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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운송 도중 집단폐사한 이구아나 464마리
 2008년 운송 도중 집단폐사한 이구아나 464마리
ⓒ 장하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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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산하 지역 환경청의 국제적멸종위기(사이티스, CITES)종 관리실태 점검주기가 지역별로 제각각이고, 내용도 개체 수 파악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실한 보호·관리 탓에 지난 4년간 숨진 CITES종(연구 목적용 제외)만 3092마리에 달했다.

한국은 지난 1993년 7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에 가입했다. 2005년부터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시행했다. 이 법 시행령에 따라 정부는 CITES종 생존이 위협받거나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할 경우 관리실태를 점검할 수 있다.

하지만 의무조항이 아닌데다 명확한 관리 기준이 없다보니 정부의 CITES종 관리는 매우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이 환경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환경청 6곳의 관리실태점검 실시 주기부터 천차만별이었다. 한강·영산강유역환경청과 대구지방환경청은 2008년 이후 매년 두 차례씩 CITES종 관리실태를 점검했다. 반면 금강유역환경청의 실시 횟수는 2008년 2회, 2011년 1회, 2012년 1회로 일정하지 않았다. 낙동강유역환경청 또한 2008년 1회, 2011년 1회 실시했을 뿐이었다. 원주지방환경청은 같은 기간 동안 아예 실태조사를 하지 않았다.

점검 내용 역시 개체 수, 수입 목적 외 사용 여부, 용도 변경 및 양도·폐사 신고 여부, 보관·보호시설의 적정관리 여부 등 형식적이었다. CITES종의 건강이나 질병 여부를 점검하는 내용은 없었다.

환경청마다 점검 주기 제각각, 내용은 부실... "보호관리체계 필요"

2008년 8월 어린이대공원에서 여과장치에 빨려 들어가 익사한 새끼 남아메리카 물개.
 2008년 8월 어린이대공원에서 여과장치에 빨려 들어가 익사한 새끼 남아메리카 물개.
ⓒ 장하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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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2008년 이후 질병, 관리 소홀 등으로 숨진 CITES종이 3092마리였다. 이 가운데 운송 중 폐사한 것만 1337마리로 전체 43%에 육박했다. 2008년에는 서울 신림남부직판장이 관리하던 이구아나 463마리가, 2009년에는 경기도 민물고기연구소의 중국철갑상어 790마리가 운송 도중 죽었다.

2008년 8월 어린이대공원에서는 CITES종인 남아메리카 물개가 여과장치에 빨려 들어가 익사하기도 했다. 대공원 측이 새끼물개임에도 제대로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비슷하게 산소공급·온도조절기구 고장 등 관리자 과실로 숨진 CITES종은 2008년~2012년 현재 366마리다. 탈출 포획으로 폐사한 것도 7마리였다.

장하나 의원은 10일 보도자료에서 "환경청이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인 동물들을 들여와 건강상태를 점검하지 않는 것은 CITES종 보호를 방관하는 일"이라며 "제각각인 점검주기를 통일하고, 의무화해야 하며 CITES종에 대한 보호관리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각 환경청의 CITES종 담당자가 1명뿐인 점도 지적하며 관리인력 확충을 주장했다.


태그:#멸종위기종, #장하나, #환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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