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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핵발전소 사고들이 은폐되고, 4대강에서 수십만 마리의 물고기들이 죽어 떠오르고, 화학물질 관리 부실로 산모와 아이들이 죽음을 당하고, 가축과 동물들이 살처분 당하고 있습니다. 생태의 민주화가 가능해야 경제의 민주화도 가능합니다. 지난 정부의 환경정책을 검증하고 새로운 복원과 치유에 대해 논의할 때입니다. 범 환경진영은 새로운 5년이 생태적 치유와 복원의 과정이 될 수 있도록 '나는 초록에 투표합니다'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이를 제안하는 글을 10여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편집자말]
이명박 정부 들어 궁금한 것 중 하나가 '수자원공사는 무슨 조직인가?'이다. '아무런 수익도 없는 4대강 사업에 8조 원을 투자하고, 2조 4천억 원 규모의 경인운하를 추진하다니, 저런 권력이 어디서 나왔을까?' 궁금하다.


실제로 수자원공사의 부채는 지난 4년 간 무려 798%나 늘어, 12조 5809억 원까지 치솟았다(2011년 결산). 4대강 사업을 제외한 수자원공사의 연간 매출이 2조 미만인 것을 감안하면(4년 전 수자원공사의 기존 부채는 약 2조 원), 4년 만에 대략 5년 치의 매출이 빚으로 쌓인 셈이다. 물론 이들 빚의 대부분은 4대강 사업과 경인 운하 사업에서 기인한 것이어서, 별다른 회수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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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예산처

일반적인 기업에 비추어보면 수공은, 파산해야 맞다. 경영책임자들은 사법처리를 받고, 웬만한 임원들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은 수공 역사상 처음으로 5년 연임에 성공했다. 임직원들은 국정감사장 등에서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

수자원공사와 이명박 대통령의 관계는?

 수자원공사 김건호 사장이 국토해양위 국감장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김건호 사장이 국토해양위 국감장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심규상

어떻게 이런 사태가 가능했을까? 첫번째 이유는 공기업의 인사 구조 탓이다. 수자원공사 사장은 건교부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재가토록 돼 있다. 즉 대통령의 의지가 핵심인데, '이런 부실한 경영 성적표를 받은 김건호 사장이 수공에서 승승장구하는 것을 본다면' 대통령의 인사 기준이 무엇이었을지 알 만하다.


게다가 공기업경영실적 평가를 맡은 정부(기획재정부)는 수공에 3년째 'A(우수) 등급'을 줘 부실을 감췄다. 결국 대통령의 인사권 사유화, 경영진의 권력에 대한 충성, 감시구조의 부재 속에서 수공은 막대한 세금을 탕진하는 거대한 부패구조로 성장했다.

두번째 원인은 수자원공사의 실패를 국민세금으로 보상해주는 온갖 특혜 장치들이다. 수자원공사법 제36조(교부금)에 의하면 '국가는 수자원개발시설의 신축·개축 비용 등을 지급할 수 있'고, 또 제37조(국고보조)에 따라 '국가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사의 사업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공사에 보조할 수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만들어 준 이 법률에 의해, 수자원공사는 2011년만 해도 4대강 사업의 이자 3558억 원을 지원 받았다. 국민들이 가구당 약 2만 원을 지불한 셈인데, 앞으로 더 많은 금액을 매년 내야한다(국회 심의 중인 2013년 정부예산안 4489억 원).

더 근본적으로는 <댐건설법>에 의해 수공은 댐 사용권을 독점하고 있다. 국가 예산으로 건설한 댐을 관리하는 게 고작인 수공이 마치 강물에 대한 천부적 권한이 있는 것처럼 물 값을 받아 챙긴다. 수공은 물 사용료를 강제적으로 징수할 수 있는 권한까지 있다(법 27조).

따라서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해야 할 책임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은 느닷없이 수리권(물을 이용할 권리)을 빼앗겼다. 그리고 새로운 취수를 위해서는 수공에 사용료를 납부해야 한다. 게다가 수공은 수질 관리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아, 홍수가 난 후 댐 호소에 떠 있는 쓰레기 처리를 두고 책임공방이 끊이지 않는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수공이 2011년 댐사업에서 낸 순이익은 3601억 원이다. 이는 댐 관련 매출 6483억원의 56%가 수공의 이익이 됐다는 뜻이다. 또 수도사업에서도 2011년 매출액이 8551억 원으로 매출원가 7430억 원을 제외한 1121억 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그런데도 수공은 우리나라 물 값이 싸다며 수도요금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수공이 설립 목적과 상관없는 엉뚱한 분야(4대강, 해외 사업 등)에서 대규모 손실을 발생시키고, 이를 국민들의 부담(수도요금 또는 국가 보조)로 메우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수자원공사의 감사보고서를 이용하여 국회예산정책처가 작성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감사보고서를 이용하여 국회예산정책처가 작성했다.
ⓒ 국회예산정책처

