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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와 <(사)생명의숲국민운동>은 7월부터 12월까지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수상한 '한국의 아름다운 숲' 50곳 탐방에 나섭니다. 풍요로운 자연이 샘솟는 천년의 숲(오대산 국립공원), 한 여인의 마음이 담긴 여인의 숲(경북 포항), 조선시대 풍류가 담긴 명옥헌원림(전남 담양) 등 이름 또한 아름다운 숲들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우리가 지키고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의 가치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 땅 곳곳에 살아 숨쉬는 생명의 숲이 지금, 당신 곁으로 갑니다. [편집자말]
 남해군에 있는 독일마을 언덕에서 바라본 물건마을입니다. 바다와 만나는 곳에 방조어부림이 펼쳐져 있습니다.
 남해군에 있는 독일마을 언덕에서 바라본 물건마을입니다. 바다와 만나는 곳에 방조어부림이 펼쳐져 있습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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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자 : 해안지역에 방풍림(防風林)은 많지 않나요?
안  내 : 이 숲은 역할이 다양합니다.
기  자 : 모양이 타 지역 방풍림과 비슷한데요?
안  내 : 방풍림 역할은 같습니다. 다른 점은 고기잡이를 거들었다는거예요.

숲이 고기잡이에 도움을 줍니다. 나뭇가지가 해안가로 뻗어 그늘을 만듭니다. 물고기가 살기 편한 환경을 만들어서 고기 떼를 유인하죠. 그러면 마을 사람들은 숲 양쪽 가장자리에 새끼를 꼬아 연결하고 그물을 칩니다. 그늘에 고기가 모이면 육지 쪽으로 줄을 힘껏 당겨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이 방법은 전통어업방식중 하나인데 일명 '후리기'라 부른답니다. 배 귀하던 시절 고기잡이에 사람과 숲이 힘을 모았습니다.

7월의 마지막 날, 아침부터 덥습니다. 열대야에 잠을 설쳤습니다. 며칠째 전국이 가마솥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경남 남해로 차를 몰았습니다. 여수 앞바다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코앞에 보이는 섬입니다. 바다건너 지척이지만 차로 달리면 광양과 하동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꽤 멉니다. 남해군에 있는 독일마을로 향하는 고개를 넘자 푸른 바다가 보입니다. 바다와 만나는 곳에 무성한 숲이 보입니다.

 남해대교, 하동IC에서 빠져나와 남해읍으로 들어가려면 꼭 건너야 하는 다리입니다.
 남해대교, 하동IC에서 빠져나와 남해읍으로 들어가려면 꼭 건너야 하는 다리입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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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약돌 깔린 숲길입니다. 신발 벗고 맨발로 걷고 싶습니다
 조약돌 깔린 숲길입니다. 신발 벗고 맨발로 걷고 싶습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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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에서 바라본 남해바다입니다. 시원한 바람과 그늘이 불같은 더위를 몰아냅니다.
 숲에서 바라본 남해바다입니다. 시원한 바람과 그늘이 불같은 더위를 몰아냅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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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감주나무 열매입니다. 열매로 '염주'를 만듭니다.
 모감주나무 열매입니다. 열매로 '염주'를 만듭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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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년 전 사람들이 나무 심어 가꾼 다용도 숲

물건방조어부림이 틀림없습니다. 언뜻 보기엔 해안지역에서 가끔 보던 방풍림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천 년의 숲이라니 특별한 뭔가가 있겠지요. 물건마을은 생김새가 수건 모양인데 한자 건(巾)과 비슷해서 물건(勿巾)이라 부른답니다. 그곳 방조어부림에 닿았습니다.

더운 날씨인데도 바람이 시원합니다. 만여 그루 나무가 있는 울창한 숲에 들어서니 시원합니다. 숲 사이, 조약돌 깔린 길이 있습니다. 신발 벗고 걸어도 좋겠습니다. 발바닥에 닿는 조약돌 촉감이 새롭겠습니다. 숲은 370년 전 전주 이씨 후손들이 이곳에 정착하며 나무를 심어 가꾼 곳입니다.

물건리 해안림은 거센 바닷바람을 막는 방풍림(防風林), 거친 파도에 의한 해일과 조수를 막는 방조림(防潮林), 숲이 그늘을 만들어 물고기를 불러들이는 어부림(魚付林) 등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방조어부림(防潮魚付林)이라 불립니다. 참 소중한 숲이죠.

아쉽게도 지금은 숲과 바다 사이에 해안도로가 놓여서 그 구실을 잃었습니다. 기특한 숲은 천연기념물이기도 합니다. 1962년 천연기념물 제150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습니다. 숲 길이는 1500m이고 폭은 30m입니다. 숲은 바다를 앞에 두고 뒤편에는 농경지가 넓게 자리 잡았습니다.

