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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3일 오후 3시 백화원초대소에서 열린 남북 정상 단독 회담 당시 (NLL 관련 문제의) 회담 내용이 녹음됐다. (북한) 통일전선부는 녹취된 (정상회담) 대화록이 비밀 합의 사항이라며 우리 측 비선 라인과 공유했다. 현재 (이 녹취록을) 통일부와 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다"

지난 8일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통일부 국감에서 한 이 발언은 열흘 넘겨 NLL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상회담록을 폐기했다"면서 "조선시대 왕들도 하지 못한 국정기록 파기설"이라고 주장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산군에 비유했습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19일 서울시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문재인 후보를 겨냥하여 "NLL을 포기했어야 된다는 말이냐. 나라를 지키는 데 원칙이 없는 세력은 절대 국민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 이런 사람들에게 과연 나라를 맡길 수 있느냐"며 문재인 후보가 국군통수권자로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발언 진실 여부는 회담록을 공개하면 밝혀집니다. 그런데 NLL이 '남북경계선'이 아니라는 사실은 새누리당 전신인 노태우 정권과 김영삼 정권도 인정했습니다.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 "해상 불가침 경계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고 적시했습니다. 협의한다는 것은 아직 NLL이 영토선이 아니라는 전제입니다.

특히 김영삼 정부 때인 1996년 7월 북한 경비정이 NLL 이남 5㎞ 지역까지 넘어오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북한 어선은 수시로 NLL를 넘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NLL 월선 문제를 두고 같은 달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방이 벌어집니다. 그런데 당시 이영호 국방장관은 아주 흥미로운 답변을 합니다.

"NLL은 우리가 어선의 월북을 막기 위해 임의로 설정한 한계선으로 북한에서 이를 넘어와도 정전협정과는 무관하다."

한 마디로 NLL은 영토선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당시 새정치국민회의와 이양호 장관 공방을 <조선일보>는 17일 <[해상북방한계선 파문] '합의된 선'없어 논란 무의미> 제목 기사에서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1996년 7월 19일 <조선일보>는 <[해상북방한계선 파문] '합의된 선'없어 논란 무의미> 제목 기사에서 "바다의 경우는 남-북간에 의견이 엇갈려 지금까지 정해진 경계선이 없다"고 보도했다.
 1996년 7월 19일 <조선일보>는 <[해상북방한계선 파문] '합의된 선'없어 논란 무의미> 제목 기사에서 "바다의 경우는 남-북간에 의견이 엇갈려 지금까지 정해진 경계선이 없다"고 보도했다.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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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해당 기사에서 "지난 16일 오후 국회 본회의 답변시 일어난 국방장관 발언 파문은 당초 해상의 북방한계선(Northern Limit Line:NLL)의 의미를 둘러싼 오해에서 시작됐다"면서 "이날 국민회의 의원이 '4.11 총선 전 북한군의 DMZ 침범사건 때와 달리 총선후 북한함정의 서해상 도발에 대해 우리 대응이 왜 소극적이었느냐'는 등의 질문에 대해 이장관이 '대응은 확실히했다', '다만 북방한계선은 어선 보호를 위해 우리가 그어놓은 것으로 정전협정위반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즉, NLL은 어순 보호를 위해 우리가 그어놓은 선으로 북한어선이 넘어와도 정전협정이 아니라고 새누리당 전신인 김영삼 정부 때 국방장관이 국회에서 답변한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이양호 전 장관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해야 합니다.

이 장관 답변에 대해 "이에 대해 일부 의원들이 '그렇다면 침범해도 문제가 아니냐'라며 추궁성 질문을 계속 하자, 다소 격앙된 이 장관이 '북한이 NLL을 넘어온다 하더라도 상관하지 않겠다'는 실수성 답변을 함에 따라 파장이 증폭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만약 김대중-노무현 정부 국방장관이 이런 말을 했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까요? 바로 대통령 탄핵운운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점은 <조선일보>의 NLL에 대한 생각입니다.

해상의 북방한계선(NLL)은 지상의 군사분계선(Military Demarcation Line:MDL)과 개념상으로나 법적으로나 의미가 다르다. 휴전선으로도 불리는 군사분계선은 1953년 7월27일 남-북간에 정전협정 이 체결될 때 규정된 남북간의 지상경계선을 말한다. 때문에 서로간에 상대방 지역을 침범하면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다. 그러나 바다의 경우는 남-북간에 의견이 엇갈려 지금까지 정해진 경계선이 없다.

한 마디로 NLL은 젇해진 경계선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1996년 7월 <조선일보>는 NLL을 침범해도 정전협정이 아니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어진 <조선> 기사는 이를 확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다의 경우는 남-북간에 의견이 엇갈려 지금까지 정해진 경계선이 없다"면서 "바다에 말뚝을 표시할 수도 없는 입장으로 각기 양측에서 관행적으로 인정해온 수역을 경계로 교통을 통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서해상의 북방한계선은 휴전 한달이 지난 1953년 8월30일 사측이 최접경수역인 백령도 연평도 등 6개 도서군과 이를 마주하는 북한측 지역과의 중간지점 해상에 임의로 설정한 것"이라며 "때문에 서로간의 수역을 침범했을 경우 정전협정 위반사항이나 국제법상으로 제소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고 했습니다. NLL이 법적으로 경계선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 것입니다.

<조선>은 "무력충돌을 우려해 양측이 '힘의균형'을 통해 자제하고 있을 뿐이다. 이 점에서 이 국방장관이 'NLL침범이 정전협정 위반사항은 아니다'라는 답변은 맞는 것"이라며 거듭 NLL은 정전협정과 관련 없음을 지적했습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NLL발언과 문재인 후보에게 책임을 덮어씌우기 전에 1996년 7월 <조선일보>가 "바다의 경우는 남-북간에 의견이 엇갈려 지금까지 정해진 경계선이 없다"면서 "'NLL 침범이 정전협정 위반사항은 아니다'"고 강변한 이양호 국방장관 발언과 이 발언에 동의한 것부터 따져 묻는 것이 순서입니다.

하지만  NLL에 대한 이 전 장관과 1996년 7월 <조선일보> 입장이 맞습니다. 그러므로 더 이상 NLL 논란은 접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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