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한 장면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한 장면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또 한 번의 슬픈 사건이 발생했다.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총기난사 사건이 또 다시 미국에서 벌어진 것이다. 이번에는 화제 속에 개봉한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 개봉관에서 발생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20일 새벽, 미국 콜로라도 주 오로라시의 '센추리 오로라 16' 영화관에서 20대 청년 제임스 홈즈가 최루탄과 연막탄으로 보이는 깡통을 던진 후에 총기를 난사했다는 것.

현재 보도에 의하면 조금씩 피해상황이 다르기는 하나 12명이 사망하고 38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하니 실로 충격적인 사건이다. 피해가 컸던 이유로는 밀폐되고 어두운 장소여서 이기도 했지만 영화를 관람하던 관객들이 총소리를 영화 속 장면의 소리로 착각했기 때문에 빨리 피하지 못한 것도 있다고 알려졌다. 가해자는 대학원생으로 콜로라도 대학에서 신경과학을 공부했다고 알려졌다. 영화를 제작한 워너브라더스 측은 즉각적인 유감을 표명했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역시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영화가 총기난사의 원인? 콜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이 떠오르다.

이 사건을 보면 떠오르는 사건이 하나 있다. 바로 1999년, 미국 콜럼바인 고교에서 발생했던 총기난사 사건이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갔던 당시 사건은 합리적인 문제제기에서 벗어나 가해 청소년들이 마릴린 맨슨의 음악을 자주 들었고, 우익세력이 이들의 팬이었다는 지적이 주류룰 이뤘다.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인 마이클 무어는 영화 <볼링 포 콜럼바인>을 통해 총기난사 사건의 가장 큰 원인은 누구든 쉽게 총기를 살 수 있는 법이 문제이며 강력한 총기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했다.  미국 총기협회(NRA)의 정치적 힘 앞에 이 같은 주장은 아직까지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영화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도 마찬가지다. 범인이 영화 속 악역인 베인을 연상시키는 복장을 하고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 공격을 펼쳤다는 점에서 자칫 사건의 원인이 영화로 옮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콜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사건의 핵심을 벗어나는 의제 비틀기다. 책임을 지게 하기 쉬운 대상에게 짐을 떠안겨 버리기 위한 여론몰이기 때문이다.

 영화 <볼링 포 콜럼바인> 포스터

영화 <볼링 포 콜럼바인> 포스터 ⓒ 스폰지, 프라임픽처스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언제나 이런 일이 발생하면 나오는 말은 똑같다.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라는 말. 하지만 사건은 반복적으로 계속 발생하고 있다. 물론 음악이나 영화가 사건을 일으킨 가해자를 자극하게 하는 동기를 제공해 줬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애초에 쉽게 총기를 소유하게 만들어진 시스템이나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운 사람에게 무심한 사회일 것이다.

원인을 알고 있는데 바꾸지 않으며 그 책임을 다른 곳에 전가시키는 것이 과연 용납될 수 있는 것일까? 진정 돈과 권력 앞에서 인간의 생명은 드라마 <추적자>에서 강동윤이 말했던 것 처럼 큰 마차가 먼 길을 가다보면 깔려죽는 벌레일 뿐인 것일까? 말로만 하는 바람은 그저 뜬구름 잡는 염원일 뿐이다. 총기난사 사건은 미국 사회 전체의 행동이 필요한 문제다. 정말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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