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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지난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WCH)를 치르고 난 뒤 발생한 잉여금 510억 원의 사용을 두고 비판을 사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6월 시민사회, 시의회,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포스트 2011 및 육상진흥 사업, 기타 체육진흥 사업 등에 잉여금을 활용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대구시가 이 잉여금을 추경예산으로 전환해 엉뚱한 곳에 사용하려고 하자 일각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5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대구시의회 제209회 임시회에서 제1차 추경 예산 편성 승인을 요청하면서, 잉여금의 대부분을 대구시가 직접 사용하겠다는 내용을 집어넣었다. 대구시가 올해 추경 편성을 통해 사용하겠다는 금액은 전체 잉여금 510억 원 중 육상진흥센터 추가사업비 93억 원, 대구FC 지원 30억 원, 체육진흥기금 편성 152억 원 등이다.

대구시는 더욱이 2014년 건립 예정인 대구야구장 진입도로 건설비 190억 원을 잉여금으로 사용하겠다며 올해 추경에 30억 원을 우선 배정한 뒤, 내년 본 예산에 150억 원을 배정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외에도 육상기념간 설치 15억 원과 대구문화재단 적립기금 30억 원을 2013회계연도 예산에 반영해 잉여금 전액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육상 분야 지원에 쓰겠다던 잉여금, 야구장 건립에 쓰인다?

대구시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잔여재산을 추가경정예산으로 삽입해 도로건설에 사용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대구시의회에서 반대의 목소히흫 내자 슬그머니 여론조사를 한 자료를 내밀어 더우 비난을 받았다.
 대구시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잔여재산을 추가경정예산으로 삽입해 도로건설에 사용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대구시의회에서 반대의 목소히흫 내자 슬그머니 여론조사를 한 자료를 내밀어 더우 비난을 받았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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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지난 8월 3일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위원장 이재녕)에 '2011 WCH 잔여재산 활용계획(안)'을 보고하면서 "잉여금 항목에 대해 이미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잔여재산을 대구시로 귀속시키는 방안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재녕 위원장이 "시민들의 여론을 확인하지도 않고, 대구시가 일방적으로 잉여금을 쓰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히자 대구시는 지난 8월 20일부터 27일까지 대구시민 6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시행했다.

대구시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잉여금 사용처를 미리 정한 뒤 질문을 하고, 원하는 답을 얻는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또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도 않았다. 대구시가 시민들에게 제시한 선택지는 ▲ 체육진흥기금 적립 ▲ 2011대구세계육상도로(가칭) 개설 ▲ 대구시민프로축구단(대구FC) 재정 지원 ▲ 육상진흥센터 추가사업비 활용 ▲ 대구시 문화재단 기금 적립 ▲ 2011대회 육상기념관 설치 ▲ 2011대회 마라톤코스 명소화 사업 등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구시가 시행한 여론조사는 결국 잉여금 사용에 대한 명분쌓기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배정한 예산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취지와는 전혀 관계없는 대구야구장 진입도로 건설에 190억 원, 대구FC 프로축구단 지원에 30억 원, 대구문화재단 기금 적립에 30억 원을 사용하겠다는 것도 잉여금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구야구장 진입도로 건설비를 '201대구세계육상로'란 이름을 붙인 채 잉여금을 집행하겠다는 계획은 전형적인 눈속임 행정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대구시는 체육진흥기금으로 152억 원을 적립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기금이 육상발전을 위해 쓰이는 것이 아니라 육상 외 다른 스포츠 종목에 대해서도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체육진흥기금이 현재 370억 원 정도 있는데 여기에 152억 원을 더 보태면, 이자 수익이 연 25억 원 정도 생기므로 다양한 스포츠 육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510억 원을 푼돈으로 만들지 말라"

이에 대해 일부 시의원들이 대구시를 강력히 성토하고 나섰다. 사용처를 두고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해놓고서는 일방적으로 예산을 배정한 뒤, 이를 통과시켜달라는 것은 시의회는 물론 대구시민을 무시하는 태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도로건설에 들어갈 재원을 육상경기대회 잉여금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지적이다.

대구시의회 이재녕 문화복지위원장은 "국비와 시비를 수입으로 잡는 방식으로 계상한 잉여금의 명칭을 불용금으로 바꿔야 한다"며 "대구시는 잉여금을 시의 호주머니 안에 넣지 말고, 대구시민들과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기념하는 사업에 투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구시의 계획안은 지난 18일 대구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에서 원안대로 통과됐다. 예결위 오철환 위원장은 "대구시 재정이 많이 힘들지만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잔여재산 활용사업(315억 원) 등이 세출 예산으로 편성되면서 전반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추경 규모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구시의회 예결위를 통과한 대구시의 계획안은 20일 열리는 대구시의회 본회의에 상정돼 승인 여부가 논의될 예정이다.


태그:#대구세게육상선수권대회, #잉여금,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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