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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 커미셔너로 선정된 김승덕 씨가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번 커미셔너 선정에는 미술계위원 7인(김영호, 김홍희, 노준의, 안소연, 윤재갑, 이불, 정형민) 및 당연직위원 2인(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장, 문화관광부 예술정책관)이 참여했다
 2013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 커미셔너로 선정된 김승덕 씨가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번 커미셔너 선정에는 미술계위원 7인(김영호, 김홍희, 노준의, 안소연, 윤재갑, 이불, 정형민) 및 당연직위원 2인(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장, 문화관광부 예술정책관)이 참여했다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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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권영빈)는 2013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 커미셔너로 김승덕(1954~) 프랑스 '르 콩소르시옴(Le Consortium)' 디렉터를 선정했다. 커미셔너(commissioner)는 중요한 미술행사에서 기획과 운영, 작가선정에 권한을 갖고 있는 최고 책임자를 뜻한다.

김 커미셔너는 지난 8월 13일 서울 동숭동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에 참가한 백남준 선생께서 세계 미술계 인사들과 수시로 만나 열띤 로비를 한 끝에 1995년 한국관이 생기게 되었다"라고 그가 본 당시 상황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한국관의 건축적 특징은 맨 나중에 지어져서 그런지 고전적 형식을 갖춘 다른 국가관과 다르게 모던하여 전시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과 함께 "전 세계 미술계 인사가 이곳에 다 모이는 만큼 그 동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내년 비엔날레의 특수성과 건축의 특성을 감안하여 한국작가가 최대로 부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커미셔너는 뉴욕대 대학원 등에서 미술사를 전공했고 프랑스 파리1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5년 발렌시아 비엔날레 커미셔너, 2008년 야요이 구사마전 등 기획했고 1988년 이후 유럽에 한국작가를 발굴하여 소개하는 기획전을 해 왔다.

음향, 영상, 영화 합쳐진 '사운드아트' 등 고려

동숭동 예술가의 집에서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는 김승덕 커미셔너
 동숭동 예술가의 집에서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는 김승덕 커미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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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커미셔너는 방향성은 제시하되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으면 작가의 창작을 위축시키거나 제한하거나 간섭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한다며 현재 구상하고 있는 방향은 '다원예술(Interdisciplinary art)' 쪽이 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다원이라고 해서 마구 끼워넣은 식이 아니라 전자음악, 영상, 영화, 3D 등을 활용하는 사운드아트, 사운드 조각으로 방향을 잡게 될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백남준의 영향인지 공간예술과 시간예술을 통섭하는 시도가 엿보인다. 9개월 남은 내년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대표로 누가 나갈지 사뭇 궁금해진다.

작가의 선발기준에 대해 묻자 "학교, 나이에 상관없이 오직 실력만 본다"며 "큐레이터는 좋은 작가가 있으면 가만두지 않는다. 이제 작가의 역량을 최대로 끌어올려 국제무대에 띄우는 게 큐레이터 간 경쟁이 되었다"며 그가 기획한 해외한국전에서도 황종명 같은 대학을 갓 나온 작가를 큰 전시에 초대하기도 했다.

밖에서 일하다보니 국력 피부로 제일 먼저 체감

기자 앞에서 포즈를 취한 2013년 베니스비엔날레 김승덕 커미셔너
 기자 앞에서 포즈를 취한 2013년 베니스비엔날레 김승덕 커미셔너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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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이전에는 삼성과 엘지 등 한국이 테크놀로지를 이야기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봉준호, 박찬욱, 홍상수 등 한국영화와 감독이 유럽인 입에 오르내리면서 우리 문화에 대한 접근성을 높아지고 있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전시에 영화적 요소가 들어갈 수 있음을 암시한다.

또 그는 "밖에서 일하기에 국력을 피부로 제일 먼저 체감하는 사람이 바로 우리다"라며 "70년대 뉴욕에 살면서 동양인에 대한 태도가 80년대, 90년대, 2000년대에 따라 달라졌고 미술계 대접도 크게 향상되었다"고 힘줘 말한다.

