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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맞아 <오마이뉴스>와 녹색당은 원자력 발전 등 국가 에너지 정책 전환을 화두로 던집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세계적으로 원전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한국에서도 고리와 월성 원전에서 고장사고가 자주 발생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기획 '원전을 버리자'를 통해 안전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을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원전 문제는 우리 일상, 그리고 미래와 관련이 깊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제안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지난 2월 22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명박 대통령.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원전이 아니면 전기료를 40%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2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명박 대통령.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원전이 아니면 전기료를 40%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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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을 좋아하는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 2월 22일 취임 4주년을 맞은 특별 기자회견에서 "원전을 쓰지 않으면 전기요금이 40% 올라가야 한다"며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원전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은 유언비어 수준이다. 아무런 근거가 없다. 전기요금은 자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정책적으로 정한다. 그런데 어떻게 "전기요금 40% 인상"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특히 가정용 전기요금을 올릴지 말지는 정책적인 판단의 대상이다. 가정용 전기소비가 전체 전기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전기요금 40% 인상" 운운하는 건 국민을 협박하는 일이다.

원전 쓰지 않으면 전기요금 40% 인상?

전력난에 대한 이야기도 괴담수준이다. 지금 전력난이 문제가 되는 건 원전을 가동중단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기소비가 빠르게 증가하도록 정부가 방치해 왔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전력소비량은 2008년 기준으로 8423kWh로 국민소득이 훨씬 높은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을 넘어섰다. 1998년부터 2010년까지 OECD 국가들의 전기소비량이 10% 이내로 증가하는 동안 우리는 124%가 증가했다. 이렇게 빠른 전기소비 증가의 원인 중에 가장 큰 것은 바로 산업용 전기를 지나치게 싸게 공급해 왔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의 전체 전기소비 비중을 보면, 2010년 기준으로 산업용(광업, 제조업)이 53.6%, 일반용(영업용)이 22.4%, 주택용(주거용)이 14.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전기소비의 절반 이상이 산업용이다.

실제 안호덕 기자의 오마이뉴스 기사 <몰랐다...주택용 전기요금의 황당한 진실>에 따르면 2011년 9월 종별 전력 사용량 및 전기 요금 총액을 확인한 결과, 주택용은 전체 전력 중 16%를 사용하고 전체 요금 중 21%를 부담했다. 그에 비하여 산업용 전력은 전체 전력의 55.5%를 사용하고 전체 요금의 47.7%를 부담했다. 일반용 전력은 전체 전력 중 23.6%를 사용하고 27.6%의 전기요금을 부담했다.

가격을 비교해도 그렇다. 가장 요금이 저렴하다는 경부하 시간대 (23: 00-9:00)  사용요금인 일반용 '을'은 kWh 당 52.6원, 산업용 '을'은 kWh 당 52.3원에 불과하다. (300kWh 이상 계약자에게 적용되는 일반용 '을', 산업용 '을' 사용자가 우리나라 전체 전기 사용량의 75%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가장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주택용 저압 100kWh 이하 사용자에게 적용되는 57.3원보다도 싼 요금이다. 더구나 산업용과 일반용은 주택용과는 달리 누진제도 적용받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산업용 전기를 원가 이하로 공급해 왔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유류 등 다른 에너지를 사용하던 산업공정에서 전기를 사용되게 되었다. 전기가 싸기 때문이다. 실제로 등유가격은 2002년 대비 2008년에 123.6%, 경유가격은 138.1% 오른 반면 전기요금은 5.8% 인상에 그쳤다. 기업들 입장에서 보면 전기를 쓰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유리하니 더 많이 쓰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한전은 대규모 적자를 봐 왔다. 2008년에는 한전이 무려 3조 7천억원의 적자를 냈다. 전기를 원가 이하로 공급하니 적자를 보는 것이 당연하다.

아래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국내 제조업의 전력소비는 크게 증가해 왔고, 특히 가열·건조 공정의 전력소비가 급증해 온 것을 알 수있다. 과거에는 유류를 사용하던 공정을 전기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국내 제조업의 설비별 전력소비량 변화(2001-2010) 전력소비량 보여주는 것
▲ 국내 제조업의 설비별 전력소비량 변화(2001-2010) 전력소비량 보여주는 것
ⓒ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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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특혜 전기요금체제 개선해야

따라서 현재 전력수급의 문제를 초래한 일차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을 지나치게 낮게 유지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기업들에게 특혜를 줘 왔기 때문에 전력소비가 늘어나서 오늘날 전력수급의 문제를 초래한 것이다.

