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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방송작가협회 사무실에서 '피디 수첩 작가 전원 축출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방송작가협회 사무실에서 '피디 수첩 작가 전원 축출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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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7일 오후 2시 55분]

"단순히 방송사 문제가 아니다. 방송 구성작가 전체를 모독했다."

최미예 구성다큐연구회 회장은 이 말을 내뱉자마자 눈시울을 붉혔다. 25일 MBC <피디 수첩> 메인작가 6명이 전원 해고된 일과 관련해 발언하는 중이었다.

"이런 식으로 작가를 해고해도 그 자리를 메울 작가가 있다는 생각 자체가 불편하다. 언론사 장기파업을 마친 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을 두고 전후 관계를 잘 살펴주기 바란다."

최 회장은 또 "연구회 소속 작가들에게 이번 사태와 관련한 긴급메일을 보낸 상태다, 방송 4사(KBS·MBC·SBS·EBS) 작가들은 연대해 대응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구성다큐연구회는 방송 4사의 시사·교양작가들로 구성됐으며 한국방송작가협회 산하단체다. 총 400~500여 명의 작가들이 속해있다.

"분위기 쇄신하는데 작가 퇴출? <피디 수첩> 무력화 결정판"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방송작가협회 사무실에서 열린 '피디 수첩 작가 전원 축출 규탄 기자회견'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방송작가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중 정재홍 작가를 비롯해 임효주, 이김보라, 장형운, 이화정, 이소영 작가는 이번에 해고된 사람들이다. 파업기간 중 해고된 최승호 PD(전 <피디 수첩> PD) 외 10여 명의 <피디 수첩> 제작진들도 함께 했다. 이들은 방송사 메인작가 전원이 해고당한 초유의 사태를 '피디 수첩 죽이기' 일환으로 보고 집단 반발했다.

교체가 결정된 작가들은 4~12년간 <피디 수첩>을 맡아왔다. 이들은 검사 스폰서, 민간인 사찰 등의 주요 시사 현안을 다뤄왔다. 프로그램에서 교체된다는 것은 프리랜서인 작가들에게 곧 해고이기도 하다.

<피디 수첩> 메인작가 전원을 교체한다는 사실은, 사내 3명의 계약직PD들이 작가 교체를 위해 MBC 내 다른 프로그램 작가들과 접촉했다는 정보가 알려지면서 드러났다. 이에 작가들은 배연규 <피디 수첩> 팀장과 김현종 시사제작국장에게 면담을 요구했고, 이 자리에서 작가 교체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김 국장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것은 국장의 권한이자 나의 결심이고, 내가 판단해서 결정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분위기를 쇄신하는 데 작가를 퇴출하는 저의는 무엇인가"라며 "PD 퇴출, 아이템 통제를 거쳐 마침내 작가마저 쫓아내는 건 <피디수첩> 무력화의 결정판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최승호 PD 역시 "사측이 아이템 통제, 방송 불방 등의 일을 1년 동안 해오다가 드디어 작가마저 쫓아내면서 <피디 수첩> 구성원들을 영혼 없는 사람들로 가득 채우려 한다"며 "<피디 수첩>을 없애고 싶은 본심을 감춰둔 채 제작진을 해고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도의가 아니다"라고 힐난했다.

방송4사 작가 <피디 수첩> 보이콧 예정... 법적 대응도 검토

이들은 해고당한 6명의 전원 복귀를 요구했다. 또한 MBC구성작가협의회 회원 70명을 비롯해 방송4사의 구성작가협의회 회원들은 향후 <피디 수첩> 작가자리를 공식적으로 보이콧할 예정이다. 또한 해고 사태의 부당함을 알리는 여론화 작업을 벌이는 동시에 MBC경영진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고려중이다.

정재호 <피디 수첩> 작가는 "사측은 전속작가들과 1년 단위로 계약을 할 때 계약기간 중 타 방송사와 일을 하면 위약금을 무는 조항을 넣었다, 또 계약을 하지 않은 프리랜서 작가들 역시 통상 1~2달 전에 교체 사유를 설명하는 게 관례"라며 "이번 해고 사태에 대해 법적대응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태그:#PD수첩,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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