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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신제를 위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직접 장작불로 밥을 짓고 밥 위에 찰떡을 얹어서 뜸을 드립니다. 술병에 가다랭이 꼬리를 꽂아두었습니다. 사진 아래는 남녀를 상징하는 나무 우상입니다. 곶감과 감귤을 묶어두었습니다.
 산신제를 위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직접 장작불로 밥을 짓고 밥 위에 찰떡을 얹어서 뜸을 드립니다. 술병에 가다랭이 꼬리를 꽂아두었습니다. 사진 아래는 남녀를 상징하는 나무 우상입니다. 곶감과 감귤을 묶어두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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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아침 시가현 고카시 미나구치초 야마 마을 산신제를 보고 왔습니다. 3일 오전 8시부터 시가현 고카시 미나구치초 야마 마을 사내들이 마을 가운데 있는 야마무라진자(山村神社)에 모였습니다. 이 사내들은 초등학교 1학년에서 중학생들과 마을에서 나이가 어린 장정들입니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도 흰 머리카락이 반 이상인 50 대입니다.

야마 마을에서는 해마다 3일 아침부터 산신제에 사용할 제물을 준비해 낮에 산제당에 가서 산신제를 지냅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늘 마을 사내들이 모여서 치룹니다. 마을을 전체 115호 정도가 살고 있으나 예로부터 농사를 지어온 60세대 정도가 적극 참여합니다.

산신제는 벼농사 풍년을 기원하는 의례입니다. 그래서 늘 볏짚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지냅니다. 먼저 금줄을 꼬고, 긴타마라고 하는 남자 불알을 볏짚을 말아서 둥그렇게 만듭니다. 그리고 나뭇가지가 알파벳 Y 자 모양으로 생긴 것을 골라서 남성과 여성을 만듭니다. 그리고 성기에 해당하는 부분에 감귤과 곶감을 묶어둡니다.

  산신제 제물입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모치라고 하는 찹쌀떡, 감귤, 볏짚을 묶어서 만든 츠도, 금줄과 남성을 상징하는 불알입니다. 츠도 안에는 찹쌀떡, 자갈, 쌀이나 현미를 볶아서 넣기도 합니다.
 산신제 제물입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모치라고 하는 찹쌀떡, 감귤, 볏짚을 묶어서 만든 츠도, 금줄과 남성을 상징하는 불알입니다. 츠도 안에는 찹쌀떡, 자갈, 쌀이나 현미를 볶아서 넣기도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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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츠도라고 하는 남성을 상징하는 것을 볏짚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장작불로 밥을 짓습니다. 밥에 뜸이 들 무렵 밥 위에 찹쌀떡을 올려서 뜸을 들입니다. 그리고 대나무로 받침대를 엮어서 만듭니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11시 쯤 줄을 지어서 산제당으로 갑니다. 이때에는 진자 우두머리인 구지(宮司)가 줄 맨 앞에 서고 마을 어린이들이 제물을 어깨에 메거나 들고, 뒤에는 마을 사람들이 츠도를 들고 두 줄로 따라옵니다.

  제물 준비가 끝나면 11시 쯤 줄을 지어서 가까이에 있는 산신당으로 이동합니다.
 제물 준비가 끝나면 11시 쯤 줄을 지어서 가까이에 있는 산신당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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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당에 도착한 일행은 먼저 금줄을 치고 금줄 앞에는 밥솥과 술 등 제사 음식을 늘여놓습니다. 그리고 구지가 산신에게 복을 기원하는 축문을 읽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제사를 마치면 사람들이 준비한 술과 음식을 모두 같이 나누어 먹습니다.

그리고 금줄 앞으로 마을 사람들이 마주 보고 두 줄로 늘어서 있으면 깃발을 든 아이가 마주보고선 사람들 사이를 뛰어갑니다. 이 때 두 줄로 선 사람들은 뛰어가는 어이의 엉덩이를 츠도로 두드립니다. 이것은 산신에게 생산의 풍요를 기원하는 뜻으로 행해온 습속이라고 합니다.

  산신당에 도착하여 금줄을 치고 마을 사람들이 열을 지어 서있습니다. 금줄 가운데 매단 것은 알곡이 달려있는 볏단입니다. 산신제는 벼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뜻이 강합니다.
 산신당에 도착하여 금줄을 치고 마을 사람들이 열을 지어 서있습니다. 금줄 가운데 매단 것은 알곡이 달려있는 볏단입니다. 산신제는 벼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뜻이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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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간단한 산신제가 끝나면 마을 사람들은 모두 마을에 있는 야마무라 진자에 돌아와서 제사 음식과 설음식을 같이 나누어 먹습니다. 그리고 찰떡을 얹어서 뜸을 들인 밥도 같이 먹습니다.

어린이에서 나이가 드신 어른까지 모두 함께 산신제를 준비하고, 같이 산신당에 가서 산신제를 지냅니다. 이렇게 어른들이 어린이들과 같이 하는 산신제 행사를 통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을 배우고 어른이 되어서도 산신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산신제를 마치고 마을 사내들이 술과 밥을 나누어 먹으면서 음복을 하고 있습니다. 마을 사내들이 마주보고 두 줄로 서면 아이가 그 사이를 달려갑니다. 이때 마을 사내들이 츠도로 아이의 엉덩이를 두드립니다. 다산을 상징하는 주술적인 행동으로 보입니다.
 산신제를 마치고 마을 사내들이 술과 밥을 나누어 먹으면서 음복을 하고 있습니다. 마을 사내들이 마주보고 두 줄로 서면 아이가 그 사이를 달려갑니다. 이때 마을 사내들이 츠도로 아이의 엉덩이를 두드립니다. 다산을 상징하는 주술적인 행동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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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산신제, #산신당, #음복, #금줄, #시가현 미나구치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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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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