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실시간뉴스 김은오, 싱글 앨범 '숙취' 발표

 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 회원들이 십정동 도시농업공원 '장애인 텃밭'에서 배추를 거두고 있다
ⓒ 심혜진

관련사진보기


"배추들이 참 예쁘네."

인천광역시 부평구 십정동에는 1천여 평 정도의 꽤 넓은 도시농업공원(십정사거리 위치)이 있습니다. 너른 밭 한편에는 그냥 땅이 아닌, 나무로 틀을 짠 상자에 흙을 가득 채워 넣은 조금 특이한 밭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얼핏 화단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엄연한 밭입니다. '장애인 텃밭'이란 표지가 떡 하니 붙어 있거든요.

이 텃밭을 일구는 사람들은 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소장 김성동·이하 자립생활센터) 회원들입니다. 작년부터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의 지원을 받아 전국에서 최초로 장애인 맞춤형 생태텃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상자텃밭(1평) 4개와 노지텃밭(20평)은 지체장애인과 지적장애인이 한 조를 이뤄 서로 부족한 부분을 도와가며 농사를 짓습니다.

상자텃밭은 휠체어 장애인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휠체어 높이에 맞춰 나무틀을 제작했고, 밭 입구에서부터 상자텃밭까지 보도블록을 깔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휠체어를 타고 밭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는 장애인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됐습니다.

 유기농 농약을 주는 모습
ⓒ 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관련사진보기


작년, 장애인텃밭에 처음으로 모종을 심으러 나온 박성희(37·뇌성마비 1급)씨는 "10여 년 만에 흙을 만져보는 것 같아요. 다른 기관에서 운영하는 주말농장에 참여한 적 있는데,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해 아쉬웠어요. 상자텃밭은 휠체어 높이에 맞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좋네요"라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이들은 무, 배추, 시금치, 알타리무, 갓, 상추 등을 정성스레 심었습니다.

올해도 여름 내내 상자텃밭에는 상추와 치커리, 풋고추가 싱싱하게 자라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었습니다. 노지텃밭에는 고구마를 심어 무려 130kg에 달하는 고구마를 수확했습니다. 뜻밖의 큰 수확에 '농부'들의 얼굴에는 함박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1월 28일, 올해 마지막 추수를 위해 네 명의 '농부'가 모였습니다. 지난 9월 김장을 대비해 가장 늦게 파종한 배추 30여 포기가 어느새 다 자라 수확의 손길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 다행이다. 배추가 무사히 있구나."

문창선씨가 상자 텃밭의 배추를 보며 환하게 웃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에는 무와 배추를 수확 직전, 누군가 모조리 뽑아가는 바람에 허탈하게 돌아설 수밖에 없었거든요.

 작년, 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 회원 김민곤씨(왼쪽)와 김경현 활동가가 아쉬운 마음으로 남아 있는 상추를 거두고 있다
ⓒ 심혜진

관련사진보기


"작년엔 수확을 하루 앞두고 배추를 도둑맞아 몹시 속이 상했죠. 올해도 혹시 누가 가져가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남아 있어서 다행이네요. 배추가 참 예쁘네요."

창선씨는 맨손으로 배추를 뽑으며 연신 싱글벙글입니다. 이날 수확한 배추는 부평1동 성당에 기증했습니다. 독거노일을 위한 김장 행사에 보태기 위해서였지요. 김성동 소장은 차에 배추를 실으며 말했습니다.

"농사를 짓고 수확하는 과정이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이를 이웃과 나누기 위해 조금이나마 배추를 기증하기로 했어요. 같은 땅에 2년 동안 농사를 지었으니 내년에는 퇴비를 줘야할 것 같네요. 내년 농사도 기대가 됩니다"

 한해의 결실을 앞에 두고 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 회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수확한 배추는 부평1동 성당에 기증했다. 독거노인을 위한 김장 행사에 보태기 위해서다
ⓒ 심혜진

관련사진보기



모바일앱 홍보 배너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입니다.더보기

시민기자 가입하기

© 2014 OhmyNews오탈자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