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길거리표 간식의 대표주자인 로띠. 우리나라 호떡과 비슷하다. 밀가루 반죽 안에 바나나를 넣고 초콜릿 시럽을 뿌려주는데 아이들은 매우 좋아했다.
 길거리표 간식의 대표주자인 로띠. 우리나라 호떡과 비슷하다. 밀가루 반죽 안에 바나나를 넣고 초콜릿 시럽을 뿌려주는데 아이들은 매우 좋아했다.
ⓒ 김은주

관련사진보기


처음으로 먹은 태국 음식은 수끼입니다. 수끼는 샤브샤브와 비슷한 음식으로, 끓인 육수에 배추 청경채 버섯 등 갖은 야채와 육류, 해산물, 어묵 등을 넣어 살짝 익혀 먹는 음식입니다. 외식으로 자주 먹었던 샤브샤브와 별로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린 처음 먹는 태국음식으로 이 음식을 선택한 것입니다. 새로운 맛 보다는 익숙한 맛을 선택하는 게 실패 확률이 적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난 태국음식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오래 전에 태국을 다녀온 엄마가 태국 쌀은 풀풀 날리면서 이상한 냄새가 나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고, 음식에서도 전부 이상한 냄새가 나서 태국 여행 동안 쫄쫄 굶었다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전한 선택을 한답시고 우리나라에서 먹었던 음식과 가장 유사한 음식을 찾다가 수끼를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수끼는 'MK수끼'라는 체인점을 통해 태국의 대표적인 요리로 자리 잡은 듯 했습니다. 물론 우리가 찾은 식당도 MK수끼 체인점이었습니다. 대체로 청결하고, 종업원들은 친절했으며 가격도 저렴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식당에서는 음식이 맛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야채와 쇠고기 해산물 등을 육수에 데쳐서 소스에 찍어먹는 구조인데 재료도 신선했고, 소스가 맛있었습니다. 초고추장 맛이 나는 소스는 우리 입에 잘 맞았습니다.

채소 등의 재료를 다 데쳐 먹고 나면 우리나라에서처럼 국수를 주고, 나중엔 계란을 풀어서 죽을 끓여주었습니다. 샤브샤브와 별로 다르지가 않았는데 조금의 차이라면 우린 야채를 먹을 때 소스로 겨자간장에 찍어 먹는데 태국에서는 초고추장을 주는데 초고추장에 송송 썬 고추와 고수를 선택적으로 뿌려서 먹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각자 알아서 고수를 넣어 먹으면 되는데, 처음엔 초고추장만 먹다가 나중엔 호기심이 생겨 고수를 넣어서 찍어 먹었는데 의외로 깊은 풍미를 갖고 있는 맛이었고, 비릿한 해물의 맛을 제거해주는 효과까지 있었습니다. 맛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것 같아서 점점 고수를 더 많이 넣고 먹었습니다. 그러면서 고수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처음 먹은 태국은식인 수끼. 해산물 육류 어묵 채소 등을 육수에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음식으로 샤브샤브와 유사하다.
 처음 먹은 태국은식인 수끼. 해산물 육류 어묵 채소 등을 육수에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음식으로 샤브샤브와 유사하다.
ⓒ 김은주

관련사진보기


 태국의 대표음식인 솜땀. 우리나라 무생채와 비슷하다. 파파야를 채썰어 젓갈로 무친 것으로 김치에 익숙한 우리 입맛에 가장 잘맛는 태국음식이다.
 태국의 대표음식인 솜땀. 우리나라 무생채와 비슷하다. 파파야를 채썰어 젓갈로 무친 것으로 김치에 익숙한 우리 입맛에 가장 잘맛는 태국음식이다.
ⓒ 김은주

관련사진보기


다음으로 우리가 찾은 식당은 해변가에 위치한 수상가옥 형태의 레스토랑입니다. 후아힌에서는 꽤 유명한 식당이라는 소문을 듣고 해변을 따라 한참 걸어서 찾아낸 곳입니다. 저녁 시간이 아직 일러서인지 식당은 한산했고, 우리는 테이블을 고를 수 있었습니다. 바다위에 있으면서 전망이 가장 좋은 곳을 찾아 앉았습니다. 제대로 찾아 앉은 게 확실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우리 테이블부터 자리가 채워졌습니다.

이 식당은 MK수끼와 달리 좀 나이 든 종업원들이 움직였습니다. 이들 또한 조용하면서도 서비스에 충실한 사람들 같았습니다. 그들이 가져다 준 메뉴판을 보니 생각보다 음식 값이 비쌌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우리와 같은 관광객과 태국인들의 메뉴판이 다르다고 하는데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

가격이 비쌌지만 맛이 상쇄해줄 것을 기대하면서 세 가지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여기서도 우리의 음식 주문은 좀 소심한 편이었습니다. 수끼를 먹었을 때처럼 우리나라에서 먹었던 음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음식들을 애써 찾아 주문했습니다.

