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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무궁화.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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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갈수록 춘천을 찾는 여행객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 고속도로가 뚫리고 복선전철이 깔리면서 춘천을 오가는 방법이 훨씬 더 간편해졌기 때문이다. 남춘천역과 춘천역은 주중과 주말을 불문하고 늘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전철이 도착할 때마다 역사 앞 버스정류장 역시 버스를 타려는 여행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전철을 타고 춘천으로 여행을 온 사람들이 찾는 여행지로는 '소양강댐'이 단연 으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이섬이 춘천의 으뜸가는 여행지로 꼽혔다. 하지만, 올해 초 소양강댐 위를 걷는 길이 일반인들에게 개방되면서 지금은 그 지위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 바람에 소양감댐을 오가는 버스 안 또한 여행객들로 항상 만원이다.   여름 햇살이 불에 덴 듯 따가운데도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소양강댐을 오르내리는 것은 댐 정상에서 바라보는 소양호 주변 경관이 그 무엇에 비할 바 없이 시원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소양강댐은 다시 청평사로 통한다. 청평사에는 또 애잔한 사랑이야기가 전설로 전해져 내려와 젊은 연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반비식물원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강원도립화목원 전경.
 반비식물원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강원도립화목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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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강댐 가는 길에 만나는 강원도립화목원

강원도립화목원 정문.
 강원도립화목원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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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소양강댐으로 여행객들의 발길이 몰리는 것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사실 시간이 넉넉지 않은 여행객들에겐 전철역에서 곧장 소양강댐을 향해 가는 것조차 마음이 급하다. 춘천에는 버스도 많지 않으니, 언제 또 다음 버스를 탈지 알 수 없다. 서둘러야 한다. 하지만 춘천은 소양강댐 말고도 도시 곳곳에 참 많은 여행지들이 산재해 있다.

소양강댐으로 향하는 길목만 해도 춘천풍물시장, 인형극장, 강원도립화목원 등 한동안 머물렀다 갈만한 곳이 여러 곳이다. 전철역에서 내려 좌우 불문 앞뒤 돌아보지 않고 소양강댐으로 바로 직행을 해버리기에는 조금 아까운 곳들이다. 그 중 오늘은 전철역과 소양강댐 사이 중간 지점에 있는 '강원도립화목원'에서 내려 잠깐 쉬어 가기로 한다.

강원도립화목원에서는 사시사철 번갈아 피는 꽃과 나무가지 우거진 숲 속 다양한 나무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때마다 다른 주제를 가지고 열리는 특별전시회를 관람할 수도 있다. 더불어 다양한 내용의 산림문화 행사에 참여할 수도 있다. 규모는 작아도 꽤 의미가 있는 전시회와 행사들이 많다.

주요 전시회와 행사로는 야생화 전시(4~5월), 철쭉·꽃나눠주기(5월), 국화축제, 숲속의 작은 음악회(9~10월)가 있다. 그리고 평상시에는 '숲해설', '자연체험학교' 같은 체험프로그램들을 운영하기도 한다. 때마침 화목원에서는 지금 '무궁화분재'와 '강원도 희귀·특산 식물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화목원 입구에서부터 분수대 주변까지 무궁화분재가 길게 늘어서 있다.

무궁화
 무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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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무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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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탄압 아래 살아남은 나라꽃, 무궁화

무궁화 분재.
 무궁화 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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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꽃'이라는 명칭을 달고 있는데도 가까이에서 마주보기 힘든 꽃이 또 무궁화다. 더군다나 그 많은 무궁화 품종을 한 곳에 모아놓고 보는 일도 흔치 않다. 무궁화는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민족성을 상징하는 꽃이라고 해서 심한 수난을 겪어야 했다.

마을 곳곳에서 자라고 있던 무궁화들이 뿌리째 뽑혀져나가고 불태워졌다. 이때 오래되고 기품이 있는 무궁화나무는 거의 모두 사라졌다. 오늘날 수령이 오래 된 무궁화나무를 찾아보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령이 오래 된 무궁화가 얼마나 적은지, 역사적으로 무궁화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고 무궁화를 지역의 상징꽃으로까지 지정한 홍천군은 최근 '고양산에서 자라고 있는 무궁화 고령목에 꽃이 활짝 피었다'는 보도자료를 냈을 정도다. 이 무궁화 고령목은 키가 7.5미터, 직경이 무려 36센티미터다. 이 고령목은 그나마 산 속에 숨어 있어 겨우 살아남은 예다.

일제의 영향을 받아 해방 후에도 무궁화는 상당히 오래도록 천대를 받았다. 꽃이 너무 빨리 지고, 진딧물이 많아 '지저분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무궁화가 다시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무궁화가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그동안 몇몇 뜻이 있는 사람들의 노력 때문이다.

그들은 자비를 들여 무궁화 묘목을 보급해왔다. 그들은 또 전국의 노거수(수령이 오래 되고 큰 나무)를 조사하고, 무궁화를 좀 더 아름답고 건강한 꽃으로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고 보면 무궁화가 광복절을 앞뒤로 해서 무더기로 피어나는 것도 꽤 의미심장하다. 이럴 때 화목원에 들러 무궁화 꽃구경에 심취해 보는 것도 뜻 깊은 기억 중에 하나로 남을 듯하다.

무궁화.
 무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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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을 위한 휴식공간이자 아이들을 위한 학습관

강원도립화목원은 공식적으로는 '식물유전자원을 수집하고 증식하고 보존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시민들에게 자연체험학습장을 비롯해 휴식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1999년 5월에 문을 연 이후로, 춘천 시민들을 비롯해 강원도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학생들에게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각종 산림자원의 소중함을 가르쳐주는 자연학습장으로서의 기능도 맡고 있다. 강원도립화목원은 특히 아이들의 관점에서 꾸며진 공간이 많다. 산림박물관 내부의 전시물 역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간결하게 정리돼 있다. 박물관이라기보다는 아이들에게 산림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학습관이라고 불러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토피어리원의 공룡 조형물.
 토피어리원의 공룡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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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립화목원, 나무 그늘 짙은 산책로.
 강원도립화목원, 나무 그늘 짙은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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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박물관, 나무의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놓은 전시물.
 산림박물관, 나무의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놓은 전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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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강원도립화목원은 강원도의 향토 꽃나무 등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을 비롯해 1600여 종의 식물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시설로는 산림박물관, 반비식물원, 수생식물원, 지피식물원 등을 갖추고 있다. 휴식 공간으로는 분수광장, 화목정, 맨발로 걷는 길, 반비쉼터, 토피어리원 등이 있다.

규모가 결코 작은 편이 아니다. 숲 속을 내 집 뜰 안을 거닐 듯이 설렁 설렁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반나절이 훌쩍 지나가 버릴 수도 있다. 무궁화를 감상할 요량이면 아침나절에 방문하는 게 좋다. 무궁화는 오후가 되면, 꽃잎이 오므라들기 때문이다. 무궁화는 약 100일 동안 꽃이 무수히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참고로 무궁화는 70종의 고유 품종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200여 종이 넘으며, 국내 품종만 100여 종이 있다고 한다.

다양한 모양에 다채로운 색갈을 띤 무궁화들.
 다양한 모양에 다채로운 색갈을 띤 무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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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강원도립화목원, #무궁화, #산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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