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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찜! e시민기자'는 한 주간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린 시민기자 중 인상적인 사람을 찾아 짧게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인상적'이라는 게 무슨 말이냐고요? 편집부를 울리거나 웃기거나 열 받게(?) 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편집부의 뇌리에 '쏘옥' 들어오는 게 인상적인 겁니다. 꼭 기사를 잘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경력이 독특하거나 열정이 있거나... 여하튼 뭐든 눈에 들면 편집부는 바로 '찜' 합니다. [편집자말]
태풍 '볼라벤'이 지나가고 '덴빈'이 올라오고 있다. 태풍을 대하는 시민기자의 자세는 다양하다. 자신의 집 주변에 생긴 태풍 피해나 상황을 사진으로 찍어서 전송하기도 하고, 태풍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막는 방법으로 신문지를 창문에 붙였다는 사연을 올리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8월 말경이면 크고 작은 태풍이 지나가며, 뉴스는 연일 태풍 피해 상황을 보도하기 바쁘다. 시시각각 변하는, 전국의 피해 상황을 전달해야 하는 편집부는 아찔하게 '찜e시민기자' 선정을 태풍과 함께 날릴 뻔했다. 다행히 '온순한 태풍'? 같은 시민기자를 찾았다.

'시골의사, 미국을 달리다'를 쓰고 있는 최성규 시민기자가 바로 그 주인공. 올해 4월에 공중보건의 대체 복무를 마치고 자전거로 미국을 횡단할 결심으로 3개월 동안 미국을 다녀온 젊고 건강한 청년이다. 앞서 그를 '온순한 태풍?'이라고 소개한 이유는 그간 그가 써 온 기사로만 보고 느낀 모습과 인터뷰를 통해 본 모습의 조합으로 봤을 때 내린 결론이었다. 기사로만 봤을 때 그를 불도저같이 성격으로 밀어붙이는, 친화력 '킹왕짱'인 태풍 청년으로만 여겼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를 통해 본 그는 온순하기 그지없었는 꿈이 큰 청년이다.

현재는 그는 미국 횡단을 마치고, 취업을 위해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오마이뉴스는 그의 꿈을 항상 응원한다. 지금부터 매력 속으로 빠져 보시길... 다음은 이메일 인터뷰 전문이다.

☞ 최성규 시민기자가 쓴 기사 보러가기

어릴 적 꿈은 만홧가게 주인... 지금은 대한민국 의료정책을 관장하는 것

최성규 시민기자
 최성규 시민기자
ⓒ 최성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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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쉬우면서도 어려운 게 자기소개더라구요. 저는 '끝없는 도전자' 최성규라고 합니다. 어렸을 적 남들 앞에 전혀 나서지 못하는 여린 성격이었으나 현실과 계속 부딪히며 자신을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도전자라 부르는 거죠. 한의학과를 졸업, 면허를 따자마자 바로 공중보건의로 대체 복무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4월에 3년 1개월간의 공직 생활이 끝났어요."

-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꿈은 항상 크게 가지라고 하지 않습니까. 제 직업이 의료인이다 보니 대한민국 전체의 의료 정책을 관장해 보려 합니다. 아주 높은 자리에 올라야 겠죠.(웃음) 공중보건의 시절부터 제 맘 속에 자리 잡았던 거에요. 한 명이 잘하면 고작 수십 명, 수백 명에게 혜택을 주지만 정책이 바뀌면 수백만, 수천만 명에게도 도움이 되거든요. 의료분야는 국민 복지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정책 입안자의 철학에 따라 그 파급력이 크게 달라집니다."

- 어릴 적 꿈도 의사였는지... 현재 여행을 마치고 쉬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 계획은.
"제 어린 시절은요. 만화책 맘껏 보는 만홧가게 주인, 군것질 한껏 할 수 있는 슈퍼 주인이 꿈이었죠. 평범하기 그지없는 아이였습니다. 학창시절 때는 특별히 주변의 기대를 거스른 적이 없어요. 고등학교 때도 그저 수능을 위해 공부를 했었고, 한의사에 대한 강한 신념을 지니고 입학한 것도 아니었어요. 이렇게 말하니 좀 부끄러운데요.

정작 한의사로 정체성을 느끼게 된 시점은 공중보건의 시절이었죠. 실제 임상에서 환자분들을 만나면서 내가 하는 의료행위가 남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몸소 느끼게 되었거든요. 고맙다는 말 들을 때 그 기분이 삼삼하더라고요.(맛깔스럽게 표현하려고 이렇게 적었습니다. ^^)

평소 일탈을 조금씩 하던 편이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놀아봤죠. 3개월 동안 미국을 자전거로 횡단해 보았습니다. 귀국한 지는 3주째 되는데 여행기 마무리하고 일자리를 찾아봐야죠. 벌써 손바닥이 근질근질합니다."

-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게 된 계기가 있다면.
"글쓰기에는 원래 관심이 있었습니다. 헌데 모든 것이 그렇듯 보는 사람이 없으면 의욕이 안 생기거든요. 그러다 오마이뉴스에서 주최하는 '시민기자 강좌'에 참석을 했어요. 직관적으로 '이거는 꼭 들어봐야겠다'라는 느낌이 왔거든요.

