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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와 다식
 차와 다식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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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구(茶道具) 연구가,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티웰 펴냄)의 저자인 박홍관은 차를 애호하고 있는 대한민국 다도인 160명에게 5문항을 설문으로 물었습니다.

- 차를 마시는 이유는?
- 최근 즐겨 마시는 차와 그 이유는?
- 5년 전에는 어떤 차를 즐겼는가?
- 평소 어떤 다식을 즐기는가?
- 인상 싶었던 다식은?

저자는 먼저 여기서 말하는 차(茶)를 '차나무 잎을 따서 가공하여 그것을 우려낸 음료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설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20대에서 70대까지의 성인으로 최소 5년 이내부터 40년 이상 차를 마시고 있는 차 애호가, 돈을 주고 차를 사서 마시는 사람들입니다. 

이 설문조사의 표본집단은 160명의 성인남녀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차를 마시는 사람들을 대표한다. 이들이 차를 마시는 사람들을 대표한다는 말은 이들이 단순히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아니라, 차를 돈을 주고 사서 마시며 일정한 차에 대한 기호가 확실하게 확립되어 있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이다. 즉, 차문화가 정립되어 있으며, 생활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여가나 취미로 차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다. -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 376쪽

21세기 대한민국 차문화 조명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

글·사진 박홍관, 티웰 출판의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는 다도인 160명에게 묻고 160명으로부터 얻은 답을 정리하고 분석해 21세기 대한민국의 차문화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을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 표지
 <한국인을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 표지
ⓒ 티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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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마시는 이유는?'이란 물음에 대해 전북 익산에 거주하며 차를 마셔온 기간이 12년인 이은정(1963년생)씨는 '느림을 통해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다(76쪽)'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느림을 통해 가질 수 있는 성향의 슬로비스 차인이다. 스스로 남을 지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채득하며 학문적으로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기에 차 자체의 세밀한 내용보다는 그 문화와 현상을 좋아한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며 차를 마셔온 기간이 16년인 김정순(1956년생)씨는 차를 마시는 이유를 묻는 설문에 '언젠가 친구와 같이 눈물차라고 하여 진하게 우려 찻잔에 한 방울을 넣고 마셨다, 작은 양의 차에서 나오는 깊은 향과 맛은 녹차를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그때 커피의 에스프레스와 같은 진한 차의 세계로 안내하는 계기가 되었다(156쪽)'고 답하고 있습니다.

다인 160명에게 묻고 답 듣다

'차를 마시는 이유'를 묻는 설문에 160명의 답은 짧게는 한 줄, 길게는 한 쪽이 넘는 등 다양합니다. 담백하게 '그저 좋아서'라고 한 답도 있고, 다섯 가지 맛을 낸다는 오미자만큼이나 사연과 인연이 구구절절한 답으로 차를 마시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차를 마시는 이유뿐 아니라 나머지 4가지 설문에 160명이 답한 내용을 일일이 싣고, 이들이 답한 사항을 결과로 정리하고 분석해서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표본 집단의 평균 연령은 53세이고, 평균적으로 차를 즐긴 기간은 약 22.6년이 되었으며, 하루 평균 차를 마시는 양은 1.7리터(그램으로 표시한 사람은 10.2그램)로 분석되었습니다.

설문 결과로 이들이 차를 접하게 된 계기는 '사찰에서 차를 마신 경험'이 23%로 가장 많았으며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차는 녹차, 보이차, 반발효차인 무이암차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연잎차를 거름망으로 거르고 있습니다.
 연잎차를 거름망으로 거르고 있습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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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는 설문으로부터 얻은 결과를 성별, 거주지, 혈액형, 연령, 연령별 차를 마신 평균기간, 차를 접하게 된 계기, 선호하는 차, 다식의 유무 등을 정리하고 분석해 일목요연하게 표로 보여주고 있어 21세기 대한민국의 차문화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조명하고 있습니다.

애호가들의 동호인 앨범으로 착각하게 해

저자는 결론에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프로젝트'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설문에 답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인물사진이 실렸고, 글·사진이 박홍관으로 되어있음으로 봐 저자는 응답자들을 찾아 전국방방곡곡을 직접 두 발로 누볐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각자의 일상이 있는 160명을 직접 만나기 위해 일일이 찾아다녔을 거리, 만나기까지의 과정, 투자한 시간 자체가 열정이며 집념임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한 페이지씩을 꽉 채우고 있는 160명의 인물사진(인물사진이 아닌 몇 명의 경우 풍경사진)은 책의 의미를 차를 애호하고 있는 '차동호인들의 앨범'쯤으로 인식하게 하거나 평가절하 하게하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하게 합니다.

'석우생각'에서 차향과 저자의 차 철학 읽을 수 있어

저자는 '책을 펴내며'를 통해 이 책을 발간하게 된 동기와 의의, 설문 대상을 160명으로 설정하게 된 배경들을 소상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중국 차 전문가(차학과 교수, 차박물관 근무자, 보이차 공장 품질관리사, 보이차 생산 공장장 등) 차인 12명에게도 한국인들과 똑같이 5가지를 설문해 이에 답한 내용을 부록으로 싣고 있어 차 종주국인 중국인들의 차문화를 간접적으로 나마 어림해 볼 수 있습니다.

 제철에 나는 꽃 한송이 동동 띄워 마시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철에 나는 꽃 한송이 동동 띄워 마시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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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그릇이 있다. 그 얼굴만 보아서는 모르는 그릇이다. 그릇이 넓고 클수록 사람들을 담아낼 수 있다. 자신을 위한 음용이 시작이라면 다른 이들과 함께 하는 찻자리는 그만큼의 공덕이다. 차의 종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차 한잔하고 가시오'라는 말은 차와 잔이 남아서가 아니다. -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328쪽

서울에 거주하며 차를 마셔온 기간이 25년인 안시은(1974년생)씨가 설문에 답한 내용을 정리한 부분에 쪽지 글처럼 들어가 있는 '석우생각'입니다.

160명 한 사람 한 사람이 답한 내용마다 '석우생각'이 요점정리를 한 듯 들어가 있습니다. '석우'는 저자의 호이며, 석우의 생각은 저자가 일일이 만난 응답자에 대한 소감일 수도 있고 생각으로 전하고 싶은 철학일지도 모르기에 '석우생각'이야 말로 차도구 연구가인 저자가 <한국인을 어떻게 차를 마시는가>통해 풍미하거나 조명하고 싶은 차향이거나 다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차 한잔하고 가시오'라는 말은 차와 잔이 남아서가 아니다"라고 한 저자의 말을 빌려 '이 책 한 번 읽어 보시오'라는 말을 남기고 싶은 건 시간이 남고 심심해서가 아니라 160명이 애호하는 차향과 맛을 한 권의 책, <한국인을 어떻게 차를 마시는가>를 통해 넘치지 않는 차향으로 만끽할 수 있음이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덧붙이는 글 | <한국인을 어떻게 차를 마시는가>┃지은이 박홍관┃펴낸곳 티웰┃2012.08.20┃값 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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