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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전 국무총리
 정운찬 전 국무총리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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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9일 동반성장위원장을 전격 사퇴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6월 11일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를 창립했다. 동반성장 문화 확산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다.

27일 공주시를 찾은 정 전 총리는 고향 마을회관 준공식에 도움을 줬던 기관장들과 저녁을 함께한 뒤 오후 9시 기자들과 티타임을 하며 최근 행보에 대해 견해 밝혔다.

정 전 총리는 먼저 "그동안 충청도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살았다"며 "대한민국 역사에서 충청도 사람들만큼 국가 발전에 기여한 사람들이 있느냐, 최영 장군과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한 분들이 거의 모두 충청도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60년대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중학교도 못 갈 처지에 삼일운동 33인+1인 34인의 한 분으로 프랭크 W. 스코필드(한국명 석호필) 박사를 만나 등록금과 생활비 등을 지원받았으며 그분은 나에게 늘 '강한 사람에게는 호랑이처럼, 약자에게는 비둘기처럼 대하라'고 말했다"며 "그분의 도움으로 인격이 형성되고 균형성장을 알리라는 얘기를 들었다. 나에게 있어 그분은 정신적 지주였다"라고 회고했다.

또한 그는 "60년대 초반에 경제 성장이 막 시작할 때 이미 벌써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자 스코필드 박사께서 '나중에 힘이 있고 기회가 된다면 균형성장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라'고 가르쳐 주셔서 어릴 적부터 이런 교육으로 지난 20년간 제가 한국경제에 쓴 글을 보면 국민개혁과 재벌개혁에 치중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사회에 양극화를 줄이기 위해 남은 인생을 동반성장에 앞장서겠다"

그는 동반성장위원장에서 물러난 이유에 대해서는 "동반성장위원회에 더 많은 예산과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지속해서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대통령의 의지와 내 의지가 다른 것 같아서 사람을 바꿔서 일하는 게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동반성장위원장은 월급도 없이 기사와 차량만 제공되는 자리다. 호남을 방문했을 때 어떤 분은 '20분을 기다렸다'며 저녁값을 내준 분이 있었다"며 "그분 말씀이 LED 조명등을 하고 있는데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에다가 넣어줘서 중소기업 업종으로 정해지면서 금년도에 매출이 늘었다'라는 얘기를 듣고 뿌뜻했다"고 웃었다.

그는 "이 사회 양극화를 그대로 뒀다가는 사회가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며 "어릴 때부터 아주 많은 도움을 받고 자란 대학교수, 총장, 국무총리까지 지낸 사람으로서 사회에 빚을 갚아야 한다는 의무감과 우리나라가 위기에 처한 것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반성장은 다 같이 똑같이 되자는 것이 아니라 대등한 관계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앞으로 동반성장연구소에서는 경제적 약자들의 여러 가지 애로를 듣고, 그것을 타개할 수 있는 정책과 법을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동반성장이 중요하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시민교육도 하고, 필요하다면 시민운동도 추진할 생각으로 연구소를 개설하고 소상공인문제 등 어떻게 볼 것인가에 토론회를 하였고 10월쯤에는 경제학자와 대토론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 총리는 대선을 앞두고 여야에서 제각기 '경제 민주화'를 강조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처지를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은 그동안 신자유주의를 주장하다가 이제 와 갑자기 경제 민주화를 주장하고 있어 진정성에 대해 의문이 들고 있다"며 민주당에 대해서는 "재벌개혁을 하려고 하는데 진정성은 있으나 중소기업이 클 수 있는 발판이 부족해 보여 구체적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절하 평가했다.

"안철수 원장과는 같이 할 수 있지만, 새누리당 후보로 거론은 싫다"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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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안철수 원장과의 향후 연대 가능성을 묻자 "안철수 원장은 공적인 장소에서는 만난 적은 있지만, 개인적으로 따로 만난 적은 없다. 깊이 얘기할 기회가 없어서 그분이 어떤 분인지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언론을 통해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현실도 잘 알고 남에게 베풀 줄도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안철수 원장이 출마하고 하지 않고에 관계없이 안 원장이 동반성장에 대한 의지를 같이하고 실천할 수 있다면 협력 가능하다"며 "동반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민주당 외에도 누구와도 협조할 수 있지만 새누리당 후보로 거론되는 것만은 싫다"고 못을 박았다.

또한, 정 전 총리는 "본인은 새누리당과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이다. 모든 걸 해봤지만 사외이사만은 하지 않았다. 사외이사를 하게 되면 객관적 사고가 힘들지 않느냐는 생각에 재벌 쪽 사람들과 고위관료 등 원래 친구를 빼고는 새로이 사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 박근혜 대표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새누리당 후보와 가는 것은 본인이 반대의 삶을 살아와서 옳지 않으며, 5·16은 자유민주주의 헌정역사를 파괴하는 군사쿠데타라고 생각하는데 박근혜 대표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말하는 것도 나의 입장과 전혀 다르다"라며 "말은 경제 민주화를 하지만 신자유주의에 빠진 새누리당의 정책은 맞지 않다"고 불명한 선을 그었다.

정 전 총리는 "새누리당은 아직도 문제를 푸는 방법에서 시장에 맡기자고 하는데, 저도 자본주위를 옹호한다. 어떤 체제든 흠은 있지만, 자본주의가 적기 때문에 자본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새누리당의 정책은 아직도 시장 논리에 맡기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새누리당의 후보로 거론되는 게 불쾌하다"고 의지를 밝혔다.

"4대강 사업은 원칙적으로는 찬성하지만, 속도전으로 문제가 들러났다"

본 기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대 치적이라고 하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에 "대운화 사업에 대해서는 불명이 적극 반대를 했고 국회 속기록에도 남아 있을 것이다"며 "그렇지만 4대강 사업에 대한 입장은 옳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후진국 중에서 산림녹화를 50~60년 만에 성공한 나라는 세계 역사상 우리나라뿐이다"고 말했다.

정운찬 전 총리는 "이번에는 강도 깨끗하고 아름다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영산강이나 낙동강 하류는 정말로 지저분했다. 깨끗하게 하려고 하는 노력은 찬성하지만, '규모와 속도는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반만 하고 반은 나중에 하면 어떻겠느냐'라고 이런 지적은 했었다"고 피력했다.

이어 "작년 많은 비가 내렸지만 1차로 홍수예방 효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지만, 완성단계에서 환경문제의 지적이 나오는데 공사를 서두르다 보니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 같다"며 부작용을 지적하고 "어차피 만들어졌는데 양해를 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정운찬 위원장은 1947년생으로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마이애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와 프리스턴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에는 최연소 서울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2009년 9월에는 국무총리로 취임한 뒤 10개월간 업무를 수행했다. 2010년 12월 초대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 1년 3개월 간 활동하다 올해 3월 전격 사퇴했다. 동반성장연구소를 설립한 뒤 현재 이사장으로 있다.

덧붙이는 글 | 김종술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정운찬, #동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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