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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두고 한일 간 외교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상북도는 지난 19일 대통령 친필이 들어가 있는 독도 표지석을 동도 망향대 국기게양대 앞에 설치했다.

하지만, 이 독도 표지석과 주변 조형물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독도 표지석 바닥 및 주변 조형물을 설계한 작가가 반발하고 나선 데다가 문화재청이 이 조형물들을 불법시설물로 간주, 철거를 지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독도 표지석은 설치되자마자 재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경상북도와 울릉군은 지난 19일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김관용 경북도지사·이병석 국회부의장·김찬 문화재청장·최수일 울릉군수·김성도 독도주민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도 망향대에서 독도표지석 제막식을 열었다.

독도 표지석은 흑요석으로 만들어졌으며 가로 30cm, 세로 30cm, 높이 115cm 규모. 표지석의 받침은 화강암으로 제작됐다. 앞면에는 '독도', 뒷면에는 '대한민국', 측면에는 '이천십이 년 여름, 대통령 이명박'이라고 새겨져 있다. 이 표지석은 김관용 지사가 직접 구상해 대통령에게 수차례 건의해 설치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기게양대 이외는 불법"... 독도 표지석 재설치될 듯

지난 19일 경북 울릉군 독도에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김관용 경북지사 등이 대통령 명의의 '독도수호 표지석' 제막식을 하고 있다.
▲ 독도 표지석 제막 지난 19일 경북 울릉군 독도에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김관용 경북지사 등이 대통령 명의의 '독도수호 표지석' 제막식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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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지난 2010년 경상북도와 울릉군이 국기게양대와 경상북도 기·울릉군 기 등을 설치하겠다며 현상변경 신청을 하자 문화재위원회를 열고 국기게양대만 설치하도록 허가를 내줬다.

독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제336호)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시설물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문화재청의 허가가 필수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 주변을 개발할 경우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징역 5년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당시 울릉군 정윤열 군수와 군의회 등은 "울릉군이 독도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울릉군기와 경북도기를 함께 설치해야 한다"며 2010년 설계공모를 하고, 지난해 가을에 도비 1억 원을 들여 3개의 게양대와 함께 건곤감리의 네 괘와 태극모양의 형상, 호랑이 형상 등을 설치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으로부터 준공 허가를 받으면서 울릉군은 국기게양대 사진만 첨부하고 나머지 형상물에 대해서는 설치하지 않은 것처럼 서류를 꾸며 준공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7월 경상북도가 독도 표지석을 설치하기 위해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하면서 드러났다.

문화재청은 울릉군에 현상변경 허가를 내준 이후 독도에 한 번도 가보지 않고 준공 사진만으로 준공 허가를 내준 것. 문화재청 관계자는 "당초 3개의 게양대를 설치하겠다며 허가를 요청했으나 문화재위원회에서 국기게양대만 설치하도록 조건부 허가를 내줬다"며 "나머지는 불법조형물"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국기게양대 이외의 게양대 2개, 원형으로 설계된 바닥면과 바닥면 위에 설치된 태극 모양의 스테인리스 형상, 4괘, 호랑이 형상 등이 모두 불법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경상북도와 울릉군은 이곳에 있는 호랑이상을 앞으로 옮기고 당초 호랑이 형상이 세워져 있던 자리에 이명박 대통령의 친필이 새겨진 독도 표지석을 세우고 제막식을 진행한 것이다.

문화재청은 경상북도에 현상변경을 허가해줄 당시에도 독도 표지석에 대해서만 허가를 내줬다. 문화재청은 "빠른 시일 내 불법조형물을 철거하라는 공문을 울릉군에 시달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불법조형물로 판단된 조형물들이 철거되면 독도 표지석도 재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내 작품에 다른 사람 이름 적힌 비석이 들어서다니..."

독도에 설치된 조형물. 호랑이 형상 대신에 독도표지석이 설치돼 지난 19일 제막식까지 열었으나 국기게양대, 독도 표지석을 제외한 조형물들은 불법조형물로 판단돼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위 사진은 독도 표지석이 세워지 기 전 사진. 아래는 독도 표지석이 세워진 뒤.
 독도에 설치된 조형물. 호랑이 형상 대신에 독도표지석이 설치돼 지난 19일 제막식까지 열었으나 국기게양대, 독도 표지석을 제외한 조형물들은 불법조형물로 판단돼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위 사진은 독도 표지석이 세워지 기 전 사진. 아래는 독도 표지석이 세워진 뒤.
ⓒ 경상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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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2010년 독도 동도 망향대에 들어선 조형물을 설계했던 한 조각가가 자신이 설계한 작품을 철거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인터넷에 올렸다. 1만 명을 목표로 한 이 청원에는 20일 현재 5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19일, 다음 아고라에 '독도국기게양대 비석을 제외한 제 작품을 철거해 주세요'라는 청원을 올린 홍민석 작가는 당시 설계 내용에 대해 "바닥(좌대)을 원형 태극문양으로 디자인하고 건곤감리를 배치한 뒤 항공에서 보는 시각과 땅에서 보는 형태를 감안해 태극 문양 스테인리스를 입체적으로 변형했다"며 "우리나라 지도의 형상과 국토를 상징하는 의미로 호랑이를 넣었다"고 말했다.

홍 작가는 "비석을 세우는 것을 반대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제 작품을 임의로 변경하지는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철거를 해야 한다면 제 작품이라고 인정되는 부분까지 모두 철거해 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작품에 팔을 하나 자르고 이름을 적어서 다른 것을 꽂아넣은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반 토막 난 작품 위에 세워진 비석이 제가 죽은 이후까지 있어야 한다면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또, 홍 작가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작품에 대해 사전 협의 없이 변경한 것은, 작품을 작품이 아닌 일개 시설물로 생각한 것"이라며 "내 작품 위에 다른 사람의 이름이 들어간 표지석을 세우는 것은 작품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울릉군 독도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작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울릉군과 직접적 연관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불법조형물 철거에 대해서는 "문화재청·경상북도와 협의해 철거해야 한다면 철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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