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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20일째인 2010년 4월 15일 오후 백령도 장촌포 함미 인양해역에서 천안함 함미부분이 해상크레인에 의해 바지선 위에 실려있다.
 천안함 침몰 20일째인 2010년 4월 15일 오후 백령도 장촌포 함미 인양해역에서 천안함 함미부분이 해상크레인에 의해 바지선 위에 실려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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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북한 소행으로 결론 내린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한겨레>는 국제학술지에 실린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의 논문을 인용, 천안함 침몰이 북한 어뢰가 아닌 과거 우리 해군이 설치했다가 버려둔 기뢰의 수중폭발로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27일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과 이스라엘 지구물리연구소(GII)의 예핌 기터만 박사가 최근 국제 학술지 '순수·응용 지구물리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사고 당시에 발생한 지진파와 공중음파, 수중음파를 분석한 결과 "수중폭발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며 "폭발로 인한 지진 규모(2.04)는 대략 TNT 136㎏ 폭약량에 해당하고 이는 1970년대 해군이 설치했다가 버려둔 육상조종기뢰의 폭약량과 일치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는 TNT 250㎏ 규모의 북한 중어뢰(CHT-02D)가 수심 6~9m에서 폭발해 1.5 규모의 지진이 생겼다는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아래 합조단) 발표와 크게 다르다.

연구팀은 천안함을 침몰시켰다는 수중폭발과 관련해 폭발시 순간 팽창하는 가스버블(거품)의 주기가 0.990초였다는 것을 산출해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연구팀은 가스버블의 팽창주기와 이 때의 폭약량 규모에 대해 수중폭발 방정식과 모형,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했다고 <한겨레>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여러 경우의 폭약량과 수심을 가정해 계산한 결과 TNT 136㎏의 폭약이 수심 8m에서 폭발했을 때 관측 데이터의 버블 주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연구팀은 "여러 방법으로 확인해보면 (합조단 주장처럼) TNT 250㎏으로는 관측 데이터의 버블 주기와는 너무 큰 불일치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육상조종기뢰의 폭발 가능성은 합조단에서도 비교적 자세히 검토된 바 있다. 합조단이 2010년 펴낸 '합동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해군은 1977년 육상조종기뢰를 서북 도서 지역에 설치했으며 1985년 '불필요 판단'에 따라 육상조종장치까지 길게 이어진 도전선을 끊는 '불능화 작업'을 하고서 기뢰 본체들은 해저에 버려두었다. 합조단은 "사건 발생 지점의 수심 47m에 있는 폭약량 136㎏의 육상조종기뢰로는 선체 절단이 불가능하다"며 기뢰폭발 가능성을 사건 원인에서 배제했다.

김 소장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합조단 보고서 내용과 다른 지진규모, 폭발량, 폭발 수심이 나온 이유에 대해 "2000년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가 심해에서 폭발했을 때 폭발 규모와 수심을 규명할 수 있었던 것은 수중음파에서 버블주기를 찾아냈기 때문"이라며 "버블 주기를 알면 폭발량과 수심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또 "우리는 관측 데이터에서 0.990초의 버블주기를 추출했다"며 "수중폭발 방정식과 분석모형(BEM), 시뮬레이션의 여러 방법을 써서 교차확인을 해보니 TNT 136kg이 수심 8m에서 폭발할 때 관측 데이터에서 얻은 버블 주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진 규모가 1.5가 아닌 2.04로 나온 것과 관련해 그는 "해저 지진도 땅 속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땅을 통해 지진파로 관측된다"며 "그런데 이번 폭발은 땅속이 아니라 물 속에서 일어난 것이라 해저지진 때에 쓰는 일반 공식으로 계산해 폭발 지진 규모를 산출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중에서는 물의 물질 특성 때문에 폭발 에너지가 잘 흩어지지 않는 반면, 육상 폭발에선 에너지가 많이 흩어진다"며 "그래서 같은 양의 폭약이 폭발했을 때 수중에서 규모가 더 크게 나타난다"고 답했다.

한편,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김 소장의 논문을 입수해서 자세히 분석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며 "(이) 논문을 기술적 내용을 아는 분이 봐서 논문의 가정이 뭔지, 그런 것을 파악해야만 평가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답변했다.


태그:#천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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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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