강좌에서 열강해 주신 강사님들께서 꾸준히 기사를 써보라고 자극을 주는 거죠. 좋다. 그럼 내가 가장 잘 쓸 수 있는 분야가 뭐가 있을까? 공중보건의 생활을 글로 써 보면 어떨까? 세상 사람들이 모를 독특한 경험을 기록으로 남겨보면 괜찮겠다 싶어 일주일에 한 편씩 에세이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 첫 기사는 2010년에 등록하였습니다. 최성규 기자님의 기사들을 살펴보니 자전거, 여행, 의사 라는 키워드가 있다. 이렇게 기사를 쓰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자전거와 여행은 이번 미국 자전거 여행을 글로 남기면서 자연스럽게 키워드가 된 것이구요. 의사, 환자, 건강, 의료, 복지 등의 키워드는 제가 가장 잘 아는 분야이기 때문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 남들과 차별화된 기사를 쓰려면 한 분야에 집중해야죠. 실제 우리 삶에서 중요한 이슈이기도 하구요."

건강, 의료, 복지 등은 제가 가장 잘 아는 분야.. 앞으로 차별화된 기사 쓰겠다

최성규 시민기자와 함께 찍은 미국 친구들.
 최성규 시민기자와 함께 찍은 미국 친구들.
ⓒ 최성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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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쓰고 있는 '시골의사, 미국을 달리다' 연재 기사에 대한 주변인들의 관심은 어떤가요. 미국에 가서 자전거를 타게 된 계기와 연재 기사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제 입으로 말하기는 뭐한데. 재밌다, 언제 또 올릴 거냐? 여기에도 올려봐라 등등. 생각보다 여행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댓글은 왜 안 다는지 모르겠지만.

공중보건의를 마치고 바로 여행을 떠났는데, 이게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에요. 대부분 병원에 취직하거나 개원 준비를 서두르거든요. 복무 완료를 눈앞에 두고 가만히 생각해 봤어요.

군집 행동이라는 개념이에요. 동물이나 곤충은 위기가 닥치면 무리를 지어 도망가죠. 생물학자 해밀턴은 1971년에 쓴 논문에서 이러한 행동이 무리의 중심에 가까이 감으로써 자기에게 돌아오는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데서 나타난다고 했죠. 문제는 이게 항상 합리적이지는 않다는 거죠.

지금 건물 안에서 갑자기 불이 났다고 해보죠. 가까운 출구가 두 개 있는데 대부분 사람들은 어느 한쪽 출구에 몰리고 소수의 사람만 다른 쪽 출구로 달려가요. 많은 사람이 몰려가는 쪽에 살길이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판단이죠. 말이 길어졌네요. 사람들은 하나가 끝나자마자 바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죠. 중간에 쉬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과연 그게 합리적이기만 할까? 좀 서서히 가면 안 되나. 스스로 시험해 보고 싶었어요.

미국과 자전거는 중요한 게 아니에요. 제가 스스로 삶의 물꼬를 돌려보려 했다는 게 더 중요하죠. 이미 많은 사람이 하는 여행이기도 하고 생각보다 안전했기 때문에 스스로 고생했다고 여기지 않아요. 연재 기사에서도 저의 고행보다는 만났던 사람들 이야기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여행기가 사람으로 채워질 때 훨씬 풍성하고 재미가 있죠."

- 이전에는 사는이야기 기사를 주로 쓴 듯한데, 요즘은 여행이다. 앞으로 쓰고 싶은 기사가 있다면.
"직책이야 어떻든 앞으로 의료기관에서 일할 예정입니다. 당연히 제 전문분야인 의료제도에 집중하고 싶어요. 대한민국 의료의 현실, 의료 직능간 갈등, 해법은 무엇인지?, 의료복지가 나아가야 할 로드맵 등등."

- 기사 댓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댓글이 많이 달렸으면 좋겠어요. 헌데 양이 많아지면 그만큼 악플도 늘어날 텐데. 큰 상처를 받아본 적은 없지만, 주변에서 악플로 하소연하는 사람들의 심정이 이제는 이해가 가네요. 그래도 무플보다는 낫겠죠."

-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를 하면서 특별한 경험을 한 것이 있나요?
"네. 모두 오마이뉴스 덕분입니다. 작년 말 제가 오마이뉴스에 연재했던 '시골 진료소 이야기'를 잡지에서 보게 됐어요. 인터뷰 요청이 들어와서 올해 1월자 기사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이게 연쇄반응을 일으켰던 거죠. 잡지를 보고 KBS에서 연락이 와서 3박 4일 촬영을 하고, 또 MBC에서 섭외가 들어와서 1박 2일 촬영을 하게 되었죠. 상당히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그밖에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법정스님이 했던 말을 저도 드리고 싶네요. 어지러운 세상에 변변찮은 글재주로 쓸데없는 낙서만 보탠 듯하여 죄송합니다."

-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되려는 이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기자와 전혀 관련 없는 제가 그 증거죠. 오히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글을 쓰면 더 신뢰성 있고 감칠맛 나는 자료가 쌓일 수 있겠죠. 전문대학원의 원래 취지가 이런 거 아니겠어요?"

- 오마이뉴스 사이트, 운영자 또는 편집기자 등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남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지 묻지 말고, 내가 남을 위해 무엇을 할지 물어라. 음료수 사 들고 본사에 인사가고 싶네요. ^^"

꼭, 음료수 사 들고 오시기 바랍니다. 시민기자님께서 '우연히''불연 듯' 찾아 온다면 언제나 환영합니다. 단, 빈손은 싫어요. ㅋㅋ 농담인 거 아시죠. ~



태그:#찜E시민기자, #최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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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자유를 꿈꾸는 철없는 남편과 듬직한 큰아들, 귀요미 막내 아들... 남자 셋과 사는 줌마. 늘, 건강한 감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 남자들 틈바구니 속에서 수련하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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