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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 넥센 김민성 7타점 폭발... 가을야구 역사 새로 썼다

게릴라칼럼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쓰는 칼럼입니다. [편집자말]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가 조용하다. 시쳇말로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처음에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원래 패자는 말이 없는 법이니까. 구질구질하게 변명을 하느니 차라리 말을 않는 게 낫지. 게다가 그들은 공식적으로 마지막을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MB 시대가 끝나면 사라진다고도 했고, 대선 바로 직전 마지막이라는 타이틀도 올렸었다. 비극적이지만 그들의 말은 대부분 이뤄졌다. 가슴 시린 결말만 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도 역시 아이폰 팟캐스터를 뒤적인다. 혹여나 그들이 스스로를 배신하고 방송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어처구니없는 기대 때문이다. 그래도 '깔대기' 정봉주가 이제 막 출소해서 입이 근질근질한데 설마 아무 말 없을까? 아무리 시대가 하 수상하다고는 하지만 '멘붕(멘탈붕괴)'에 빠진 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 한 마디쯤은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내 미련을 버린다. 그들은 그들의 말대로 절대 그럴 리 없기 때문이다. 까짓거 선거에서 졌으니, 여당으로부터 어처구니없는 압수수색이 들어오니 다시 마이크를 잡겠다고? 아니다. 그들은 끝까지 '쿨해야' 한다. 바로 <나꼼수>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그래서 그들의 목소리에 끝까지 귀기울지 않았던가. 김어준은 김어준대로, 주진우는 주진우대로, 김용민은 김용민대로, 정봉주는 정봉주대로 각자의 위치에서 또다른 최선을 다 할 것이며 이후 기회가 있을 때 또다른 모습으로 다시 뭉칠 것이다.

 지난 12월 25일 자정, 홍성교도소에서 출소한 정봉주 전 의원과 김용민씨.
ⓒ 오마이뉴스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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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인 것은 그런 <나꼼수>를 적극적으로 호명하는 이들이 그들의 지지자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혹자들은 이번 대선의 야권 패배 이유 중의 하나가 <나꼼수>임을 지적하고 나섰고, 보수언론들은 출소한 정봉주와의 인터뷰 중 일부를 인용해 <나꼼수> 내부에 갈등이 있었던 듯이 앞다투어 보도했다. 아직도 SNS나 언론사 게시판에서는 그들이 명명한 소위 '십알단'류의 이들이 <나꼼수>를 조롱하고 힐난하기에 바쁘다.

<나꼼수> 스스로 그 끝을 이야기했건만, 정작 그에 비판적이었던 사람들이 아직도 <나꼼수>를 붙잡고 있는 작금의 형국. 그것은 아마도 그들이 <나꼼수>를 그만큼 두려워하고 불편해하기 때문일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힘이 가장 센 지금, 제2의 <나꼼수>가 다시는 나타날 수 없게 손을 보고 싶을 것이다.

문제는 그런 여권의 공세에 대해, 그리고 그 외곽조직의 비난과 조롱에 맞서서 야권의 그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아니, 혹자는 오히려 패배주의에 휩싸여 그런 여권의 주장에 동조하며 <나꼼수>에게 책임전가를 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4월 총선의 패배의 책임이 김용민에게 있었다고 손쉽게 주장했듯이, 대선의 패배 역시 마녀사냥 하듯 <나꼼수> 탓을 하는 것이다.

당장 정봉주 전 의원의 출소를 떠올려보자. 과연 얼마나 많은 의원이 그를 찾아 왔던가. 그는 분명 민주당을 대표해서 BBK 의혹을 제시했기 때문에 1년 동안 수감되어 있었다. 10년 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그런데 현재의 민주통합당은 그의  사면에 대해 일언반구 하나 없다. 도대체 그런 당을 위해 누가 열심히 일할 수 있단 말인가.

