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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7천만 원짜리 외제승용차, 80만 원짜리 유모차 등을 FTA로 가격이 하락한 서민생활 밀접품목에 선정했다. 서민들에게 허탈감을 안길 뿐더러 FTA효과를 부풀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정부는 29일 과천청사에서 '물가안정책임관회의'를 개최하여 한·미, 한·EU FTA 관련 가격동향 및 추진대책 점검 등에 대해 논의하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FTA 발효에 따라 관세가 인하된 20개 주요 서민생활 밀접품목을 대상으로 최근 가격동향을 점검한 결과가 발표됐다.

총 14개 품목의 가격이 FTA 발표 전에 비해 하락했다며 FTA가 서민체감 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서민생활 밀접품목으로 선정된 품목들을 들여다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벤츠가 서민생활 밀접품목?

정부가 선정한 20개 품목에는 서민생활 밀접품목이라는 선정기준을 무색하게 만드는 제품이 대거 포함돼 있다. 7천만 원에 육박하는 '벤츠 E300'을 비롯하여 89만 원짜리 '잉글레시나 AVIO'가 FTA 발효 후 79만8천 원으로 인하됐다고 홍보하고 있다. 20만 원짜리 프라이팬도 서민생활 밀접품목으로 선정돼 있다.

정부가 서민생활 밀접물품의 상당수가 FTA 발효 전후의 가격을 비교했을때 서민물가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것으로 발표한 자료. 하지만 선정된 품목에는 벤츠나 고가의 유모차가 포함되어 있어 서민들에게 허탈감을 주고 있다.
 정부가 서민생활 밀접물품의 상당수가 FTA 발효 전후의 가격을 비교했을때 서민물가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것으로 발표한 자료. 하지만 선정된 품목에는 벤츠나 고가의 유모차가 포함되어 있어 서민들에게 허탈감을 주고 있다.
ⓒ 김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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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품목들을 놓고 대상품목 20개 중 총 14개 품목의 가격이 하락했고, 불변하거나 상승한 6개 품목들도 수입가격 상승의 해외요인이나 독과점적 유통구조에서 기인했다고 발표했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FTA 전후 가격을 비교했을 때,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들의 가격이 인하된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 서민들이 구입하기 어려운 품목들이 다수 끼워져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서면상으로는 서민생활 밀접품목만 선정기준으로 제시되어있지만 관세인하폭과 국민들의 관심도를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고 관계부처 간의 의견조율로 선정된 품목들"이라면서, 재조정할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번 선정 품목들이 재조정된 결과이며,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당분간 이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소식을 접한 한 누리꾼은 "이것이 이 정부의 서민생활품목인가? 벤츠 못타면, 그거 서민 아니잖아요? 불가촉천민이지"라며 꼬집었다.


태그:#한EU FTA, #서민생활 밀접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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