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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대선을 100일 앞두고 도하 각 언론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여론조사결과를 일제히 발표했다. 특히 서울지역 언론들이 내놓은 다수의 여론조사결과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1위를 달렸다는 소식뿐이다. 대부분 여론조사전문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1대 1대결은 물론 아직 확정되지 않은 야당(야권) 후보들과의 다자간 대결구도에서도 앞선 것으로 보도됐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영상과 지면에서 박 후보는 큼지막하게 부각됐다. 'D-100일'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아직 후보조차 확정짓지 못한 야당의원들과 야권후보 지지자들은 D-100일이 무척 고통스럽고 답답했을 것이다.

서울 언론들과 여론조사전문기관들이 일제히 품어낸 여론조사결과만을 놓고 보면 '밴드왜건 효과'(선거에 무관심하거나, 지지하는 후보가 없는 유권자들이 대세에 편승하게 되는 현상)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이대로 대세가 굳혀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와 의구심을 들게 할 정도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라도 하듯 지역언론들이 이와는 다른 여론조사결과와 판세분석을 내놓아 주목을 끈다.  

특히 호남지역 언론들은 정 반대의 여론조사결과를 영상과 지면에 장식해 서울언론들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부산경남지역 언론들은 인근 대구경북지역과는 달리 향후 야권의 단일화와 20·30대 등 젊은 유권자들의 향방에 따라 많은 정치적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런가 하면 충청지역에선 캐스팅보트 역할론이 또 다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광주전라] 안철수·문재인, 박근혜보다 월등히 앞서... 타 지역과 '대조'

<전북도민일보>가 11일자 1면에 내보낸 여론조사보도.(인터넷신문 캡쳐화면)
 <전북도민일보>가 11일자 1면에 내보낸 여론조사보도.(인터넷신문 캡쳐화면)
ⓒ 전북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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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언론들의 여론조사결과와는 전혀 딴판의 그림이 그려졌다. 마치 외딴 섬 같다. 대선과 총선이 끝나면 어김없이 재연됐던 고립된 정치 풍향도가 이번 대선에서도 나타날 것임을 미리 예고라도 하려는 듯, '박근혜 대세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이 지역 언론들은 야당 우위의 판세를 일제히 점쳤다. 지난 6월과 7월에 이어 D-100일을 맞은 여론조사결과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났다.

전주MBC와 <전북도민일보>는 대선 D-100일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주)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한 '전북지역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11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번 여론조사결과, 전북도민들은 대선후보로 확정됐거나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 중에서 차기 대통령감으로 가장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안철수 원장(31.6%)을 꼽았다. 이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후보(21.7%),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14.1%) 순으로 조사됐다.

또 대선 가상대결 구도에서는 안 원장(67.1%)이 박 후보(18.2%)보다 3배나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야권 후보로 문재인 후보가 나서도 문 후보(64.9%)가 박 후보(18.8%)를 크게 앞지를 것으로 나타났다. 안 원장을 포함한 야권 단일 후보로 적합한 인물에 대해선 안 원장이 44.5%로 문재인 후보(28.3%)를 약 16%p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손학규 후보(7.3%), 김두관 후보(2.9%), 정세균 후보(1.5%) 등이 뒤를 이었다.

<광주일보> 6월 18일자 1면.
 <광주일보> 6월 18일자 1면.
ⓒ 광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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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원장은 20대 이하(52.8%) 및 학생(57.2%) 계층에서 높았고, 문 후보는 40대(41.7%)와 화이트칼라(38.8%) 계층에서 상대적 우위를 보였다. 이는 전북도내 거주 19세 이상 성인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일 하루 동안 임의전화번호 걸기(RDD)에 의한 전화면접조사(CATI) 방식으로 조사됐다.

이에 앞서 지난 6월과 7월 <광주일보>와 <전남일보>가 실시한 광주전남지역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었다. <광주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6월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 동안 광주·전남지역 1000명(광주·전남 각 500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범야권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결과, 안철수 원장은 31.7%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25.3%), 손학규 민주통합당 고문(14.6%)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등 여야 대선주자군에 대한 지지율 조사에서는 안 원장이 33.3%로 선두를 달렸으며 문재인 후보가 21.1%로 뒤를 이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13.6%로 3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이 여론조사는 성별·연령별·지역별 유권자수 비례 무작위 추출을 통한 ARS-RDD(Random Digit Dialing)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p였다.

<전남일보> 7월 19일자 1면.
 <전남일보> 7월 19일자 1면.
ⓒ 전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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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남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공공데이터센터에 의뢰해 지난 7월 12일부터 15일까지 4일 동안 광주전남 시·도민(광주 1000명, 전남 1000명)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대선 지지후보 조사에서는 안철수 원장이 27.1%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가운데 문재인 후보는 23.7%로 2위, 박근혜 의원은 13.7%로 3위를 차지했다. 이 여론조사는 98%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2.19%p였다.

