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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경>은 <금강경>은 반야심경과 더불어 불자들에게 가장 널리 독송되고 있는 불경으로 부처님과 수보리가 나눈 대화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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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농부가 같은 밭에서 농사지은 배추, 똑같은 재료로 버무린 양념을 갖고 김장을 해도 김장을 하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다릅니다. 초보자라면 레시피를 펴놓고 계량컵과 저울까지 사용해 가며 호들갑을 떨 수도 있지만 맛이 덜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종갓집 며느리, 겨울김장을 오랫동안 담가 온 나이 지긋한 주부라면 감과 손대중으로 대충 간 맞춰가며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버무려도 맛있는 김장을 내놓습니다.

새댁과 시어머니가 한 김장 맛이 다르기도 하지만 동년배의 주부들이 담그는 김장 맛도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같은 배추와 양념을 썼음에도 결과물로 내놓는 김장 맛이 다른 것은 음식 솜씨와 손맛이 다르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음식만 이런 게 아닙니다. 말과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소재에 대한 설명, 같은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묘사도 누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에게 전달되는 감정, 이해하거나 그릴 수 있는 상황은 많이 달라집니다. 다른 사람이 하면 그냥 밋밋한 이야기지만 어떤 사람이 하면 재미있는 이야기, 가슴 절절하게 하는 애달픈 이야기가 되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불교 경전 중에 <금강경>이라고 하는 경전이 있습니다. <금강경>은 부처님과 수보리가 나눈 대화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금강경>의 본래 이름은 <금강반야바라밀경>으로 '담긴 지혜가 다이아몬드처럼 가장 값지고 소중하고 견고한 경'이라는 뜻입니다. 

<금강경>은 반야심경과 더불어 불자들에게 가장 널리 독송되고 있는 불경입니다. 그러다보니 <금강경>을 해석하거나 설명하고 있는 책들 또한 꽤나 됩니다. 하지만 <금강경>을 해석한 대개의 책들은 어렵습니다. 어떤 책은 지루합니다. 읽긴 읽어도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가 쉽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실생활에서는 어떤 것에 해당하는 지를 어림할 수가 없습니다.

즉문즉설처럼 막힘 없이 읽을 수 있는 <법륜스님의 금강경 강의>

 <금강경>의 본래 이름은 <금강반야바라밀경>으로 ‘담긴 지혜가 다이아몬드처럼 가장 값지고 소중하고 견고한 경’이라는 뜻입니다.
ⓒ 정토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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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지음, 정토출판에서 출판한 <법륜스님의 금강경 강의>는 종갓집 며느리가 버무린 김장김치처럼 맛있고, 이야기꾼이 떠벌린 이야기처럼 재미있습니다. <금강경>이라는 하나의 소재(經)를 이렇게 쉽고 재미있고 쏙쏙 이해되도록 설명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안철수의 멘토이자 '즉문즉설'로 널리 알려진 법륜 스님은 지난 2월 6일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하여 희망콘서트를 시작하였고, 10개월 만인 얼마 전 300회를 마지막으로 강연의 대장정을 마쳤습니다.

300회의 희망콘서트, '즉문즉설'을 치르면서 법륜스님을 가장 당혹하게 했던 질문은 괴산에서 70대 할아버지가 한 질문 '요새 X놈의 XX들은 왜 쳐 먹고 살만 찌느냐. 성철 스님은 다 떨어진 옷 입고 다녔는데 왜 요새 X놈들은 새 옷 입고 다니냐?!" 는 질문이었다고 합니다.

두 귀로 'X놈' 소리까지 들어가며 즉석에서 묻고 즉석에서 답하며 가슴 답답한 중생들과 소통하던 스님이라서 그런지 <금강경>을 소재로 한 강의 역시 즉문즉설처럼 막힘이 없습니다. 쉽고 재미있습니다.  