수공에 비상식적 특혜구조가 정착된 이유

 한국수자원공사는 낙동강 합천창녕보 생태공원에 '어도'를 만들어 놓았는데, 최근 들어 공사를 새로하고 있다. 어도 중간에 사람이 건널 수 있도록 돌다리를 만들어 놓았는데 유속에 지장을 주면서 돌을 거둬내고 나무다리를 설치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낙동강 합천창녕보 생태공원에 '어도'를 만들어 놓았는데, 최근 들어 공사를 새로하고 있다(자료사진).
ⓒ 윤성효

수공에 국민을 수탈하는 비상식적 특혜 구조가 정착된 이유는 독특한 설립과 성장배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1967년 국력이 미약했던 시기, 대형댐과 광역상수도 등 지자체나 민간이 감당할 수 없었던 사업을 국가가 직접 추진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정부 예산으로 시설을 건설하고, 건설된 시설을 수자원공사에 귀속시켜서 시설의 보수와 유지관리비를 요금으로 회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선례가 없었던, 경영상 위험이 상당했던 사업을 수공에 맡기기 위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게 됐다.

하지만 1990년대 말 전국 대부분의 도시와 산업단지 등에 대한 물 공급이 완료됐다. 1998년 이후엔 물수요 자체가 감소하면서 추가적인 수자원시설의 개발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2000년대 초반 들어서는 국가하천 정비율도 90%를 넘어서면서 국가단위의 치수사업도 의미를 잃게 됐다. 또한 지자체와 민간의 역량 또한 강화돼 개발사업자로서의 국가 사명은 종료됐다. 건설사업과 함께 조직을 확대해 왔던 수공도 전환점을 맞이해야 했다.

하지만 수공은 조직의 확장을 고집했고, 상하수도사업의 수탁관리, 해외 수자원 개발 사업, 산업단지 등의 지역개발 사업 등에 뛰어들었다. 세계 10대 물기업을 표방하며 공공성과는 거리가 먼, 투자위험이 크고 수익성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으로 진출을 꾀했다. 선진국들에서 개발조직들(일본의 독립수자원기구, 미국의 공병단 등)이 개발시대의 종료와 함께 시설의 유지관리와 환경보존 사업 중심 체계로 바꾼 것과는 다른 길이었다.

현재의 수공은 본사에 1부사장, 4본부, 25처(실,사업본부)로 구성돼 있다. 현장에 1사업, 8지역본부, 24단(원)을 두고 있다. 정원은 4169명까지 늘었는데 이는 10년 전에 비해 30%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해체됐어야 할 조직이 잔존한 폐해는 심각하다. 무엇보다 불필요한 개발 사업들이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 예를 들어 2010년 말 현재 상수도 시설의 용량은 3094만 톤에 이르는데, 가동률은 겨우 50%에 불과하다. 한탄강댐, 영주댐 등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댐들이 건설 중이다. 지리산댐과 영양댐 계획도 수립 중인데 이 역시 수자원공사가 없었다면 구상될 이유가 없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자원공사의 문어발식 확장은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는 4대강변에 수십 개의 친수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이미 발표한 3개 사업 중, 사업규모가 확정된 부산의 에코델타시티를 위해서만 약 5조 원을 차입하겠다고 했다. 시화호와 구미 등에서도 단지 개발을 진행 중이고, 해외 곳곳에서 댐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수자원공사와 부산시가 부산 강서구 강동동 일대에 조성을 추진하고있는 에코델타시티 (친수구역 조성사업) 조감도.
 수자원공사와 부산시가 부산 강서구 강동동 일대에 조성을 추진하고있는 에코델타시티 (친수구역 조성사업) 조감도.
ⓒ 국토해양부 제공

급기야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진출했고, 바다 골재단지까지 운영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문어발식 확장의 끝은 대규모 적자다. 이렇게 발생한 적자는 결국 댐 용수 판매액의 인상 또는 정부의 각종 지원으로 이전될 것이다.

수자원공사, 유역별 공단으로 분화시켜야

수자원공사의 폐해와 물정책의 혼선을 막기 위해서 이제라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 수자원의 통합관리와 관리운영의 효율화를 위해 유역별 공단으로 분화시켜야 한다. 보전과 관리 기능에 집중하도록 개발사업을 금지시키며, 댐용수 사용료를 폐지하고 취약지역 물서비스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재편해야 한다. 이는 어려운 일이 아니며, 많은 나라들이 걸어간 길이다([연구자료] 수공법 폐지 및 대체법 연구 보고서).

4대강 사업과 경인운하 등은 부정한 권력과 부패한 경영진의 결탁이 만들어 낸 막장 토목사업이었다. 수자원공사를 두고서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이번 대선에서 후보들이 부당한 세금의 낭비와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수공의 해체와 물관리 기구의 정상화를 약속하기를 바란다.

☞ 나는 초록에 투표합니다.(http://www.vote4green.org/) 사이트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 따라서 김건호 사장의 5년 연임은 역설적이게도 '심각한 부작용과 부실을 감수하고 수공을 대통령에게 봉헌하겠다는 의지'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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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에서 일합니다. 하천, 댐, 홍수, 수돗물 등의 물정책에 대해 주로 활동해 왔고, 한강의 복원을 통해 수도권의 생태축을 연결하는 꿈을 꾸고 삽니다. kfem.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