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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 속에 단감이 먹음직하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폭염 속에 단감이 먹음직하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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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온도가 35도를 넘었습니다. 몸은 땀 범벅입니다.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에어컨을 켰다가는 '요금폭탄'을 맞을 것이고, 몸의 인내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가을이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시골 어머니 집에는 폭염 속에 단감이 먹음직하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씨알이 벌써 어린아이 주먹만 합니다. 조금 더 있으면 노란 빛깔이 돌 것입니다. 그럼 작열하는 해님도 조금씩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습니다.

 흰 참깨꽃입니다. 참깨는 창고에 넣을 때까지 수확량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짓기 힘든 농작물입니다.
 흰 참깨꽃입니다. 참깨는 창고에 넣을 때까지 수확량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짓기 힘든 농작물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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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 참깨꽃입니다. 참깨는 창고에 넣을 때까지 수확량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짓기 힘든 농작물입니다.
 흰 참깨꽃입니다. 참깨는 창고에 넣을 때까지 수확량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짓기 힘든 농작물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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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참깨꽃입니다. 참깨는 창고에 넣을 때까지 수확량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짓기 힘든 농작물입니다. 비가 와도 걱정, 바람이 불어도 걱정, 가뭄이 들어도 걱정입니다. 그리고 참깨가 익으면 알이 터져버립니다. 그럼으로 아주 조심조심 해야 합니다. 아기를 안아주듯이 가슴으로 안아주지 않으면 다 거둔 참깨를 버릴 수 있습니다. 어머니는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참깨는 손이 정말 많이 간다. 비가 와도 걱정, 가뭄이 들어도 걱정, 바람이 불어도 걱정이다."
"참깨는 창고에 넣어야 추수가 끝나죠?"
"하모. 참깨를 베고, 햇볕에 말릴 때 비라도 맞아봐라. 한 해 농사 끝이다. 정말 참깨는 키우기 힘들다."

"어린아이같이 키워야 거둘 수 있는 거군요."

아직 초록빛이 도는 대추알이지만 조금씩 영글어가고 있습니다. 대추알에 붉은 빛이 돌면 가을입니다. 아무리 북태평양 고기압이 힘이 세도, 대추알 붉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초록빛 대추알을 보고 힘을 낸 이유입니다. 이 작은 씨알도 뜨거운 햇빛을 능히 이기고 있는데 굴복한다면 참 부끄러운 일입니다. 가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직 초록빛이 도는 대춧알이지만 조금씩 영글어가고 있습니다. 가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직 초록빛이 도는 대춧알이지만 조금씩 영글어가고 있습니다. 가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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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빛깔이 돌 때 대추를 먹어도 단맛이 납니다. 다 익은 대추보다는 붉은 빛이 도는 대추가 더 맛있습니다. 다 익은 대추는 말렸다가 대추차를 끓여 먹어면 좋습니다. 한겨울을 잘 날 수 있습니다.

지난봄 거두었던 마늘이 긴 막대기에 걸려 있습니다. 올해 마늘 농사는 '흉년'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양념거리도 되지 않는다고 걱정을 태산같이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 녀석들만으로도 우리 가족 양념은 충분합니다.

 지난 봄 거둔 마늘입니다. 양념도 할 것이고, 가을에는 다시 씨앗이 되어 흙속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지난 봄 거둔 마늘입니다. 양념도 할 것이고, 가을에는 다시 씨앗이 되어 흙속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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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이 될지 모르겠다. 올해 마늘 농사는 망쳤다! 망쳤어!"
"괜찮아요. 어머니 모자라면 사 먹으면 돼죠."
"그래도 마늘을 심었는데 이것밖에 거두지 못했다. 내년에는 밭을 조금 갈아 엎어야겠다."
"밭을 갈아엎으면 조금은 나아지겠죠."
"양념만 아니라 마늘 씨앗도 해야 할 것인데. 모자라면 어떻게 하노."
"양념도 모자랄 판에 마늘 씨앗을 어떻게 해요?"
"그래도 이것으로 해야 할 낀데."


마늘은 양념을 남겨두고 다시 씨앗으로 심습니다. 농사를 짓다보면 신비로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공산품은 찍어냅니다. 그리고 요즘은 재활용도 하지만 다 사용하면 대부분 버립니다. 그러나 마늘처럼 다시 심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마늘 자체가 '죽은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입니다.

쪽파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을에 심기 위해 이렇게 모아놓았습니다. 신비롭지 않습니까? 겉으로 보기에 생명체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죽은 것이 아니라 살아 있습니다. 나중에 이 녀석들이 땅에 다시 파묻혀 내년 봄이면 새순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폭염이 아무리 우리를 힘들게해도, 가을은 오고야 맙니다. 조금만 더 참으면 북녁 하늘에서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어올 것입니다.

 쪽파뿌리입니다. 대파보다 쪽파가 더 맛잇습니다.
 쪽파뿌리입니다. 대파보다 쪽파가 더 맛잇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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