그러면서 "세계 100여개가 넘는 비엔날레가 있는데 대개 인기가 많은 작가위주이나 베니스비엔날레만은 작가보다는 올림픽처럼 나라별 경쟁과 국명이 거론된다"며 "베니스에서는 나라관이 이렇게 중요한 이슈이기에 고민이 많고 또한 개별 작가의 역량도 협업을 통해 세계적 주목을 받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강한 의욕을 보인다.

그는 "세계미술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과 지금 국제미술계에서 우리 미술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정확하게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문화예술위원회에서 나를 뽑아준 건 그동안 내가 외국에서 경험한 실력을 총동원하여 한국미술을 제대로 알리라는 사명을 준 것으로 본다"며 소회를 밝혔다.

세계미술올림픽, 베니스비엔날레란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출품한 헝거리 작가 발라주 키치니(Balazs Kicsiny)의 '펌프 룸(Pump Room)'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출품한 헝거리 작가 발라주 키치니(Balazs Kicsiny)의 '펌프 룸(Pump Room)'
ⓒ 위키페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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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베네치아)비엔날레'는 '상파울루비엔날레', '휘트니비엔날레'와 더불어 세계 3대 비엔날레 중 하나로 2년마다 열리는 세계 미술 올림픽이다. 1895년 이탈리아 국왕의 제25회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는 뜻에서 시작되었고 주로 홀수 해 열리고 5개월간(6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다. 현대미술행사 중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크다.

한국 작가가 처음 참가한 때는 1986년부터이며, 1993년 백남준이 독일관 대표로 참가해 황금사자상을 받기도 했다. 1995년에는 백남준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1957년에 생긴 일본의 국가관에 이어 동양에서는 2번째로 한국관이 생겼다. 원래 화장실 예정지였기에 그 장소가 협소해 전시에 어려움이 많다.

베니스비엔날레 역대수상자 면모

미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브루스 나우만(Bruce Nauman) '인간 욕구 욕망(Human/Need/Desire)' 1983. 뉴욕현대미술관 소장
 미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브루스 나우만(Bruce Nauman) '인간 욕구 욕망(Human/Need/Desire)' 1983. 뉴욕현대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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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년에 처음 상을 줬고, 1938-1968년에는 대상을 수여했고, 1986년부터는 권위를 자랑하는 '황금사자(Leone d'Oro)상'도 생겼다. 이 상은 4종류가 있다. 평생작가상, 최고작가상, 최고국가상 그리고 2003년부터 35세 미만 젊은 작가에게 주는 2000년대 상도 신설했고 4개의 특별상도 있다. 이 상에서 미국과 독일이 강세다.

작가별, 국가별 구분 없이 황금사자상 수상자를 보면, 1986년 독일의 폴케(S. Polke), 프랑스의 뷔렌(D. Buren), 1988년 미국의 재스퍼 존스(J. Johns), 1990년 미국의 홀처(J. Holzer), 1993년 백남준, 1995년 미국의 힐(G. Hill), 1997년 독일의 리히터(G. Richter), 1999년 부르주아(L. Bourgeois), 미국의 나우만(B. Nauman) 등이 있다.

또한 2001년 미국의 세라(R. Serra), 톰블리(C. Twombly), 2003년 이탈리아의 피스톨레토(M. Pistoletto), 2005년 프랑스의 메사제(A. Messager) 2007년 작고작가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F. G. Torres), 2009년 일본의 요코 오노(Yoko Ono), 2011년 독일의 크리스토프 슈링엔지프(C. Schlingensief) 등이 수상했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참가 연표 <1980-1990년대>

이불 I '무제(벽면)' 발광물질 나무 종합합성수지 형광램프 2007. 사진 PKM갤러리 제공
 이불 I '무제(벽면)' 발광물질 나무 종합합성수지 형광램프 2007. 사진 PKM갤러리 제공
ⓒ PKM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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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1993년 과도기 베니스비엔날레 한국참가 연표를 보면 1986년 커미셔너로 이일, 작가 고영훈, 하동철이 참가했고, 1988년 커미셔너로 하종현, 작가 박서보가 참가했고, 1990년 커미셔너로 이승택, 작가 조성묵, 홍명섭이 참가했고, 1993년 커미셔너로 서승원, 작가 하종현이 참가했다. 그땐 한국미술협회가 주관했다.

