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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ourStart이 온라인에서 진행 중인 ‘파키스탄의 의류공장을 안전하게!’ 캠페인.
 LabourStart이 온라인에서 진행 중인 ‘파키스탄의 의류공장을 안전하게!’ 캠페인.
ⓒ Labour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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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버스타트(LabourStart)'가 300명 이상의 노동자가 사망한 파키스탄의 화재참사 관련, 온라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레이버스타트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노동운동과 노동조합의 캠페인 등을 온라인 뉴스로 제공하는 비영리 웹사이트이다.

지난 9월 11일 파키스탄 카라치에 있는 의류공장 '알리(Ali)'에서 화재가 나 289명 이상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또 다른 지역 라호르의 신발공장에서도 불이나 25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이들 공장에는 기본적인 화재대비 안전시설이나 비상구가 부족했다고 한다. 특히, 의류공장 알리에서 사망한 대다수의 노동자는 공장건물에 갇혀 질식사 했는데, 이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나 근거가 없어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파키스탄의 참사를 보도한 국내 언론은 두 군데 정도에 불과하다. 영국 BBC를 인용한 <한국일보>는 "카라치의 의류공장이 인체에 해로운 염색약을 다량으로 사용해 노동자 상당수가 질식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데일리 타임즈>를 인용한 <한겨레>는 "의류공장 공장주는 옷을 도둑맞거나 노동자들이 근무시간 중에 몰래 빠져나갈 것을 염려해 출구를 폐쇄한 것으로 보이고, 공장에는 옷과 천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으나 통풍구가 하나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국제산업노조(IndustriALL Global Union)는 파키스탄 노조와 함께 파키스탄 정부에게 산재사망노동자 유족과 재해를 입은 노동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그들이 받는 월급도 계속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더불어 해당 사업주를 산재사망 살인 혐의로 체포·기소하고,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는 데 실패한 노동부와 관련 기관에 대해서도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레이버스타트는 노동조합의 요구를 파키스탄 총리에게 보내, 화재로 산재사망하고 다친 노동자를 지지, 지원하는 '파키스탄의 의류공장을 안전하게!' 캠페인을 온라인에서 펼치는 중이다(캠페인 바로가기).

2012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2012 4·28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 시민문화제'. 추모문화제는 노조, 안전보건·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준비했다.
 2012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2012 4·28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 시민문화제'. 추모문화제는 노조, 안전보건·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준비했다.
ⓒ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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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4월, 미국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바트 심슨 인형을 생산하는 태국의 케이더라는 공장에서 불이 나 188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이중 174명은 여성노동자였다. 케이더 역시 노동자가 인형을 훔쳐가는 것을 방지한다며 공장 문을 밖에서 잠갔기 때문에 인명피해가 커졌다. 1996년 4월 28일, 국제자유노련의 각국 노조 대표자들은 당시 사망한 노동자를 추모하고 산재사망의 심각성을 알리자는 뜻에서 처음 촛불을 들었다. 우리나라 노동계도 2005년부터 4·28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 행사를 치르고 있다.

파키스탄 카라치 의류공장 화재로 일어난 289명 노동자의 산재사망은 태국 케이더 공장의 참사를 앞지른 최악의 산업재해로 기록될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경복궁 현대미술관 화재(8월 13일)로 4명의 노동자가 사망했고 9월10일에는 전북 정읍 LS그룹 계열사 캐스코에서 용광로 쇳물에 2명의 청년노동자가 사망했다. 두 산재사망 모두 안전보건 관리와 점검 없이 생산에만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노동자들의 산재사망이 남의 일 같지 않은 이유다.

레이버스타트 '파키스탄의 의류공장을 안전하게!' 온라인 캠페인 내용 전문
Over 300 workers were killed in devastating factory fires on 11 September at a garment factory in Karachi and a shoe factory in Lahore, Pakistan.
9월11일 파키스탄 카라치에 있는 의류공장과 라호르 지역의 신발공장에서 화재가 발생, 300명 이상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Various reports indicate that workers could not escape the fire because the factory buildings lacked basic fire safety standards and emergency exits.
관련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공장 건물은 기본적으로 화재에 대비한 안전 기준과 비상구가 부족해 노동자들은 불이 난 공장에서 탈출할 수가 없었다. 

The fire at Ali Enterprises, the garment factory located in Hub river road, Sindh Industrial Trading Estate (SITE) in Karachi killed more than 289 workers. Many of them died of suffocation as they were trapped in the basement. A large number of workers suffered grievous injuries as they jumped from the building to safety.
카라치 Sindh 산업공단에 있는 의류공장 'Ali(알리)'에서 일어난 화재로 289명 이상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사망 노동자 중 많은 이들이 건물 지하층에 갇혀 질식사했다. 또, 많은 이들이 공장 건물에서 벗어나려고 뛰어 내리다 심한 부상을 입었다.

It is reported that the factory was illegally established and identifying the dead is extremely difficult as the workers were not registered with government authorities nor received written contracts.
의류공장 알리는 법적 요인을 갖추지 않은 채 지어졌고, 노동자들이 정부 기관에 등록되지 않거나 서면계약을 맺지 않아 사망한 노동자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한다.

In another fire accident at the four-story shoe manufacturing unit at Lahore about 25 workers were killed.
한편, 파키스단 라호르 지역의 4층짜리 신발 생산 공장에서도 화재가 일어나 25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IndustriALL Global Union joins with unions in Pakistan to demand the government pay compensation of five million rupees (53,000 USD) to the families of the workers who were killed, and two million rupees (21,000 USD) to injured workers and that the workers continue to receive their salary.
국제산업노조(IndustriALL Global Union)는 파키스탄 노동조합과 연대해 사망한 노동자의 유족에게는 5백만 루피(5만3천달러, 한화 약 6천만원)를, 재해를 당한 노동자에게는 2백만 루피(2만1천달러, 한화 약 2천4백만원)를 보상하고 그들이 받던 급여도 계속해서 지급할 것을 파키스탄 정부에게 요구했다.

Unions are also demanding the government arrest the employer and charge him with murder and take action against the labour department and government authorities that failed to ensure the safety and health of these workers.
노동조합은 또 정부에게 해당 사업주를 산재사망 살인 혐의로 체포 · 기소하고,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는 데 실패한 노동부와 관련 기관에 대해서도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Send your message in support of these demands to the Pakistan Prime Minister today.
파키스탄 총리에게 위의 요구들을 전해 화재로 사망하고 다친 노동자를 지지해주세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일과건강>에도 송고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파키스탄, #의류공장 화재, #300명 사망, #산재사망, #일과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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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通於不仁 臣通於不忠 則可以王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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