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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가?"
"잘 모르겠습니다..."
"일을 사랑하고, 즐겨야 돼. 자네, 게임 좋아한댔지? 그럼 잘 하겠네?"
"네, 좋아합니다. 예전에 많이 했었고, 꽤 잘했었죠."
"바로 그거네. 그렇게 일을 하면 못할 게 없지 않겠나."
"네, 맞는 말씀이십니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아요. 머리로는 알겠는데, 가슴이 뛰질 않습니다."
"자네 말도 맞네. 그렇지만 해내야 하네. 마음을 너무 조급하게 굴지말고 길게 보고, 천천히 다가가게나. 그럼 언젠가 가슴이 뛰고 있을 것이네. 그게 성공의 비결이네. 잊지 말게."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사장님과의 대화이다.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원래 이 대화의 시작은, 사장님께서 나의 표정과 행동을 보고 묻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었다. 내가 일하는 모습이 영 마음에 들지 않으셨나 보다. 그러면서 일본 3대 기업가 중 한명인 이나모리 가즈오(1932. 1. 21~)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하셨고, 그의 책을 추천해 주셨다. <왜 일하는가>(서돌).

왜 일하는가
 왜 일하는가
ⓒ 서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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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하냐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일한다고 말할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이 아니다. 아니, 너무도 현실적이고 정직한 답변이다. 좋아하지도 않고, 지겹고 짜증남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는 없는 것인가? 이왕 하는거 제대로 해보고 싶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고 있다며 스스로를 비하하고 불만스러워한다. 주어진 일에 불평불만을 갖고 원망만 한다면, 그 일을 마주하는 것 자체에 짜증 날 뿐 아니라 그 일을 해야 하는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게 여겨진다. 그럴수록 자신을 더 무능력자로 몰아세운다. 왜 자신의 능력이 얼마나 위대한지 시험해보지도 않은 채 달아나려고만 하는가?

이왕하는 거니까, 일을 사랑하고 재밌게 즐기면서 하라는 사장님의 말씀과 틀리지 않는다. 그 자리까지 올라가 '성공'이라는 짜릿한 경험을 해본 사람들은 다들 비슷한가 보다.

내 생각은 이렇다. 취업을 하려는 분들은 스펙에 매달리기보다는 어떤 일을 선택해서 왜 그 일을 하고,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보다 얼마나 그 일을 사랑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이다. 막상 일을 시작하니 일 자체의 어려움보다는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감으로 많이 힘들 때가 많다.

일례로, 10년 전 '스타크래프트'가 한창 인기를 끌 무렵 나는 그 게임에 빠져 프로게이머가 되려는 꿈을 꾸기도 했었다. 그런데 프로게이머들이 하루에 17시간씩 게임에 매진한다는 말을 듣고 질려 버린 기억이 있다. 어떤 것을 '일'로써 사랑할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것이다.

무리하면서까지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시작한 일이 열의로 바뀌고,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마침내 어느 순간부터는 그 일을 내가 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마음이 벅찼다. 내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할 수 없으리라는 긍지와 그 일을 누구보다 잘할 수 있고 잘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일었다. 그랬다. 천직이란 마음가짐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다. '천직'이라는 마음가짐. 일을 하는데 있어 정말 중요한 그 무엇이다. 난 지금 하는 일이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라 아주 운이 좋은 타입이지만, 아직까지 '천직'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일에 대한 긍지 또한 너무나 저조하다. 어려분은 어떤가? 일을 사랑하고, 자부심으로 벅차오르는가? 그것이 내가 하는 일로 세상을 바꿀 첫걸음이 될텐데 말이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어떻게 세상을 바꿨을까? 어떻게 전문가들조차 개발을 포기한 파인세라믹 제품을 20대의 문외한인 그가 혼자 힘으로 개발해 '세라믹 분야의 선구자'가 되었을까? 어떻게 영세 기업이었던 교세라를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낼 수 있었을까?

이 책에서 그 비결을 '생각을 바꾸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내가 일하는 것은 먹고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면을 키우기 위해서' 라고 생각하고, 어떻게 해도 방법이 없다면, 지금 하는 일에 정성을 들이고 '그 일을 누구보다 사랑하자'고 마음 먹었다는 것이다. 일을 왜 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찰하고 일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깨달으니, 누구보다 일에 집중할 수 있었고 생각하지도 못한 결과로 나타났다.

이 시대의 많은 일꾼들은 돈에 매몰되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일터에서 아무런 의미를 찾지 못한 채 보내기 일쑤이다. 그 곳에서, 그 일에서, 그 공기에서 충분히 삶의 가치를 찾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느꼈으면 좋겠다. 당신이 일을 하는 것이 스스로를 단련하고, 마음을 갈고닦으며, 삶의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행위임을.

그가 먹고살기 위해 일했다면 최고의 도편수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궁금하다면 이것만은 명심해주기 바란다. 지금 당신이 일하는 것은 스스로를 단련하고, 마음을 갈고닦으며, 삶의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행위임을. 그것이 어린 목수가 천년의 울림을 깨닫고, 이나모리 가즈오가 지금의 교세라를 세운 과정이었음을.

덧붙이는 글 | <왜 일하는가>∥이나모리 가즈오∥서돌∥13,000원∥2010.03.25



왜 일하는가 - 이나모리 가즈오가 성공을 꿈꾸는 당신에게 묻는다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신정길 옮김, 서돌(2010)


태그:#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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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책에 관련된 어떤 거라도 환영해요^^ 영화는 더 환영하구요. singen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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