[부산경남] "안철수 원장 출마할 것" 62.7%...20·30대 높은 지지율 '주목'

<부산일보>가 10일 내보낸 여론조사결과.(인터넷신문 캡쳐화면)
 <부산일보>가 10일 내보낸 여론조사결과.(인터넷신문 캡쳐화면)
ⓒ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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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지역도 미세하지만 '박근혜 대세론'에 균열조짐이 보이고 있다. 심상치 않은 기류들이 각종 여론조사결과에서 묻어난다. 젊은층과 안철수 효과(단일화)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산일보>가 창간 66주년을 맞아 동의대 선거정치연구소와 공동으로 지난달 27일부터 6일간 부산지역 교수와 기업인, 법조인 등 총 3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8대 대선 예측 여론주도층 전문가 설문조사'결과에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대선 승리 가능성 및 지지여부와 관계없이 묻는 대통령 적합 인물로 박근혜 후보가 32.2%를 차지했고, 문재인 후보가 26.5%로 바짝 뒤를 쫒았다. 안철수 원장은 18.1%로 뒤를 이었다. 또한 부산지역 여론주도층인 오피니언 리더들은 현재 경선이 진행 중인 민주당의 대선후보로는 문재인 후보를 압도적으로 꼽았으나, 안철수 원장과 단일화 할 경우 안 원장이 승리할 것으로 예측해 향후 야권 단일화가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직업별로는 교수와 법조인이 각각 33.6%와 32.1%로 문 고문을 1위로 꼽았으며, 반면 기업인 53.8%는 박 후보를 1위로 꼽았다는 점이 특징을 이룬다. 연령별로는 40대 이하에서 문 고문이 1위였다는 점, 또한 50대에서는 문 고문과 박 후보가 공동 1위를 차지했다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 원장 간에 후보 단일화할 경우 안 원장의 승리를 점친 답변이 52.0%인 반면, 문 고문은 23.6%로 조사됐다.

새누리당 박 후보와 안 원장의 양자대결 시 박 후보 승리를 예측한 답변이 45.2%였고, 안 원장 승리를 예측한 응답자는 38.9%였다. 그러나 안 원장의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62.7%가 출마할 것으로 예측했다. 출마 방식으로는 무소속이 35.1%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과 제3당 창당도 20.7%에 달했다. 이와 더불어 차기 대통령의 덕목으로는 소통능력이 29.8%로 1위를 차지했고, 도덕성과 청렴성이 29.2%로 2위를, 리더십이 24.4%로 뒤를 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31일 <국제신문>이 전국 7개 지역 언론사와 공동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도 안철수 원장은 고향인 부산·울산·경남에서 39.3%의 표심을 얻어 박근혜 후보(54.9%)를 압박했다. 이때도 안 원장은 20대와 30대에서 각각 62.6%와 61.2%를 얻어 박 후보를 압도했다. 민심의 중간지대로 꼽히는 40대도 근소한 차이로 박 후보(46.6%)보다 안 원장(47.1%)이 앞섰다.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60% 이상이 박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대전충청] "이번 대선에서도 당락 좌우하는 캐스팅보트 될 것?"

<대전일보>가 10일 내보낸 대선판세 분석기사.(인터넷신문 캽쳐화면)
 <대전일보>가 10일 내보낸 대선판세 분석기사.(인터넷신문 캽쳐화면)
ⓒ 대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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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청지역에선 박근혜 후보 우세 속에 캐스팅 보트 역할론이 다시 제기됐다. <중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충청리서치(주)에 의뢰해 대전·충남·세종지역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200명(대전 600명, 충남·세종 60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 동안 RDD 방식의 전화면접조사를 벌인 결과, 대선후보 다자대결에서 박근혜 후보는 55.7%의 지지율로 22.5%를 얻은 안철수 원장과 10.7%에 그친 문재인 후보에 각각 33.2%p와 45.0%p 차이로 앞섰다.

양자대결에서도 박 후보는 58.8%의 지지율로 안 원장의 32.5% 보다 26.3%p 높았다. 문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는 박 후보 60.9%, 문 후보 22.3%로 38.6%p 차이가 났다. 그러나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충청권이 이번 선거에서도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될지 여부가 최대 관전 포인트로 부상했다는 보도가 나와 시선을 끈다.

<대전일보>는 10일 '충청 대선 캐스팅 보트 이번에도 당락 가를 듯'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충청권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13석 민주통합당 10석을 분할하며 대선 정국 최대 전략적 요충지로 또 다시 자리매김했다"며 "이번 대선 역시 영남을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 지지세와 호남을 중심으로 한 민주통합당 지지세가 갈리며 중도진영을 대표하는 충청권이 당락을 좌우하는 전략적 요충지가 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기사는 이어 "충청지역 유권자는 지난 19대 총선 기준 522만여 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13%에 불과하지만 영·호남은 물론 수도권·강원지역 유권자의 유입으로 전국 표심을 대표하는 지역 특성상 이곳의 선택이 대선 당락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고 분석했다.

기사에 따르면 충청권은 지난 1992년 치러진 14대 대선 당시 승리를 거머쥔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에게 83만 5604표를 몰아주며 65만 8731표에 그친 김대중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동력을 제공했다. 또 15대 대선에서는 'DJP 연대'로 충청 표심을 공략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에서 만 108만6252표의 지지를 보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대세론을 꺾었다. 당시 김 후보는 전국적 표차인 39만557표보다 많은 40만8319표의 표차를 충청권에서 얻으며 승리를 거뒀다는 것.

기사는 또한 "16대 대선에서는 당시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후보가 충청권에서만 120만 9200표를 얻으며 95만 2914표를 얻은 이회창 후보를 25만6286표로 눌렀다"며 "이는 전국적 표차인 57만 980표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로 충청이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를 쥔 것을 대변하는 단적인 예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지난 17대 대선 역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충청권에서 84만 9200여 표의 지지를 얻으며 대선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선에서도 충청의 선택을 받는 이가 대권을 거머쥘 공산이 크다"고 신문이 자신 있게 내다본 이유들이다.


태그:#대선 D-100,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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