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랑사또전>의 한 장면

<아랑사또전>의 한 장면 ⓒ MBC


귀신을 보는 까칠한 도령과 왜 죽었는지조차 모르는 기억실조증에 걸린 처녀귀신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아심차게 시작했던 MBC 수목드라마 <아랑사또전>이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극전개로 '용두사미가 됐다'는 혹평속에 막을 내렸다.

<아랑사또전>은 <화상의 커플>, <내 마음이 들리니>의 김상호PD와 <별순검> 정윤정 작가의 조합만으로도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군 제대후 복귀한 이준기와 CF스타 신민아가 주연을 맡아 하반기 MBC 최대 기대작으로 주목을 받았다.

물론 극 초반 로맨스를 코믹하게 풀어내다 중반부터 미스터리로 돌변해 또 다른 재미를 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지상과 천상을 넘나드는 이야기는 그동안 드라마에서 보지 못했던 소재로 참신했고, 적재적소에 활용된 CG는 극의 재미를 살리는데 한 몫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며 극의 전개속도는 느려져 지루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매회  남발되는 의문은 피로감을 느끼게 했다. 게다가 지상과 천상을 오가는 장면은 극의 흐름이 툭툭 끊기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극의 큰 줄기중 하나인 아랑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무언가 큰 비밀이 있는 것 같더니만 "아랑을 죽음으로 내몬 것은 아랑 자신이었다"라는 결론으로 시청자들을 허탈하게 했다. 또 극을 풀어가는 중심인물인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은 모든 비밀 대사로 설명해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렸다.

그럼에도 <아랑사또전>이 10%대의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배우들의 열연 때문이었다. 이준기와 신민아를 비롯해 연우진·권오중·황보라·강문영 등 주·조연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이들의 연기는 훌륭했다. 또 윤도현·정보석·이성민 등의 카메오는 배우들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어 좋았지만 그렇기에 더 아쉬웠다.

분명 소재는 참신했고 출발도 좋았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좋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했기 때문일까? 지나친 욕심에 하나도 제대로 매끄럽게 끝내지 못하고 서둘러 마무리해 마치 일을 보고 밑을 닦지 못한 느낌이다. 결국 <아랑사또전>은 호랑이를 그리는 줄 알았는데 결국 그린 것은 고양이를 그린 꼴이 됐고, 때문에 미련만 가득 남은 드라마가 됐다.

아랑사또전 이준기 신민아 연우진 MBC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