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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닷새 후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집니다. 따라서 요즘에 모임을 하다 보면 으레 이런 얘기가 많이 회자되곤 하지요.

"또 나이를 한 살 더 먹는구만."
"그러게, 벌어 논 건 쥐뿔도 없는데 나이만 먹고 있으니 이거야 원..."

모두들 어떤 자조(自嘲)를 하면서도 또 한 편으론 '희망'을 얘기하는 걸 잊지 않습니다. 그 희망의 요체는 바로 사랑하는 자녀의 '현주소'를 거론하는 것이죠. 얼마 전에 가진 초등학교 동창회와 고향 죽마고우들과의 잇따른 송년회 모임에서도 이런 현상이 발견되었습니다.

더욱이 우리는 이제 은퇴시기와 맞물린 베이비부머 세대들인지라 그처럼 자녀에 대한 '집착 관념'이 더욱 간절했던 건 어쩌면 당연지사의 정서라 할 수도 있었겠지요. 이런 측면에서 접근하건대 두 아이의 아빠인 제가 보는 아이들에 대한 기대와 믿음은 한 마디로 '형만 한 아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예부터 우리 속담에 '형만 한 아우 없다'는 것이 있지요. 이는 모든 일에 있어 아우가 형만 못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세월의 변화에 따라 이젠 이도 바뀌어 형만 한 아우도 있다는 사실이 속속 발견되곤 하는 것입니다.

이 같은 주장의 방증은 둘째인 딸이 작금 큰아이인 아들에 필적할 만치의 저력과 뒷심까지를 한껏 발휘하고 있다는 데서 찾아볼 수 있지요. 비록 대학원 논문준비와 더불어 취업이 확정된 직장으로의 수습사원 형태 근무 등으로 말미암아 당초 계획되었던 우리 가족의 송년회에는 부득이 불참하게 된 딸입니다.

그렇지만 언제든 카톡과 문자 그리고 사진 전송 등으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좋은 시절이고 보니 그다지 거리감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속담에 '형만 한 아우 없다'는 것이 들어설 당시만 하더라도 형(兄)이란 존재는 사실 '장유유서'라는 뿌리 깊은 유교문화의 연장선상에서 태동한 어떤 질서의식의 존중 사상이었지요. 이러한 한국적 문화는 부모님이 별세하시면서 남기시는 유언에서도 쉬 고찰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죽고 없으면 이제 네 형(님)이 나를 대신하는 우리 집안의 가장 어른이다. 그러니 앞으론 형을 나로 알고 지극정성으로 받들며 무슨 말이든 거역치 말지니라! 알겠느냐?"
"네!"

사람의 부귀(富貴)는 하늘이 부여하는 것이라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뜻으로써 부귀재천(富貴在天)이란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형만 한 아우(도) 있다'는 결론은 평소 자녀에 대한 사랑과 칭찬 그리고 교육적 관심도에 따라 얼마든지 도출해낼 수 있는 부모의 또 다른 농사 장르라고 느끼는 터입니다.

새해부터 명실상부의 직장인이 될 딸의 앞날에 늘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길 빕니다. 끝으로 올해도 소생의 글을 아껴주신 님들께서도 모두들 근하신년에 더하여 가화만사성의 2013년이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태그:#신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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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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