마침내 우리 앞에 세 가지 음식이 놓였습니다. 새우와 모닝글로리 튀김을 한 접시 주문했고, 새우를 각종 야채와 토마토, 계란을 풀어 밥과 함께 볶은 새우 볶음밥과 '뿌팟퐁커리'라는 음식입니다. 게살을 발라 카레와 함께 볶은 태국음식입니다.

수끼를 먹으면서 태국요리에 대해 호감을 느끼긴 했지만 이 레스토랑에서도 첫 숟가락을 뜨기 전엔 조금 긴장됐습니다. 과연 맛있을까, 하고요. 비싼 돈을 지불하고 주문한 요리가 맛이 없어 남기게 되면 정말 속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음식이 정말 맛있어서 행복한 미소가 절로 나왔습니다.

담백한 게살과 부드러운 코코넛 크림, 커리의 향, 여러 종류의 야채가 어우러져 있는 해산물 요리인 '뿌팟퐁커리'는 게살이 정말 많이 씹혔습니다. 강한 느낌이 없이 부드러우면서 기름의 고소함이 느껴지고, 게 맛도 느껴지고, 또 카레가 게살의 비릿함을 잡아주면서도 크게 카레 맛이 튀지 않고,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맛있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수끼도 좋았지만 이 집의 '뿌팟퐁커리'는 태국적인 맛이 느껴지면서도 거부감 없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새우튀김과 모닝 글로리 튀김은 언제 먹어도 맛있지만 이 집에서 먹은 튀김은 유난히 맛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튀겼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튀김옷이 바삭바삭하면서도 거칠지 않고 고소하고, 입안에서 씹히는 맛이 좋았습니다. 새우 볶음밥도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이란에서는 대체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싱겁게 먹는 편인데 태국음식은 우리나라 음식과 소금의 농도 면에서는 거의 비슷한 수준인지 느끼하지가 않고, 대체로 간이 맞는 편이었습니다.

역시 이 집 음식들에서도 고수는 보였습니다. 소스에도 고수가 띄워져있고, '뿌팟퐁커리'나 볶음밥에도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편이었습니다. 고수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거나 불편한 느낌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어쩌면 맛의 풍미를 더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맥주 한 잔을 마시면서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니 신선노름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테이블 옆으로는 일본인 부부가 와서 우리하고는 비교가 안 되게 한 상 가득 음식을 차려놓고, 거기다 술도 와인을 시켜놓고 만찬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들에 비해 우리 식탁은 초라하다 싶을 정도로 단출했지만 정말 맛있었던 음식 때문에 그들의 식탁이 부럽지 않았습니다.

 카오산로드에 있는 식당. 점심시간이라 직장인들이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카오산로드에 있는 식당. 점심시간이라 직장인들이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 김은주

관련사진보기


방콕 카오산로드에서 우리가 먹은 음식은 태국 북동부 이산지방 요리입니다. 블로그에서 많이 추천한 식당인 '파파야샐러드'라는 곳을 찾아갔습니다. 유명한 식당이지만 우리가 찾아갔을 때는 명성과 달리 작고 소박한 모습이었습니다. 점심시간이어서인지 그 좁은 공간은 이미 태국인들로 가득 찼습니다.

우리처럼 자리를 못 잡고 서성이는 사람을 위해 종업원이 도로에 테이블을 차려 주었습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도록 아주 좁은 공간을 비워두고 테이블을 놓았기 때문에 우린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옆자리의 태국인들이 먹는 음식을 지켜보다가 '쏨땀'이라는 태국음식과, 찹쌀밥 튀긴 것과, 닭튀김을 주문했습니다. 쏨땀은 우리나라로 치면 무생채와 비슷했습니다. 푸른 파파야를 채 썰고 젓갈과 땅콩, 마른 새우와 매운 태국식 고추로 버무린 음식인데 상큼하면서도 간이 맞았습니다.

그리고 닭튀김은 닭다리를 간장으로 간을 해서 튀긴 것인데 역시 짭짤하면서 우리 입에 맞았습니다. 이산지방의 태국 요리가 우리나라 음식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덜 느끼하고 간이 짭짤한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집은 놀라울 정도로 저렴했습니다. 카오산로드를 가는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식당입니다.

이밖에 길거리에서 사먹은 팟타이와 로띠도 좋았습니다. 팟타이는 카오산로드 노점상에 사먹은 음식인데 청결면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지만 맛은 훌륭했습니다. 팟타이는 우리나라 잡채와 좀 유사한 느낌인데 땅콩가루를 많이 넣어준다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입에는 좀 느끼했지만 아이들은 정말 좋아했던 길거리 음식의 대표주자인 로띠도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간식이었습니다.

태국을 여행하면서 느낀 것인데 태국을 좋아하고, 나중에 다시 태국에 가고 싶어 하는 데는 태국음식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태국에는 정말 맛있는 음식이 많고, 싼값으로 이런 음식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