<나꼼수>, 다시 정치를 외치다

<나꼼수>는 지난 2년여 동안 작게는 야권의 승리를 위해서, 크게는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했었다. 삼엄한 경계와 감시 속에서, 온갖 협박과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자신들의 신념을 지켜내었다. 그들은 항상 웃어 보였지만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선에서 야권이 패배한다면 그들이 겪을 고초는 모두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목숨까지 걸었다고 했을까.

덕분에 <나꼼수>는 정치와 담을 쌓고 있던 이들을 다시 정치의 장으로 불러들였다. 그들은 기득권 세력들이 우리의 무관심과 외면을 어떻게 기만하고 이용하는지 낱낱이 까발림으로써 사람들을 분노케 했으며,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냈던 뉴스의 그 소식들이 우리의 뒷통수를 얼마나 강하게 가격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의 기득권 세력들이 얼마나 후지고 추악한지 고발함으로써 우리에게 정치 참여가 왜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이번 대선에서 20~30대의 괄목할 만한 투표율 신장은 결코 <나꼼수>와 별개로 이야기 할 수 없다.

혹자들은 <나꼼수>에 찬성하는 사람만큼이나 반대하는 사람들이 강하게 뭉치고, 그들의 막말에 반대하는 이가 더 많아졌다며 역효과를 주장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과연 <나꼼수> 때문에 문재인 찍으려다가 박근혜를 찍은 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혹 누군가가 <조선일보> 1면에 대문짝만하게 실린 <나꼼수>의 기사를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치자. 그것은 <나꼼수>의 책임이 아니라, <조선일보> 1면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있는 그 사람의 비극이요, 그와 같은 비극을 아직까지도 바꾸지 못한 우리의 책임일 뿐이다. <나꼼수>는 어디까지나 해적방송일 뿐, 어젠다를 만들고 정책을 계획하는 건 사실 그들의 몫이 아니다.

또한 <나꼼수>는 우리들을 대신하여 MB정권과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워줬다. 사실 촛불집회 이후 우리는 모두 주눅들어 있었다. '아침이슬'을 들으며 반성했다던 MB가 유모차 끌고 나온 주부들에게 얼척없는 벌금 때리는 것을 보며, 어떻게든 자신의 이야기를 해보겠다던 용산 철거민들과 쌍용차 해고자들이 강제 진압되는 것을 보며, 그리고 멀쩡한 사람이 대통령 욕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찰당하는 것을 보며 우리 모두는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더럽고 치사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먼저 나섰다가는 왠지 크게 당할 것 같다는 불안감.

이때 <나꼼수>가 등장했다. 그들은 방송을 통해 공포를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 웃음임을 다시금 보여주었다.  조선시대 광대들이 그랬듯이, 그들은 가카가 '절대 그럴 리 없다'는 모토만으로 기득권 세력을 조롱하고 농락했으며, 우리는 그들의 신명나는 모습에 기꺼이 웃었고, 이를 통해 내가 혼자가 아님을 확인하고 용기를 얻었다. <나꼼수>를 통해 새로운 연대가 시작된 것이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 하지 않겠냐며 '쫄지마 씨바'를 외쳐대던 그들. 이는 결코 단순한 욕지거리가 아니다. <나꼼수>는 저 천박한 언어를 통해 스스로를 '해적방송'으로 규정했고, 그 정의를 통해 한낱 해적방송의 지껄임도 참아내지 못하는 MB정권의 몰상식과 비민주성을 만천하에 드러내었다.

시정잡배 넷이 골방에 모여 앉아 시시껄렁 잡담하며 낄낄 웃어대는데, 정부가 거대 사정기관에 정보기관까지 동원시켜 그들을 압살시키려 한다면 그것은 정부가 뭔가 찔리는 구석이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니었을까? 방송할 때마다 욕을 입에 담고, 고상함은 눈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를 자칭 대한민국 1등 신문이라는 <조선일보>가 감히 언급한다면 그것 역시 그들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의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나꼼수>는 그렇게 우리를 대신해서 기득권과 싸웠고 우리는 그것을 통해 조금이나마 숨통을 틜 수 있었다.

