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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조무원이 교내 화단을 정리하고 있다.
 학교 조무원이 교내 화단을 정리하고 있다.
ⓒ 전국지방공무원노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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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근무하는 시도교육청 소속 기능직 조무직렬 공무원(이하 조무원)들이 "다른 직렬 공무원에 비해 처우가 불평등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단순 노무의 양이 지나치게 많고, 교장이나 교원의 개인 심부름도 비일비재 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일명 '소사'라고 불렸던 조무원은 1966년 처음 생겼다. 당시에는 학교나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에서 자체 고용해 이들에게 각종 단순 노무를 맡겼다.

그러나 1986년, 이들은 기능직 공무원으로 전환됐고 새로 생긴 조무직렬에 편입됐다. 이후 각 지자체에서는 조무직렬 공무원을 공개 채용했다. 또한 청소 등의 과다한 단순 노무가 아닌 서류 작업·주차 단속 등으로 업무를 세분화했다.

시도교육청 기능직 조무원도 2002년부터 공채가 시작됐다. 문제는 1만 1632명(2011년 1월 기준)의 학교 조무원들은 여전히 과다한 양의 단순 노무는 물론 교원 개인 업무까지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자체 조무원은 나아지는데... 학교 조무원은 여전히 담배 심부름

 2011년 2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기능직공무원 임용제도 개선 방안' 3쪽 내용 일부. 학교 조무원에 대한 잘못된 업무지시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2011년 2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기능직공무원 임용제도 개선 방안' 3쪽 내용 일부. 학교 조무원에 대한 잘못된 업무지시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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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공고에 따르면, 학교 조무원의  담당 업무는 '시설관리'다. 그러나 시설관리라는 기준 자체가 모호해 학교 조무원들은 교내 모든 잡무를 도맡고 있다.

'화장실 청소, 잡초 뽑기, 쓰레기 분리수거, 배수로 침전물 퍼내기, 하수구 뚫기, 제초 작업, 페인트칠, 운동장 평탄화 작업, 배식지원...'

전국지방공무원노동조합이 파악한 학교 조무원들의 업무 내용이다. 평균 학교마다 1~2명의 조무원이 배정된다. 이들은 위에 나열된 업무를 모두 소화해야 한다.

서울 A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김아무개씨는 "통장 정리, 우체국 업무 등 교장이나 선생 개인 심부름도 시킨다"며 "종 부리듯 시키는 일은 다 해야 한다, 서류 처리 외에는 다 우리 일인 셈"이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직렬로 전직하는 기회 면에서도 차별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방 기능직 공무원 조무 직렬에 속하는 학교 조무원들은 일반직으로 전환할 수 없다. 2011년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와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지방 기능직 사무직렬 공무원의 일반직 전환이 가능토록 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조무직렬은 일반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했다.  

정운혁 전국지방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지자체에서도 기능직 조무원들에게 과다한 양의 단순 노무를 시키지 않고, 청소나 제초작업 등은 외부업체에 위탁하는 추세"라며 "학교만 여전히 조무원에게 단순 노무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과다한 단순 노무를 소수 인원이 도맡아 하는 건 인권 침해에 다름없다"며 "다른 공무원들처럼 각자의 전문성에 맞게 업무분장을 세분화하고, 단순 노무 업무량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일반직 전환 문제와 관련해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보장받아 출발 선상에서 똑같이 경쟁할 수 있는 공직사회가 조성돼야 한다"며 "일부 공무원에게만 전직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학교 조무원에게도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과부 "환경미화사업 강요해선 안 돼"... 교육청 "학교장이 정할 일"

 2011년 2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기능직공무원 임용제도 개선 방안' 2쪽 내용 일부. 조무직렬의 업무 불일치 비율이 가장 높다.
 2011년 2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기능직공무원 임용제도 개선 방안' 2쪽 내용 일부. 조무직렬의 업무 불일치 비율이 가장 높다.
ⓒ 교육과학기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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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에서도 2011년 2월, 각 시도교육청에 기능직 조무원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한 바 있다.

교과부는 '기능직공무원 임용제도 개선 방안'이란 공문에서 학교 조무원의 업무 일치도가 가장 낮다고 밝혔다. 기능직 담당업무 현황조사 결과(2010년 9월) 조무 업무의 불일치가 응답자의 13%로, 2%대의 불일치 응답률을 나타낸 다른 기능직 공무원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이에 교과부는 공문에서 "학교의 경우 '종합 행정'의 성격이 강해 세분화된 직렬 체계와 실제 수행하는 업무의 불일치 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민간용역을 통한 시설관리가 확대되는 추세인데도 페인트질, 운동장 평탄화 작업 등을 학교 조무원의 노무로 대체한다"며 "또한 기능직이 일반직에 비해 낮다는 인식 때문에 개인 화분관리, 이삿짐 나르기, 담배 심부름 등 임의적인 업무를 지시하는 관행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교과부는 공문에서 "학교 조무원에게 직급에 맞는 처우와 역할을 부여해야 하고, 업무분장의 범위를 명확히 공식화해야 한다"며 "특히 학교 예산집행을 통해 해결해야 할 학교 시설공사 및 환경미화사업 등을 조무원에게 강요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교과부는 "학교 조무원에게 일반직 전환 기회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교과부 지방교육자체과 관계자는 "학교 조무원이나 지자체의 기능직 조무원의 경우, 주로 현장에서 시설관리 업무를 맡는다"며 "일반직과 동일한 성격의 행정사무업무를 맡아온 기능직 사무원의 경우 전직이 가능하지만, 조무직렬의 경우 업무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전직이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청 측은 '학교 조무원의 업무 내용을 세분화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한 시도교육청 관계자는 "기능직 조무원이 배정되면 학교장이 내부적으로 인력여건에 따라 업무를 분장한다"며 "교육청이 일일이 개별학교에 업무 내용을 지시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학교 청소나 제초 작업 등의 업무는 학교 운영에 필요한 일들이라 누군가는 해야 한다"며 "그렇다고 학교장으로서는 재정적인 여건상 교내 잡무들을 외부업체에 맡기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비정규직 양산' 우려도

 한 학교 주무원이 교내 화단 속 잡초를 뽑고 있다.
 한 학교 주무원이 교내 화단 속 잡초를 뽑고 있다.
ⓒ 전국 지방공무원노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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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도 학교 조무원 처우 개선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강기정 민주통합당 의원은 "현재 행안부와 교과부에서 진행 중인 공무원 직종개편 상황을 검토하며 의원실 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18대 국회 때 기능직 조무원에게 일반직 전환 기회를 부여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지난 13일에는 전국 지방공무원노동조합과 함께 공무원 직종개편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한편, 학교 조무원의 처우 개선이 비정규직 문제를 심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일반직 전환 기회가 불평등하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학교 조무원이 맡아왔던 단순 노무 업무가 비정규직에게 전가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비정규직 양산 등의 문제 없이 학교 조무원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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