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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 지하철 1호선 독산역 2번 출구에 엘리베이터 생긴다

 돌산 해안기에서 만난 풍경.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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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0일, 여수 돌산으로 향한다. 우리나라에서 10번째 큰 섬인 이유로 연륙이 된 지 오래다. 다리 하나로 부족해서 올해 2번째 다리가 개통되기도 했다. 지리적으로만 섬이지, 여수에서 시내버스가 다녀서 사실상 뭍이 되었다. 그래도 돌산은 여전히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이다.

여수 금오도에는 유명한 비렁길이 있지만 배를 타고 들어가기가 불편해서 쉽게 가지지 않는다. 돌산에 걷기 좋은 길이 없을까 하고 지도를 펼쳐보니 굴전삼거리에서 무술목까지 해안도로가 있고, 무술목에서 두문포까지 해안으로 길이 나있다. 돌산을 가로지르는 도로도 아니고, 차량통행도 복잡하지 않아서 걷기에 좋을 것 같다.

 굴전마을 굴양식장. 굴이 주렁주렁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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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돌산대교를 건넌다. 돌산대교를 건너고 10여 분 달리다 굴전삼거리에서 내린다. 커다란 간판에는 '굴전굴주산지'라고 써 있다. 굴전은 호수 같은 바다를 품고 있다. 둥그렇게 둘러싼 바다 안에는 굴양식장이 가득 찼다. 그래서 지명이 굴전일까? 사실 굴이 많이 난다고 해서 굴전이 아니라 산 밑에 동굴이 있대서 굴전(屈前)이란다.

바다가 우울하면 바라보는 사람도 우울하다

굴전삼거리에서부터 걷는다. 하늘은 잔뜩 흐리다. 일기예보에는 비가 온다고 했는데…. 포장도로를 걷는 길이라 아기자기한 맛은 없다. 그냥 걷기에 편한 길이다. 길가 자투리 땅에는 채소들이 차가운 날씨에도 강인함을 자랑하듯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굴전마을로 들어서면 굴구이집이 몇 집 있다. 진한 굴 향이 코끝을 파고든다. 벌써 굴이 나오기 시작하는가 보다. 쉬었다 가고 싶지만 이제 막 걷기 시작했는데….

도로 주변 밭에는 고구마를 캐는지 주민들이 열심히 일한다. 경사진 도로를 올라서면 넓은 바다가 펼쳐진다. 작은 섬들이 올망졸망 떠 있고 수평선이 모든 것을 받아들일 듯 입을 벌리고 있다. 바다는 볼 때마다 다르게 느껴진다. 비가 올 듯 잔뜩 찌푸린 바다는 우울하다. 바다가 우울하면 보는 사람 마음도 가라앉는다. 바다는 모든 것을 받아준다. 큰 소리로 마음을 털어낸다.

 성이 난 무술목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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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안가 벼랑에 핀 산국. 국화향이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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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해안길을 따라 걸어간다. 바다가 우울해도 바다를 볼 수 있어서 좋다. 남쪽이라 아직 단풍이 덜하지만 옻나무는 붉은 색으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해안 벼랑에 긴 의자가 있어 잠시 앉았다 간다. 바다에 작은 섬이 떠 있어 허전하지 않다. 길 옆으로 노랗게 핀 산국이 바람을 맞으면서도 웃고 있다.

길은 바다를 끼고 산모퉁이를 돌아서 내려서더니 절집 마당에 닿는다. 무술목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경치가 좋다. 700m나 되는 해안선이 장관이다. 바다는 심하게 운다. 하얀 거품을 내뱉으며 바위를 덮는다. 무술목은 소나무와 몽돌이 잘 어울린 해변이다.

 무술목에서 바라본 바다. 바다에 떠 있는 두 섬은 죽도와 혈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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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몽돌을 밟으면서 해변을 걸어간다. 임진왜란 때 무술년에 이곳에서 왜군을 무찔렀다거나, 무서운 바다래서 무술목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도 바닷가를 따라 걷는다.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작은 섬 죽도와 혈여가 형제처럼 다정스럽게 보인다.

해안가로 이어진 길을 따라 두문포까지 걸어간 길

무술목삼거리에서 계동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바다는 여전히 심하게 운다. 거기다가 바람소리도 더욱 심해졌다. 바다는 풍랑경보가 내렸단다. 길은 여전히 해안선을 따라간다. 바다와 산자락 사이를 도로가 가르고 간다. 차들은 가끔 한 대씩 지나간다.

길은 계동마을을 만난다. 마을 해변 방풍림에는 팽나무, 느티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마을앞 바다에서 떠오르는 달이 맑고 밝아서, 달 속에 계수나무가 보이는 듯 하다하여 계동(桂洞)이라 했단다. 여름철 평상에 앉아 밤바다를 보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해안가를 걸으면서 만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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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식 건물양식 펜션과 어울린 계동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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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벗어나 다시 걷는다. 스페인식 건물로 된 펜션이 이색적이다. 바다와 잘 어울린다. 길은 모퉁이를 돌아서면서 넓은 대양을 향한다. 바로 아래로는 해안 절벽이다. 억새가 바람을 타면서 춤을 춘다. 절벽을 치는 파도소리는 여전히 성이 났다. 해안절벽으로 난 도로를 따라 바람을 맞으며 걷는다. 가로수로 심어 놓은 동백은 벌써 꽃을 피웠다.

멀리 불무섬이 파도를 맞으며 버티고 있고 그 안쪽으로 두문포마을이 보인다. 해안가 소나무는 바람을 얼마나 많이 맞았는지 김정희가 그린 <세한도>에 나오는 것같이 앙상한 가지를 벌리고 있다. 해안도로가 끝나는 두문포마을로 들어선다. 두문포 방파제로 파도가 치고 올라온다. 방파제에는 어선들이 줄에 묶인 채 깃발을 펄럭이며 답답해하고 있다.

 억새와 어울린 바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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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와 어울린 소나무. 세한도 소나무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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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문포 해변. 수평선이 펼쳐진 바다는 이국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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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포까지 버스가 들어오지만 조금만 더 가면 죽포마을이 있다. 죽포까지 걸어 나와서 버스를 기다린다. 죽포는 예전에 포구였는데 지금은 간척이 되어서 배가 들어오지 않는다. 아름다운 길이 따로 있을까? 그냥 내가 걸어가는 길이 아름다운 길이다. 거기다 잘 알려지지 않은 경치까지 구경할 수 있으면 나만의 아름다운 길이 아닐까 싶다.

돌산해안길 걸어가는 길

 돌산 해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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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산해안길은 임의로 붙인 길 이름이다. 돌산도 해안가를 따라 이어진 길이다.

교통편 : 돌산 가는 시내버스는 수시로 다닌다.
굴전삼거리(무술목) 가는 버스 : 106번, 109번, 111번, 112번, 113번, 114번, 115번(계동), 116번(계동)/죽포 가는 버스 : 109번, 111번(향일암), 113번(향일암), 114번, 116번

돌산 해안길 : 굴전삼거리에서 죽포까지 걸어간 길 : 12㎞/3시간 소요/굴전삼거리-3㎞-무술목삼거리-3㎞-계동마을-4.5㎞-두문포-1.5㎞-죽포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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