혹자들은 <나꼼수>가 정권초가 아니라 정권말이니까 가능했다며 폄훼하지만 이것 역시 헛소리일 뿐이다. 그럼에도 정봉주 전 의원은 구속되었으며, MB정부 5년 내내 박근혜 당선인은 공공연한 차기 대통령으로 대세론을 유지해 오지 않았던가. 악독한 MB정부를 상대로 2년간 줄기차게 떠들었던 <나꼼수>.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그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무너진 언론을 대신했던 <나꼼수>

▲ 김용민 성대모사에 웃음 터진 <나꼼수> '국내 최초 가카의, 가카에 의한, 가카를 위한 가카헌정공연 <나는 꼼수다>(나꼼수)' 서울콘서트가 2011년 10월 30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렸다. 시사평론가 김용민씨가 조현오 경찰청장,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성대모사를 하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17대 국회의원, 주진우 시사인 기자 등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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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나꼼수>를 언급하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그들이 MB정부 언론의 역할을 대신해 왔다는 것이다. MB의 등장과 함께 권력의 감시 기능은 고사하고 권력의 시녀가 되어버린 공중파 방송들. <나꼼수>는 그와 같은 상황에서 여권을 감시하고, 그들의 꼼수를 막아냈던 거의 유일한 매체였다.

12월 18일 정오를 복기해보자. 당시 난 업무상 강남 모처에서 점심을 먹은 뒤 까페에서 거래처 직원들과 커피를 한 잔 하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다음과 같은 대화소리가 들려왔다.

"대선 하루 전인데 왜 이렇게 조용하지? 이쯤되면 한 건 터뜨릴 때도 됐는데. 진짜 김정남이 망명 안 하는 건가?"
"<나꼼수>가 이미 말했잖아. 노출된 카드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 들어보니 MBC가 어제 새벽까지 인터뷰 내용을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내려놨다던데. 결국 또 <나꼼수>한테 말린거지 뭐."

뒤를 돌아보니 대화를 나누는 이들은 30대 중반 내 또래의 직장인들이었다. 아마 그들도 나와 같이 김정남 망명에 대해 '절대 그럴 리 없다'며 운운했던 <나꼼수>를 들었거나 관련 기사를 보았을 것이며, 그 전날 밤 MBC의 수상한 동태를 이야기했던 이상호 기자의 트윗을 보거나 전해 들었을 것이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2012년 대한민국 언론의 현주소였다. 공영방송은 신뢰하지 못한 채 팟캐스트에 떠도는 <나꼼수>와 같은 해적방송을 들으며 세상 돌아가는 일을 추측해야만 하는 시대. <나꼼수>는 그와 같은 현실에서 언론들이 하지 못하던 그들의 기능을 대신했으며, 팟캐스트라는 분야를 개척함으로써 다른 목소리를 원했던 국민들에게 대안언론으로서 새로운 매체와의 접촉을 가능케 만들었다. 현재 야권 지지세력들은 대선 패배 이후 기존 공중파와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칭 국민TV 창설을 추진 중인데 이 역시 <나꼼수>에게 큰 빚을 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어쨌거나 <나꼼수>는 끝났다. 개인적으로 '멘붕'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우리보다 더 위급한 처지에 놓여있는 <나꼼수> 멤버들을 생각하노라면 이렇게 마냥 손 놓고 있는 것도 하나의 사치이지 싶다. 어쨌든 우리는 그동안 <나꼼수>에게 엄청난 빚을 졌고, 현재 그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압력을 받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잘 헤쳐 나가리라 믿지만.

<나꼼수>, 그 동안 고마웠다, 수고했다. 당신들이 뿌려놓은 희망의 씨앗을 꽃피우는 건 우리의 몫임을 잊지 않겠다. 그리고 이젠 우리가 당신들에게 말할 차례다.

"쫄지마 씨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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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지금은 비록 회사에 몸이 묶여 있지만 언제가는 꼭 공부를 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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