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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거니, 넌~"

한 CF에 삽입돼 인기를 끌고 있는 일명 '카누송'의 한 소절이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온고당 지하 1층 '문워크' 카페에 모인 청년들이라면 이 질문에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문재인 생각."

문워크 회원들이 29일부터 시작할 정책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문워크 회원들이 29일부터 시작할 정책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 김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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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워크'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이하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20, 30대 지지모임이다. 문재인(Moon)과 함께 걷는(Walk) 청년들의 모임이라는 뜻에서 문워크(Moon Walk)라는 이름이 붙었다. 6월 29일 오프라인 카페를 오픈하고, 다음날 정식 출범했다. 문워크는 문재인 후보 홍보, 경선 참여, 투표 독려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10월 27일 오후 문워크 카페를 찾았다. 한쪽에는 문워크 관련 기사와 보도자료 등이 전시돼 있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5명 정도의 문워크 회원들이 지난 29일부터 시작한 정책캠페인에 쓸 패널을 만들고 있었다.

분주하게 작업하는 회원들을 뒤로 하고 서태경(29) 문워크 기획팀장(이하 서 팀장)을 만났다. "20대에게 편하게 다가가고 싶어 사무실 대신 카페를 오픈했다"는 서 팀장의 말처럼 카페 분위기는 편안했다. 인터뷰도 편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문재인, 박근혜가 누구야?"... 그래서 문워크 만들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자료사진)
ⓒ 남소연

서태경 팀장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게 된 것은 4·11총선 때 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하게 되면서부터였다. 막연히 '정치적 활동을 하자'는 생각만 하고 있을 때, 문재인 캠프와 우연히 인연을 맺었다.

문재인 후보의 어떤 점이 그를 매료시킨 걸까. 문재인 후보의 매력이 무엇인지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 상황을 꿰뚫는 통찰력. 진정성 있는 눈빛과 정의감 등이죠. 그런 점을 보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 싶다, 내가 꼭 대통령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가 문워크를 시작한 계기가 하나 더 있다. "문재인, 박근혜조차 모르는 20대가 너무 많다"는 사실.

"문재인 후보, 박근혜 후보조차 모르는 20대가 너무 많아요. 그게 제가 이 일을 하는 이유 중 하나예요. 제 친구 중에도 '문재인이 누구냐, 박근혜는 또 누구냐'는 애들이 너무 많아요. 충격이었죠. 그때 그런 생각을 했죠. '이게 20대들의 현 주소구나. 지금 내 친구들이 그런데, 이들이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뀌겠구나.' 그걸 느꼈어요."

친구와 주변에서 문재인 후보를 좋아하는 사람을 모아 문워크를 만들었다.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고 싶어 사무실 대신 카페를 선택했다는 그답게 "권위적인 게 싫어서 일부러 대표는 두지 않았다"고 한다.

"저랑 같이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온 친구가 있는데 '팬클럽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를 했어요. 관심 있는 친구들을 주변에서 수소문해서 10명 정도로 시작했죠. 저를 비롯한 팀장들이 주도적으로 만들고, 회의를 통해 업무를 분담하고 있죠. 지금은 전국적으로 15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고, 온라인상으로는 700명 정도 활동하고 있어요."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 "돈 때문에 힘들다"

 문워크 카페에서 인터뷰 중인 서태경 기획팀장.
ⓒ 김경훈
문워크 회원모집은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제까지 '문워크 캠퍼스'라는 이름 하에 기수별로 대학생을 모집했다. 지난 10월 27일 현재 6기 110명 정도를 모집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20대가 18대 대통령을 만든다는 취지에서 '응답하라 2018'이라는 사업을 시작해 비대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문워크는 4개의 팀으로 구성돼 있다. 문애드(Moon-ad:홍보팀), 문레인(Moon-brain:정책팀), 문러너(Moon-runner:조직팀), 문씽크(Moon-think:기획팀)가 그것. 현재 각 팀마다 20명 정도 오프라인에서 활동하고 있다.

문워크는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된다. 회원들이 1만 원 이상 출자하고, 지인들에게 일부 후원을 받는 형태다. 돈 이야기가 나오자 서 팀장은 "돈 때문에 힘들다"는 푸념을 털어놓았다.

"돈 때문에 참 힘들어요. 어디서 지원 나오는 것도 아니고, 사비로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이런 구조예요."