전력수급 문제에 대처하려면, 산업용 전기요금부터 현실화하는 것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리면 기업들이 크게 어려워지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도 과장이다. 국내 제조업에서 전기요금이 자치하는 비중은 1990년의 1.57%에서 2011년에는 1.15%로 하락해 왔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50% 올린다고 하더라도 기업들에게 아주 큰 부담이 돌아가지 않는다. 또한 전기요금을 올리면 기업들도 전기소비를 줄이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될 것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리는 것은 탈 원전사회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기도 하다. 그동안 산업용 전기를 싸게 공급하면서 산업용 전력소비가 급증해 온 것이 원전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낳았다. 정부는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6% 올리도록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녹색당은 50% 정도를 단계적으로 올릴 것을 주장하고 있다. 야권 대선후보들도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차등을 두면 중소기업의 부담은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실제로도 싼 전기요금의 혜택이 일부 대기업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제철, 석유화학, 반도체 등의 업종을 하는 대기업들이 지나치게 많은 전기를 쓰면서, 싼 전기요금으로 특혜를 보고 있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이낙연 의원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2011년도 산업용 전력 원가보상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기요금 할인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돼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기요금 할인 혜택을 가장 많이 본 곳은 삼성전자로 모두 3140억 원에 달했다. 다음으로 현대제철 2196억, 포스코 1681억, LG디스플레이 1281억으로 1000억원이 넘는 혜택을 받았다.

SK하이닉스 968억, 한주 766억, LG화학 606억, SK에너지회사593억, OCI 567억, 고려아연 561억, GS칼텍스 561억, 동국제강 560억, 효성 497억, 한국철도공사 478억, 현대자동차 436억, 씨텍 435억, 동부제철 427억, S-OIL 411억, 한화케미칼 384억, 세아베스틸 359억 순이었다. 2011년 한해 전력사용량 상위 20개 기업에 준 전기요금 할인 혜택으로 인한 한국전력의 손실이 무려 779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들에게 공급하는 전기요금을 정상화하는 것과 함께, 이들이 쓰는 전기의 상당부분을 자가발전으로 충당하도록 해야 한다. 이들이 쓸 전기를 위해 원전을 더 짓는다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일본 토요타 자동차의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열병합발전, 태양광발전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쓰는 전기의 30%를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도 전기를 쓰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응당 부담을 져야 한다.

따라서 전기를 특히 많이 쓰는 기업들은 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열 등을 활용하고, 그 외에도 자가 발전을 30% 이상 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엉터리 부품 쓰고 전력난만 걱정... 전기수요 관리해야

 일본 대지진으로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환경운동연합 여성위원회 회원들이 '핵으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날 이들은 정부의 국내 원자력 확대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신규 원전 건설계획 중단을 요구했다.
 일본 대지진으로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1년 3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환경운동연합 여성위원회 회원들이 '핵으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이날 이들은 정부의 국내 원자력 확대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신규 원전 건설계획 중단을 요구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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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위조부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가동이 중단된 영광 5, 6호기 문제도 그렇다. 정부와 보수언론은 벌써부터 전력난 운운하면서 위기감을 조장한다. 그러면서 위조부품, 중고부품, 짝퉁부품이 사용되어 온 원전의 안전성 문제를 대충 덮고 지나가려고 한다. 그러나 전력난은 위험한 원전을 가동함으로써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전기를 쓰는 많은 대기업들의 전력소비를 관리하고 억제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 특히 올겨울에 닥칠 전력수급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의 전력사용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일본의 경우에는 2011년 여름 수도권의 최대전력사용량(4922만㎾h)이 2010년(5999만㎾h)에 비해 18%나 줄었다. 기업들이 전기소비를 줄였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원전의 대부분이 가동을 중단하자 일본정부가 강력한 조치를 취한 덕분이다. 일본정부는 이를 위해 2011년 7월 1일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전력소비를 전년대비 15% 줄이도록 강제하는 전력사용제한령을 발동했다. 그에 따라 도요타 등 자동차 업계를 비롯한 일부 대기업들은 목·금요일에 쉬고, 토·일요일에 공장을 가동하거나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등 근무형태도 바꾸었다. 필요하다면 이런 조치들을 검토해야 한다. 위험한 줄 알면서도 원전을 가동할 것이 아니라, 전기수요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것이 현 상황에서 필요한 대책이다.

정부가 산업용 전기소비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한다면, 시민들도 스스로 전기소비를 억제하는 데 동참할 수 있다. 지금처럼 대기업은 방치하고 시민들의 허리띠만 졸라매라는 식의 절전 캠페인으로는 동의를 얻을 수도 없다.

덧붙이는 글 | 녹색당에서는 http://www.nonuke.or.kr/ 를 통해 '탈핵과 에너지 전환'을 위한 시민 서명을 진행중입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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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예산감시 전문시민단체인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참여연대,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서 시민운동에 참여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