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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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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초의 예술'. 벽에 걸린 포스터가 길을 걷거나 차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의 눈을 붙잡아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느냐 여부는 3초 안에 결정난다. 대선 후보의 공식 포스터는 이 3초 안에 '나에게 표를 달라'고 설득까지 해야 한다.

그냥 보기엔 후보 사진 있고, 기호 있고, 구호 있는 게 다인 것 같지만, 이 몇 가지 안 되는 요소들의 크기를 조절하고 어디에 배치하는가, 포스터 속 대선 후보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고 배경색은 뭘로 하는가에는 치밀한 계산과 전략이 동원된다.

박근혜 - "소박한 모나리자의 미소, 과장된 건 다 뺐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부분은 역시 후보의 얼굴이다. 포스터 속 박근혜 후보는 살짝 웃고 있다. 변추석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홍보본부장은 "모나리자의 미소 있죠. 약간의 미소.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터 속 박 후보의 시선은 15도 정도 위쪽으로 향하면서 포스터를 보는 사람과 실제 눈빛을 교환하는 듯한 느낌이 나도록 했다.

변 본부장은 "과장되게 웃거나 위용을 주기 위한 요소를 뺐고, 조명도 많이 쓰지 않고 일반 조명에서 일반 카메라로 스냅처럼 찍었다"고 밝혔다. 변 본부장은 "대중들이 일반적으로 촬영하고 사용하는 그런 사진(처럼 보이게) 의도적으로 한 것"이라고 "후보님이 국민에게 소박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미소도 적절한 수준으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후보의 포스터에 작게 쓰여 있는 학력과 경력 부분이 박 후보 포스터엔 없다. 대신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박 후보 TV 광고와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QR 코드가 박혀 있다. 박근혜 후보가 과장되게 보일 수 있는 요소들을 모두 빼버리고,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집중했다는 얘기다.

박 후보 사진과 배경도 전체적으로 대비(콘트라스트)가 낮아 시각적으로 부드럽게 느껴진다. 이런 부드러움은 다른 포스터들과 비교할때 박 후보의 여성성을 강조하는 효과를 낸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란 슬로건에 맞춰 '친근함'과 '부드러움'을 내세운 포스터인 셈이다.

문재인 - 행사 사진 활용, "있는 그대로의 문재인"

오른쪽 상단을 바라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입이 굳게 다물어져 있다. 두 입은 맞닿아 있지만 엷은 미소를 띤 듯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다. 오른쪽 하단에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 후보의 슬로건과 함께 캠프의 상징인 담쟁이가 그려져 있다. 왼쪽 하단에는 문 후보의 기호인 2번이 큼지막하게 찍혀 있고 그 옆에는 문 후보의 출생, 학력 등을 담은 간단한 이력이 소개돼 있다.

포스터에 쓰인 사진은 문 후보가 한 행사에 참석했을 때 모습을 찍은 걸 활용했다. 유은혜 민주당 선대위 홍보본부장은 "후보 사진은 인위적으로 연출된 사진이 아니"라며 "행사 참석 때 찍은 스냅 사진 중 하나를 택한 것으로, '있는 그대로의 문재인'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근혜 후보 포스터는 스튜디오 연출된 사진으로 보인다"며 "박 후보 포스터와 단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이거다, '연출된 이미지냐 있는 그대로냐'"라고 지적했다. 유 본부장은 "연출된 이미지는 가공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인데 우리는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가식을 지양한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도 포스터용 사진을 마련하기 위해 스튜디오 촬영을 진행했지만 문 후보가 연출된 사진을 좋아하지 않아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택했다는 후문이다.

수많은 사진 중 입을 굳게 다문 사진을 택한 이유에 대해 유 본부장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삶의 어려움을 겪고 고통스럽게 살아가는데, 이 상황을 해결하려면 정권교체를 해야만 한다"며 "국민들의 아픔에 공감한다면 그 책임감을 느끼는 게 우선이다, 다문 입은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다짐과 책임감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가 가진 '따뜻함, 진솔함, 친숙함'을 표현해 낼 이미지를 찾는 데 주안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상대방 포스터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문재인 후보의 포스터에 대해 변추석 본부장은 "무난하게 잘 만든 것 같은데, 인물을 도드라지게 키웠더라"며 "강해보이기도 하지만 좀 강압적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박근혜 후보 포스터에 대해 유은혜 본부장은 "박 후보는 TV 광고와 포스터 모두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며 "자기중심적인 불통의 모습이 드러난다"고 평가했다.


태그:#포스터, #박근혜,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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