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나온 암탉>은 양계장을 탈출해 세상 밖으로 나온 암탉 '잎싹'과 청둥오리 '초록'의 꿈과 자유를 향한 도전을 그린 한국 애니메이션이다. 7월 28일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개봉한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양계장을 탈출해 세상 밖으로 나온 암탉 '잎싹'과 청둥오리 '초록'의 꿈과 자유를 향한 도전을 그린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 명필름, 오돌또기


 
장편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을 만든 스튜디오 오돌또기의 오성윤 감독이 이번에는 유기견으로 눈을 돌렸다. 전작이 평생을 알만 낳는 양계장 닭의 탈출기를 그렸다면, 버려진 개들의 삶은 '생명'이라는 화두의 연장선상에 있다.

시나리오는 이미 작년 초부터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11월 중순까지는 손을 놨다. 약 6개월간 영화 <26년>의 삽입 애니메이션 제작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관련기사:'26년' 애니메이션, 그들과 나의 악몽을 그렸다") 영화가 개봉했으니, 이제 다시 갈 곳 잃은 유기견들을 품을 차례다. 지난 12일 만난 오성윤 감독은 남은 연말을 <26년> 작업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보내고 있었다.

연이어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니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오성윤 감독은 동물 애호가가 아니다. 그보다는 생명과 인권에 관심이 많다. 인권 애니메이션 <별별이야기>의 프로듀서를 맡았던 그는 "인권의 문제는 결국 생명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라고 정의했다.

"얼굴이 일그러진 시추, 슬픔의 역사가 보였다"

"일요일 늦잠을 자다가 <동물농장>을 보고 있었어요. 사람의 학대로 인해 얼굴 한 쪽이 함몰된 시추가 클로즈업으로 잡혔는데, 나를 정면으로 딱 보는 것 같더라고요. 깜짝 놀라서 이거 완전 캐릭터다 싶었어요. 외모뿐 아니라, 내면의 아픔과 슬픔의 역사가 보이잖아요."

이 작품을 위해 오성윤 감독은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를 통해 봉사와 후원활동을 하고 있다. <마당> 때 이미 2만 마리의 닭이 갇혀 알만 낳는 양계장을 직접 방문해 충격을 느꼈던 터라, 생명에 대해 할 말이 더 남아 있었다.

그러니까 비단 얼굴이 일그러진 시추 한 마리에 대한 짧은 감상으로 시작된 것이 아닌 전작과 이어지는 이야기인 셈이다. 예컨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는 키워드가 관통하듯, 오돌또기 역시 지브리처럼 통일성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스튜디오를 꿈꾸고 있었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오돌또기의 오성윤 감독과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마당을 나온 암탉>이 평범한 닭을 주인공으로 삼는 접근이 마음에 들어 제작을 결심했다.

오성윤 애니메이션 감독 ⓒ 명필름


<마당>이 동명의 베스트셀러 동화라는 훌륭한 원작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원작이 없는 작품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만만찮은 제작기간. <마당>에만 7년이 걸렸다. 전작의 성공에 대한 기대치도 무시할 수 없다.

"애니메이션 시작한지 20년 만에 <마당>으로 대중예술을 하게 됐는데, 다시 5년이 넘게 걸려서 차기작을 낸다는 건 문제가 있잖아요. 그때그때 대중들과 호흡을 해야 되는데. 그래서 중간에 원작이 있는 중소규모의 애니메이션을 하나 더 만들까 생각 중이에요."

<마당> 때 얻은 것은 대중과의 소통뿐 아니라, 투자-제작-배급의 안정적인 구조다. 영화사 명필름이 제작에 참여한 <마당>은 애니메이션 제작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220만 관객이라는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오성윤 감독은 "가족영화로서 유력한 매체인 애니메이션이 저평가되는 곳이 아닌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보고 싶다"며 "다음번에도 지향점이 같은 영화사와 작품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오성윤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유기견 동물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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