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975년 4월 8일 오전 대법정에서 개정된 민청학련 인혁당 관련사건 피고들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상고심 선고공판.
 1975년 4월 8일 오전 대법정에서 개정된 민청학련 인혁당 관련사건 피고들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상고심 선고공판.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형당한 희생자 유가족들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 사법부를 부정하고 사법살인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만행이며, 고통의 세월을 살아온 유가족들에 대한 모독"이라는 입장을 12일 냈다.

지난 10일 박근혜 후보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느냐, 앞으로의 판단에 맡겨야 되지 않겠느냐"라고 해 역사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법부는 지난 2007년 재심을 통해 인혁당 재건위 사건 희생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에 낸 성명에서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사형수 여덟 가족과 관련자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괴한 논리를 앞세워 책임을 회피하고,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박근혜 후보의 망언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1일 국회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본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11일 국회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본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이들은 또한 "최근에 박근혜 후보가 대통합을 운운하며 우리 인혁당 유족을 만나려 한다는 말이 언론을 통해 회자되었을 때에도 박근혜 후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를 할 것이라고는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유가족들은 "그런데 또 다시 대한민국의 사법부를 부정하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발언을 되풀이 하고 있다, '딸로서 사과를 드린다'고 했던 말들이 얼마나 진정성이 없었던 것인가를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며 "이는 대한민국 사법부를 부정하고 사법살인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만행이며, 고통의 세월을 살아온 유가족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다 난처해지니 말을 바꾸고 변명을 하는 모습, 이것이 박근혜 후보의 본질"이라며 "유신의 퍼스트레이디, 박근혜는 독재자의 딸일 뿐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박근혜 후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다음은 유가족들이 낸 성명 전문이다.

인혁당재건위사건 사법살인 부정하는 박근혜 후보를 규탄한다.

-. 인혁당재건위사건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사형수 여덟 가족과 관련자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괴한 논리를 앞세워 책임을 회피하고,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박근혜 후보의 망언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 최근에 박근혜 후보가 대통합 운운하며 우리 인혁당 유족을 만나려 한다는 말이 언론을 통해 회자되었을 때에도 박근혜 후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를 할 것이라고는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 그런데, 또다시 두 개의 판결 운운하며 역사와 사법부를 일시에 부정하고, 사실 관계도 왜곡한 채 말을 바꾸며 아전인수격 행태를 반복하고 있는 것에 우리 유가족 관련자들은 분노한다.

-. 두 가지 판결이 존재한다는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2007년 1월 재심법원에서 인혁당재건위 사건은 고문 조작되었다고 판결하자 "지난번에도 법에 따라 한 것이고, 이번에도 법에 따라 한 것인데 그러면 법 중 하나는 잘못된 것이고 이는 역사와 국민이 평가할 것이다"라며 사법부의 판결을 일축하는 오만한 행태를 보였다.

-. 그런데 또 다시 대한민국의 사법부를 부정하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발언을 되풀이 하고 있다. 이는 그간 박근혜 후보가 수차례 "그 당시에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 대해선 딸로서 사과를 드린다"고 했던 말들이 얼마나 진정성이 없었던 것인가를 스스로 입증한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사법부를 부정하고 사법살인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만행이며, 고통의 세월을 살아온 유가족들에 대한 모독이다.

-. 두 개의 판결이 있는 것이 아니라, 75년 사형판결이 33년 만에 '재심'으로 무죄 판결이 난 것이다. 그러므로 인혁당 판결은 '하나의 판결, 무죄 판결'이 있을 뿐이다. 인혁당은 무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남편과 아버지의 생명을 되살릴 수 없다. 이는 박정희 시대 희생된 많은 사건들도 마찬가지다.

-.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다 난처해지니 말을 바꾸고 변명을 하는 모습, 이것이 박근혜 후보의 본질이다. 유신의 퍼스트레이디, 박근혜는 독재자의 딸일 뿐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격이 없다.

<유가족의 요구사항>
- 사법부 판결을 짓밟는 박근혜후보는 그 이유를 해명하라!
- 박근혜 후보가 주장하는 역사적 평가가 무엇인지 박근혜후보는 구체적으로 밝혀라!
-. 세계법학자협회까지 나선 정한 '사법사상 암흑의 날'을 부정하는 박근혜후보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라!

2012년 9월 12일
인혁당재건위 사건 사형수 유족들과 징역형을 받은 관련자 일동


태그:#인혁당, #박근혜, #대선 후보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2,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