 높이 솟은 나무에 덩굴식물이 더부살이를 합니다. 서로 힘을 모으면 풍요로운 삶이 됩니다.
 높이 솟은 나무에 덩굴식물이 더부살이를 합니다. 서로 힘을 모으면 풍요로운 삶이 됩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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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창한 숲 사이로 작은 길이 보입니다. 숲에는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나무들도 열심히 자라고 있습니다.
 울창한 숲 사이로 작은 길이 보입니다. 숲에는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나무들도 열심히 자라고 있습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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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암나무 열매입니다. 우리나라 토종감입니다. 손바닥 안에 쏙들어오는게 아직은 크기가 너무 작네요.
 개암나무 열매입니다. 우리나라 토종감입니다. 손바닥 안에 쏙들어오는게 아직은 크기가 너무 작네요.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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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전 나무를 잘랐더니 사람들 다쳐... 그 후 잘 지키고 있다

길게 뻗은 모양이 한 폭의 그림입니다. 남해안 바닷가 방풍림은 대부분 상록활엽수인데 이곳은 낙엽활엽수가 주종이라네요. 추측건대, 이곳에 나무 심은 사람들은 더 빨리 자라는 낙엽활엽수를 골라 심었겠지요. 그래야 하루라도 빨리 험한 파도와 바람을 막을 테니까요. 숲에는 팽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상수리나무가 많습니다.

가장 큰 나무 높이는 15m 정도로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굵기는 한 아름이 넘습니다. 굵기를 보니 나이가 수백 살은 됐으리라 추측합니다. 그 나무들 아래 보리수나무, 윤노리나무, 댕댕이덩굴, 청미래덩굴, 마삭줄이 자라고 있습니다.

200년 전 흉년 때 나무를 잘라 이용했는데 그 후 폭풍우가 몰아쳐 많은 사람이 다쳤답니다. 그 일이 있은 뒤 마을 사람들은 숲이 망가지면 동네에도 큰 피해가 온다는 사실을 깨닫고 지금껏 숲을 잘 보호하고 있습니다. 또, 매년 음력 10월 15일에는 숲에서 가장 큰 이팝나무에 제사를 올렸답니다.

황토와 밥을 지어 당산나무에 올리며 마을의 평안을 빌었습니다. 지금은 당산목인 이팝나무가 죽어 옆자리 팽나무를 당산목으로 정해 제사를 지냅니다. 물건리 어부림은 수백 년 전 사람들이 만들어낸 숲입니다.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고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크지요.

 이팝나무를 당산목으로 정해 제사를 올렸는데 그 나무가 죽자 옆에 있는 팽나무가 당산목으로 정해졌습니다.
 이팝나무를 당산목으로 정해 제사를 올렸는데 그 나무가 죽자 옆에 있는 팽나무가 당산목으로 정해졌습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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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미 허물입니다. 매미는 또 다른 삶을 위해 고사목에 흔적을 남겼고 이팝나무는 생을 다하고 앙상한 기둥을 남겼습니다.
 매미 허물입니다. 매미는 또 다른 삶을 위해 고사목에 흔적을 남겼고 이팝나무는 생을 다하고 앙상한 기둥을 남겼습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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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음력 10월 15일이면 팽나무 아래 황토와 공기밥을 묻습니다. 마을의 안녕을 위해 제사를 드립니다.
 매년 음력 10월 15일이면 팽나무 아래 황토와 공기밥을 묻습니다. 마을의 안녕을 위해 제사를 드립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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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으면 거두게 마련... 마을 단결도 이끈다

마을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시간을 이어온 숲은 지금도 편안한 쉼을 주는 곳입니다. 더운 여름이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나무 그늘 아래로 모입니다. 해일이나 폭풍우를 막아주는 든든한 숲이기도 합니다. 마치 열대지역 맹그로브 숲과 같은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특히, 마을을 지켜주는 곳이자 종교적 의미까지 더해져 마을의 단결을 이끄는 독특한 숲입니다. 그 옛날 마을 사람들이 내일을 위해 부지런히 나무를 심었습니다. 잘 자란 나무가 숲을 이뤘고요. 그 숲에서 오늘도 마을 사람들은 더위를 피합니다.

심으면 거두게 마련입니다. 불볕더위가 한창인 지금 남해 방조어부림에 가시면 시원한 그늘아래 바닷바람 맞으며 느긋한 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조용한 시골마을의 넘치는 정은 덤으로 느끼실 수 있습니다. 더운 날씨에 안내를 해주신 김상명님과 생명의 숲 이규철님께 감사드립니다.

 갯바람 막고, 파도를 이겨냅니다. 그리고 바닷고기 잡는데도 도움을 주는 참 기특한 숲입니다.
 갯바람 막고, 파도를 이겨냅니다. 그리고 바닷고기 잡는데도 도움을 주는 참 기특한 숲입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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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이 모난 돌을 둥글게 만들었습니다. 그사이 조그마한 나무들은 열심히 자라 울창한 숲을 이뤘습니다.
 세월이 모난 돌을 둥글게 만들었습니다. 그사이 조그마한 나무들은 열심히 자라 울창한 숲을 이뤘습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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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길
주소 : 경남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39-3

남해고속도로 하동 IC -> 19번 국도로 남해대교 -> 남해읍 -> 삼동면 지족삼거리에서 우회전 -> 물건리

또는, 남해고속도로 사천 IC -> 3번 국도를 이용해 사천시 대방교차로 -> 삼천포대교 -> 삼동 지족삼거리에서 우회전 -> 물건리   

덧붙이는 글 |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는 전국의 아름다운 숲을 찾아내고 그 숲의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하여 숲과 자연,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한 대회로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유한킴벌리(주), 산림청이 함께 주최한다. 생명의숲 홈페이지 : beautiful.forest.or.kr | 블로그 : forestforlif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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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 커가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애들 자라는 모습 사진에 담아 기사를 씁니다. 훗날 아이들에게 딴소리 듣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세 아들,아빠와 함께 보냈던 즐거운(?) 시간을 기억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