소해서 제조 비용을 줄여 원가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맛에서 확실히 차별화했기 때문에 많은 마니아 고객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맛으로 차별화?... 소비자 입맛은 제각각

맛은 비싼 값을 할까? 실제 신라면블랙을 먹어봤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트위터 상에선 "궁금해서 먹어봤지만 맛이 없었다"(@lovesoda***)거나 "부자인 사람들이나 먹겠구나 했다"(@soyeon_b2***)는 식의 반응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맛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블로거 'wts90**'는 신라면블랙 시식 후 "비록 서민 물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라면일지라도 고급 수요를 겨냥한 프리미엄 제품도 필요한 법"이라며 "비싼 값을 하면 문제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Wooy***는 "신라면블랙은 그냥 신라면보다 깊은 맛이 좀 있다"고 평가했다.

애초부터 개인적 취향이 강한 맛으로 일반 라면과 프리미엄 라면을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어쩌면 대부분 소비자들은 라면 회사들의 '프리미엄 마케팅'에 휩쓸려 2~3배 비싼 값을 치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덧붙이는 글 | 차현아 기자는 <오마이뉴스> 17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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