여기 한 사람이 비단 이부자리에 누워 밤새 악몽에 시달립니다. 실제로는 편안한 잠자리인데도 꿈속에서 밤새도록 괴롭다고 아우성을 칩니다. 하지만 잠에서 깨어나면 그 모든 괴로움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강도에게 쫓기고 맹수에게 쫓기고 죽음의 공포에 시달렸더라도 꿈을 깨는 그 순간 두려움도 괴로움도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미혹을 깨치면 모든 괴로움과 속박이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 <법륜스님의 금강경 강의> 297쪽

길가에 피어있는 꽃을 보고 '아! 꽃이 참 예쁘구나!' 하고 좋아하면 그 꽃을 좋아한 공덕은 얼마나 될까요? 내가 꽃을 좋아하면 그것은 내 기쁨이며, 그 기쁨 자체가 바로 나에게 돌아온 복덕입니다. 내가 꽃을 좋아하면 꽃은 나에게 뭘 얼마나 해줄까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 <법륜스님의 금강경 강의> 352쪽

<금강경> '제17품 구경무아분'과 '제19품 법계통화분'을 설명하고 있는 내용 중 일부입니다. 어렵고, 지루하고, 따분할 수도 있는 금강경을 이렇듯 실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들을 이야기하듯 설명하고 있습니다.

'경전 반, 재미있는 이야기 반', 읽다보면 저절로 <금강경> 알게 돼

부처님 말씀이니 읽고, 부처님 가르침이니 무조건 외우는 <금강경>이 아니라 <금강경>을 통해서 부처님이 전하고자 했던 가르침이나 지혜가 무엇인지를 실생활에서 깨달을 수 있는 설명입니다. 

한자로 된 <금강경> 원문, 원문을 우리말로 번역한 '우리말 금강반야바라밀경'에 덧대어 하고 있는 내용 중 어떤 설명은 에피소드처럼 재미있고, 어떤 이야기는 실화처럼 생생합니다. 약효보다 고소한 맛이 더 좋아 꼬박꼬박 챙겨 먹었던 원기소처럼 꼬박꼬박 챙겨 읽어지는 금강경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는 담배를 끊는 것이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지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에는 담배를 끊는 것보다 쉬운 일이 없습니다. 그냥 안 피우면 되는 거지 거기에 뭐 특별한 방법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돈 들고, 냄새 나고, 눈치 보이고, 건강 나빠지니 오히려 담배를 피우는 게 어렵지 담배를 끊는 데에는 아무 노력도 필요 없습니다. 물론 담배에 중독된 사람이 들으면 그게 얼마나 어려운데 남의 속도 모르고 그렇게 말 하느냐 그러겠지만 그것이 현실이고 사실입니다. 담배를 끊는 방법은 이 순간부터 피우지 않는 것뿐입니다. - <법륜스님의 금강경 강의> 399쪽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를 하면 안 됩니다. 남이 뭐라고 하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남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닌데도 사람들은 늘 '그 사람은 뭘 먹었다, 입었다, 어디에 산다' 하는 것들에 신경 씁니다. - <법륜스님의 금강경 강의> 484쪽

 부처님이 <금강경>을 설하시는 내내 말씀하시는 '깨달음에 이르는 길'은 오로지 한 가지 방법입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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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석'이 된다고 합니다. <금강경>에 담긴 뜻이 제 아무리 좋은 말이라 해도 읽는 사람이 제대로 새기지 못하면 이것이야말로 공염불에 불과할 것입니다. 읽어도 그 뜻을 다 새기지 못하는 <금강경>이 공염불 같은 <금강경>이었다면 <법륜스님의 금강경 강의>으로 읽는 금강경은 꿰어진 구슬처럼 보석과 같은 <금강경>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법륜 스님은 책의 머리말에서 '정말로 <금강경>을 읽고 이해하고 받아들였다면, <금강경>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나의 모습은 변해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

<법륜스님의 금강경 강의>에는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불교 경전이 아닌 내용, 이야기 거리로만 읽어도 좋을 이야기들이 수두룩합니다. '물 반, 고기 반'인 개울에는 손을 짚어 넣기만 하면 고기가 만져지거나 잡을 수 있을 겁니다.

'경전 반, 재미있는 이야기 반'으로 생각해도 좋은 <법륜스님의 금강경 강의> 역시 손을 담그듯 읽어가다 보면 시나브로 <금강경>에 담긴 뜻, 부처님이 전하고자 했던 깨우침이 저절로 마음에 와 닿고, 가슴에 새겨질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법륜스님의 금강경 강의>┃지은이 법륜┃펴낸곳 정토출판┃2012.11.23┃값 2만 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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