1995년부터 한국관이 생기면서 정식으로 참가하게 된다. 1995년 커미셔너는 이일, 작가로는 곽훈, 김인겸, 전수천, 윤형근이 참가했고, 1997년 커미셔너는 오광수, 작가로는 이형우, 강익중이 참가했고, 1999년 커미셔너는 송미숙, 작가로는 이불, 노상균이 참가했다. 1995년 전수천, 1997년 강익중, 1999년 이불 작가가 3년 연속 특별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참가 연표 <2001-2012>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장, 오프닝 장면과 참가 작가들과 주변 풍경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장, 오프닝 장면과 참가 작가들과 주변 풍경
ⓒ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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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이형구 작가 전시홍보물이 보인다. 한국관은 입구에 원통 있고 유리 전시장 공간이 있고 밖에는 홀이 있으나 매우 협소해서 전시의 난이도가 높다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이형구 작가 전시홍보물이 보인다. 한국관은 입구에 원통 있고 유리 전시장 공간이 있고 밖에는 홀이 있으나 매우 협소해서 전시의 난이도가 높다
ⓒ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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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2001년 커미셔너는 박경미이고, 작가로는 서도호, 마이클 주가 참가했고, 2003년 커미셔너는 김홍희이고, 작가로는 박이소, 황인기, 정서영이 참가했고, 2005년 커미셔너는 김선정이고, 작가로는 김범, 김홍석, 김소라, 나키온, 문성식, 박기원, 박세진, 박이소, 배영환, 성낙희, 오형근, 이주요, 정연두, 최정화, 함진(16명)이 참가했고, 2007년 커미셔너는 안소연이고, 작가로는 이형구가 참가했다.

아트선재센터에서 전시된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양혜규 작품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셋을 위한 그림자 없는 목소리' 특정적 설치 알루미늄 블라인드, 무빙라이트, 거울, 가습기, 적외선 히터, 사운드스테이션, 향 분사기, 미디 전환기 2008
 아트선재센터에서 전시된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양혜규 작품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셋을 위한 그림자 없는 목소리' 특정적 설치 알루미늄 블라인드, 무빙라이트, 거울, 가습기, 적외선 히터, 사운드스테이션, 향 분사기, 미디 전환기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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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갤러리 전시된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이용백 작품 '피에타(Pieta)'
 학고재갤러리 전시된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이용백 작품 '피에타(Pi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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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09년에는 커미셔너 주은지, 작가로는 사소한 것에 관심을 두는 양혜규가 참가했고, 2011년에는 커미셔너 윤재갑, 작가로는 분단의 트라우마를 다른 이용백이 참가했다. 2013년에는 커미셔너로 김승덕 씨가 선정되었고 참가 작가는 아직 미정이다.

2013년 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은 2009년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을 맡아 세계미술계 스타가 된 마시밀리아노 지오니(M. Gioni)가 선정됐다.

끝으로 1992년 프랑스판 <세계현대미술사전_뒤로주아(Durozoi) 편_아장(Hasan)출판사, 곽동준 옮김)>을 보면 세계작가 소개난이 있는데 일본은 64명이 소개된 반면 한국은 2명(백남준, 이우환)뿐이다. 2005년 개정판에는 한국작가가 더 추가됐으리라. 아무튼 우리문화에 대한 관심이 유럽에선 크지 않다. 올 런던올림픽처럼 문화올림픽에도 국민적 관심을 더 쏟는다면 우리문화 경쟁력도 더 높아지지 않겠는가.

덧붙이는 글 |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홈페이지 http://www.korean-pavilion.or.kr/
베니스비엔날레에 대한 유용한 정보 http://en.wikipedia.org/wiki/Venice_Biennale



태그:#김승덕 커미셔너, #베니스비엔날레,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백남준, #다원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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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중 현대미술을 대중과 다양하게 접촉시키려는 매치메이커. 현대미술과 관련된 전시나 뉴스 취재. 최근에는 백남준 작품세계를 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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