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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외국인근로자 사업장변경 개선 및 브로커 개입 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내부 지침으 내린데 대해 이주노동자 인권대책위 등이 25일 오후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인권유린이라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용노동부가 '외국인근로자 사업장변경 개선 및 브로커 개입 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내부 지침으 내린데 대해 이주노동자 인권대책위 등이 25일 오후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인권유린이라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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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10년 11월에 한국에 고용허가제로 일하러 왔습니다. 주물공장에서 일을 했는데 쉬는 시간도 없이 하루에 13시간에서 15시간씩 1년간 일했습니다. 사장님한테 너무 힘들어 회사를 옮겨야겠다고 얘기했더니 '사람 구하기 힘드니 여기서 일을 하든가 아니면 네팔로 가라'고 했습니다."

네팔에서 온 크리스티 보렐(32)은 이제 곧 불법체류자가 될 처지에 처해있다. 자신이 일하던 주물공장에서 일이 힘들어 나왔지만 아직 다른 공장에 취업하지 못했다. 이제까지는 고용노동부에서 일자리를 알선해줬다. 그러나 주물공장에서 나온 뒤, 고용노동부에서 알선해 열 곳의 회사에 전화를 했더니 모두 '사람을 구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또 다른 한 곳을 알선해 줘 찾아갔더니 네팔인이 아닌 다른나라 외국인 노동자를 찾고 있었다.

크리스티가 불법체류자로 전락할지 모르는 이유는 고용노동부의 내부지침 변경 때문이다. 현행 고용허가제 하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장을 변경할 때 횟수, 사유, 기간, 절차 등의 제한을 받으면서도 고용센터로부터 구인업체를 제공받아 사업장의 노동조건을 확인하고 취업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8월 1일 이후, 그들은 취업을 하지 못하면 불법체류자가 된다. 크리스티가 회사의 노동조건을 따져보고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연락이 먼저 와야 일을 할 수 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불법체류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 크리스티는 "앞으로 나는 나를 원하는 회사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며 "회사에서 연락이 오지 않으면 불법체류자가 돼야 하느냐"고 성토했다.

이유는 고용노동부가 지난 6월 4일 '외국인노동자 사업장 변경 개선 및 브로커 개입 방지 대책'이라는 내부지침을 통해 8월 1일부터 이주노동자들에게 구인업체 명단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주노동자들을 '브로커의 불법적인 개입'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주노동자 인권단체들은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보호해야 할 고용노동부가 오히려 이주노동자들의 직업 선택권을 제한하고 불법체류자를 양산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언제부터 노동부가 이주노동자 걱정했나... 지침 철회하라"

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대구경북지역 연대회의는 25일 오후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주노동자 노예노동을 강요하는 고용노동부 내부지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대구경북지역 연대회의는 25일 오후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주노동자 노예노동을 강요하는 고용노동부 내부지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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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대구경북지역 연대회의(아래 연대회의)는 25일 오후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들의 노예노동을 강요하는 고용노동부 내부지침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의 내부지침은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선택이라는 최소한의 권리마저 박탈당하는 것"이라며 "3개월 내에 취업을 하지 못하면 본국으로 강제출국 당하는 현재의 제도에서 사업주가 폭행을 해도, 근로기준법을 어겨도,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아도 자신을 찾는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불안에 떨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할 사업장을 스스로 찾을 권리가 있다"며 "이주노동자라고 해서 그 권리를 박탈당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용노동부의 이주노동자 사업장 변경에 관한 내부지침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전락 민주노총 경북본부장은 "언제부터 고용노동부가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이동을 걱정하고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했느냐"며 "이주노동자들에게 진짜 '브로커'는 바로 고용노동부"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주노동자들의 문제를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민주노총 80만 노동자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이주민센터 대표인 박순종 목사는 "이주노동자들의 조건이 좋아지면 좋겠는데, 거꾸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주노동자들이 폭행당하고,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노예처럼 일만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연대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나서 대구고용노동청장, 대구고용센터장, 대구북부고용센터장 등과의 면담을 신청하고 지침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 23일부터 점심시간을 이용해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피켓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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