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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비판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오마이뉴스>는 최근 유통업계 1위인 신세계 이마트의 인사·노무 관련 내부 자료를 입수했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사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힘든 수준이었다. 문제는 이것이 이마트만의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기업이든 공기업이든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은 보장돼야 한다. <오마이뉴스>는 이런 문제의식으로 집중기획 '헌법 위의 이마트'를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말]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이마트의 SOS 관련 문건들. 이마트는 두 번 진급이 누락된 사원들 가운데 세 번째 누락이 예상되는 사원들 명단을 작성해 사실상 해고 작업을 실시했다. 이마트는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들을 'SOS 대상자'라고 불렀다. <오마이뉴스>가 확보한 자료에는 SOS 계획은 물론 대상자들의 구체적인 명단과 추진 결과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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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그룹 이마트가 인력구조를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매년 퇴출자 명단을 작성해 불법적인 인력퇴출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마트는 두 번 진급이 누락된 사원들 가운데 세 번째 누락이 예상되는 사원들 명단을 작성해 사실상 해고 작업을 실시했다. 이마트는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들을 'SOS 대상자'라고 불렀다.

SOS(Strategic Outplacement Service·전략적 전직 서비스)라는 용어로만 보면 진급이 안 된 직원을 다른 직장으로 전직시킨다는 의미지만, 대상자 대부분은 명예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2010~2011년 2년간 SOS 대상에 올라 회사를 떠난 사원이 92명에 달한다. 2012년에도 수십 명이 대상자에 올랐다.

이마트는 SOS를 대졸자 이상 관리직 가운데 수석·부장·과장·대리·주임 등 임원급 이하 직급 사원들에게만 적용해오다가 2012년부터는 수산·축산·조리 등 매장에서 일하는 전문직까지 확대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이마트 내부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오마이뉴스>가 확보한 자료에는 SOS 계획은 물론 대상자들의 구체적인 명단과 추진 결과까지 있다.

이는 흑자를 내는 사업장에서 실시할 수 없는 정리해고가 다른 이름으로 위장해 시행된 것으로, 사실상 상시적인 구조조정으로 볼 수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인 권영국 변호사는 이에 대해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불법적인 구조조정"이라고 평가했다. 법원은 이마트의 SOS와 비슷한 KT의 인력퇴출 프로그램에 대해 지난 8일 항소심에서 부당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마트 측은 SOS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불법적인 요소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제도를 마련할 당시 노무법인의 검토를 거쳐 불법적인 요소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SOS는 무엇인가] 두 번 진급 누락자 가운데 세 번째 누락 예상자

 이마트 인사팀이 작성한 '2010년 중점 추진업무' 보고서 중 SOS 관련 부분. 이 문서는 SOS 프로그램이 회사 차원에서 주요하게 추진됐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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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에 작성된 '생산지향적 조직을 지속유지하기 위한 이마트 부문 퇴직관리 개선'을 보면 이마트는 세 번째 진급 누락이 예상되는 SOS 대상자들을 ▲ 계속근무 ▲ 계약직 활용 ▲ 명예퇴직 ▲ 권고사직 대상으로 분류한다. '계속근무'와 '계약직 활용'은 어느 정도 고용을 유지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 들어가 보면 그렇지가 않다. SOS 대상자로 선정되면 어떻게든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계속 근무'의 형태는 수석(G) 직급에만 해당한다. 전 계층으로 적용하게 되면 "활용가치, 선별의 공정성 문제, 조직 역동성 저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게 이마트 측의 생각이다. 또한 '계속 근무'라고 해도 단 1년만 근무를 연장하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계약직 전환이나 권고사직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문건에는 나와 있다.

'계약직 활용'도 마찬가지다. '전문기술 보유 인력으로 트레이너 활용이 가능한' 과장직급(S) 이상만 해당하는 이 방법은 일단 '퇴직 후 계약직 전환'이 이뤄진다. 운영기준에 보면 계약기간은 1년 단위, 최대 2년이다. 역시 2년 이상 계약하게 될 경우 정년 보장의 의무가 생기기 때문이다. 계약직으로 전환된 SOS 대상자들은 이전 연봉의 70%를 받게 된다.

이제 남은 것은 '명예퇴직'과 '권고사직'뿐이다. 실제로 2011년 SOS 대상자 가운데 '계속근무'나 '계약직 활용'의 형태로 근무를 계속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당시 대상자 42명은 전원 회사를 떠났다는 결과 보고가 다수 문건에서 확인됐다(부장급 이상 6명 전직, 나머지 36명 명예퇴직).

[언제부터, 왜 시행했나] 2004년부터 실시... 2010년부터 본격 가동

 2011년에 이마트에서 작성된 SOS 예상자 명단. 이 명단은 최종이 아닌 예상자 명단으로서, 이 가운데 42명이 최종 SOS 대상자에 올랐고, 그들은 전원 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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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내부자료에 따르면 진급정년에 의한 퇴출은 2004년부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09년까지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6년간 47명이 해당됐다. 2004년에 1명, 2005년 9명, 2006년 2명, 2007년 12명, 2008년 9명, 2009년 14명이었다.

하지만 2010년부터는 달랐다. 그해에만 50명이 대상자로 선정돼 50명 모두 퇴직했다. 뒤이어 2011년에는 42명이 회사를 나갔고, 2012년에도 수십 명이 대상자에 오른 것이 확인됐다. 내부 문건의 계획대로라면 올해에도 40여 명이, 2015년까지 매년 30~50명가량이 SOS 명단에 올라갈 전망이다.

2010년 SOS 인원이 갑자기 늘어난 이유는 그해 1월 작성된 이마트 인사팀의 '2010년 중점 추진업무' 문건에 잘 드러나 있다. 인사팀은 지난 2004년부터 전체 예산의 인사비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지적하며 인력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마트는 2008년 79명, 2009년 137명의 진급누락자가 발생했고 2010년에는 198명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며 인력 적체 해소 계획을 세웠다. SOS 전면 확대는 이런 배경에서 등장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삼진아웃 퇴사 자체가 불법

SOS를 요약하면 회사의 계획과 방침에 따른 권고사직(명예퇴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 권고사직이나 명예퇴직이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 SOS는 법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 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직원이 사직서를 작성하고 제출하는 것이 본인의 의사가 아니라 사측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한 것이라면 해고다.

권영국 변호사는 "해고의 정당한 이유는 사회통념상 고용계약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직원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와 부득이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을 때 뿐"이라며 "설령 이마트 취업규칙에 진급누락에 따른 퇴직 조항이 있어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해고의 조건인 '사회통념상 고용계약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문제'여야만 법적으로 정당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직급 정년 직원에 대한 삼진아웃 퇴사조치는 그것 자체로도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불법"이라며 "SOS는 사실상 정리해고와 같은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불법적인 구조조정"이라며 "회사가 절대적 권한을 가지고 직원들을 옛날 머슴 부리 듯 한다, 직원들을 사찰하고 노조설립을 탄압해 온 맥락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마트 "일정 조직 갖춘 대다수 기업에서 볼 수 있는 경영활동"

이마트 측은 SOS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불법성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인사적체 현상 해소, 조직 생산성 제고 등을 위하여 일정 조직을 갖춘 대다수 기업에서 볼 수 있는 경영활동에 해당한다"며 "퇴직 대상자로 분류된 임직원들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해고처분을 시행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는 지금도 불이익 없이 기존 보직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며 "당사자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합의, 명예퇴직, 희망퇴직, 권고사직의 형태로 근로관계를 종료했으며,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보상 프로그램 및 재취업 프로그램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외부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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