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

윤하 ⓒ 위얼라이브


더 높이 뛰기 위해서는 몸을 잔뜩 웅크리고 에너지를 모으는 시간이 필요하다. 가수 윤하(본명 고윤하, 25)에게 지난 1년 6개월은 더 높은 도약을 꿈꾸며 자신을 갈고 닦는 시간이었다. 전 소속사와의 법정 분쟁 끝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4집 <슈퍼소닉>(Supersonic)으로 돌아온 윤하를 만났다.

"걸그룹 이기는 솔로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MBC 표준FM <별이 빛나는 밤에>를 통해 DJ로 꾸준히 활동했지만 그가 늘 갈망하던 곳은 무대였다. "떳떳해질 때 무대에 서고 싶어서 좋은 기회를 날렸다"고 미소 지은 윤하.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윤하는 "(전 소속사와) 분쟁에 휘말려 있는 상황에서 무대에 오른다는 게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내 음악이 가십거리로 쓰이는 것도 싫었다. 누군가는 '잊혀진다'고 했지만 내 팬들은 충분히 기다려줄 사람들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매주 <별밤>에 가수들이 신보를 들고 나오는데 받을 때마다 미치겠더라고요. '내 본업은 저건데' 싶기도 하고요. 빨리 앨범을 내고 무대에서 박수받고 관객과 눈을 맞추고 싶었어요. 예전엔 슬럼프도 있었던 것 같아요. 얼마 전, MBC <아름다운 콘서트> 녹화를 했는데 예전엔 보이지 않던 스태프 얼굴 하나하나, 관객석이 모두 보이더라고요. 더 절박해져서 그런 게 아닐까요? 사고도 많이 바뀌었고요."

 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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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는 스스로 "그동안 오기나 자격지심 등 마이너스 에너지가 많았다"면서 "공백기는 내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공포스러울 정도"라고 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걸 그룹을 이기는 솔로 가수가 되어야겠다'는 강박관념이 컸다고. 하지만 쉬는 동안 마음을 다잡으면서 부담감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용기를 얻었다.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어요. 폐쇄적으로 변하기 쉬웠던 시기라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는 것도 자신이 없었고요. 아마 처음 <별밤> 방송할 때 티가 많이 났을걸요. 하지만 점점 극복하는 히스토리를 전해 드릴 수 있었어요."

"'싱어송라이터' 부담에 앨범 크레딧에 잔뜩 신경쓰기도..."

12곡이 담긴 정규 앨범에서 윤하는 희망을 전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오뚝이 같은 이미지지만 사실 좌절하기 일쑤였던 그는 "대중이 만들어준 이미지 덕에 긍정적으로 변했다"면서 "'나 역시 필사적으로 살았으니 여러분도 그럴 수 있다'는, 일종의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무대를 그리워했던 만큼 공연에서 호흡할 수 있는 곡이 가득하다. 앨범 전체가 록 페스티벌 무대를 연상케 한다.

타이틀곡 'RUN'(런)은 윤하의 자작곡이 아니다. 그동안 자신의 이름이 앨범 맨 뒷장 크레딧을 빼곡히 채우는 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했던 윤하로서는 상당한 파격인 셈이다. 윤하는 "크레딧보다 음악이 가장 중요했다"면서 "내 머릿속 음악을 나보다 더 잘 전달해줄 수 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윤하씨, 싱어송라이터잖아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부담스러웠어요. 제가 다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었고요. 공동 작업을 하면서 느낀 건데, 내가 생각하는 것을 나만 다 표현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교감하면서 찾아가는 과정을 느낀 거죠. 의도했던 대로 앨범이 잘 나왔는데 방법을 잘 찾은 것 같아 기뻐요."

 윤하

ⓒ 위얼라이브


2004년 데뷔해 어느덧 9년 차 가수가 된 윤하에게 음악은 전부다. 그리고 데뷔 10주년을 앞둔 지금, 윤하는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평생 직업이기 때문에 '한방'을 꿈꾸기보다 길게,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윤하.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 비결이란다.

윤하는 오는 28일과 8월 11일, 각각 서울과 부산에서 콘서트를 연다. '공연이 콘셉트인 앨범'을 만든 만큼 그가 무대에서 내뿜을 에너지 또한 기대할 만하다. "음악을 그냥 즐겨달라." 윤하가 자신의 음악을 들을 대중을 위해 남긴 말이다.

윤하 RUN 슈퍼소닉 컴백 정규4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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