서 팀장은 "이제까지는 선거법 때문에 투표 독려 이상의 활동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58조는 "선거운동"을 "당선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로 규정하고, 59조는 "선거운동은 선거기간 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까지에 한하여 할 수 있다"고 정했다. 18대 대선 선거기간 개시일이 11월 27일이니 그때까지는 제약이 많다는 게 서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스트레스 받는 젊은이들 격파 좀 하시라"는 의미로 대학로, 홍대 등에서 젊은이들이 모조 기왓장을 깨는 '격파투어'를 했다. 하지만 그때도 선거법 때문에 문재인 후보 이야기는 못 하고 투표독려 밖에 할 수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따라서 현재까지 문워크는 내부 교육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안철수 공약, 비현실적이다"

'문워크'의 앞날은 어떨까. 이들에게 변수가 하나 있으니 바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야권 단일화다. 조심스럽게 서 팀장에게 단일화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두 분이 힘을 합치면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야권 단일화는 당연히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후보가 본선 경쟁력이 높다"며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가 되고, 그 분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정치적 소신과 견해가 확실하고, 분명하죠. 메시지가 맑은 날처럼 확실해요. 구름 낀 하늘이 아니라 햇볕이 쨍쨍한 하늘인 거죠. 그런 부분에서 저희가 더 믿음을 가지고 갈 수 있는 거죠."

이어 안철수 후보를 두고는 "공약이 현실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안철수 후보의 정치쇄신안을 놓고 "일종의 포퓰리즘적인 공약"이라고 매섭게 비판했다.

"안철수 후보의 공약은 현실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는 거 같아요. 국회의원 수 200명으로 줄인다, 국고보조금을 폐지한다, 이런 것들은 일종의 포퓰리즘적인 공약들이 아닌가 싶어요. 별로 가능성 없는 것들을 내거는 걸 보면 앞으로의 국정 운영 과정에서 위험이 크다고 생각해요."

"20대, 제발 좀 알고 투표하자"

문워크 카페 한편에 전시된 보도자료와 관련기사.
 문워크 카페 한편에 전시된 보도자료와 관련기사.
ⓒ 김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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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출범 이후 문워크는 약 넉달을 달려왔다. 그동안 문워크 활동은 그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서 팀장은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고 회상했다.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서 뭔가를 함께 만들어나가고, 결실을 맺을 때 즐거워요. 문워크에 정말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있거든요. 미대 전공자도 있고, 공대생, 체육 하던 친구, 영양사, 직장인, 간호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어요."

어릴 때부터 축구만 했다는 최낙연(27)씨도 "많은 공부가 된다"며 끼어들었다.

지금까지는 내부활동에 주력했던 문워크지만, 이제 본격적인 외부활동도 시작할 계획이다. 서 팀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주변을 보면 대부분 이미지만 보고 투표하는 거 같아요. 저 사람 잘 생겼다, 깨끗할 거 같다. 하지만 저희는 20대 유권자라면 정책을 보고, 좀 알고 투표를 하자는 취지에서 정책 캠페인을 기획했어요. 대학 캠퍼스에 나가서 학생들에게 직접 세 후보의 정책 내용을 보여주고, 비교하는 거죠. 20대 유권자들이 제발 좀 알고 투표하라는 의미에서 등록금, 청년일자리, 청년복지 등 그들과 연관된 정책을 보여주고, 각자 판단하게 하는 거죠."

10월 29일부터 대선 전까지 정책 캠페인에 주력한다는 방침이지만, 자체적으로 정책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20대의 정치적 무관심은 서 팀장이 문워크 활동을 시작한 중요한 계기였지만, 그는 "문제는 20대가 아니라 20대가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없게 하는 사회적 구조"라고 말했다.

"열심히 활동하던 친구들이 '너무 가고 싶은데 아르바이트 때문에 (활동하러) 못 온다'고 했을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죠. 참 대한민국이 살기 힘든 구조구나. 20대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비판할 수만은 없죠. 20대가 스펙 쌓고, 취업하고 이런 거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니까요. 20대 여러분, 깨어나세요. 20대가 깨어나면 대한민국이 바뀝니다."

덧붙이는 글 | 김경훈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문워크,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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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15기 인턴기자. 2015.4~2018.9 금속노조 활동가. 2019.12~한겨레출판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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