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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근혜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18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DMZ(비무장지대) 생태평화공원을 방문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5.16 쿠데타에 관한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근혜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18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DMZ(비무장지대) 생태평화공원을 방문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5.16 쿠데타에 관한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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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근혜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18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육군 3사단 백골부대를 방문한 뒤 배웅나온 국군장병들을 포옹하며 격려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근혜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18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육군 3사단 백골부대를 방문한 뒤 배웅나온 국군장병들을 포옹하며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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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같이 생각하는 모든 국민은 잘못된 사람들이냐?"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은 완강했다. 5·16 쿠데타에 대해 "최선의 선택"이라고 한 자신의 발언으로 야권 대선주자들은 물론 여당 내 대선 경선 후보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지만,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는 18일 강원도 철원 DMZ(비무장지대) 생태평화공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저처럼 생각하는 국민도 많이 계시고 또 달리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며 "그렇다면 그것은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16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선친으로서는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 한 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며 5·16 쿠데타를 옹호했다.

"한일 병합도 최선의 선택?" vs "저 같이 생각하는 국민 모두 잘못?"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는 17일 "5·16 쿠데타는 중립적 표현이고, 이보다는 5·16 군사반란이 정확한 표현"이라며 "반란이 혁명이 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페이스북에 "마음이 착잡함을 넘어 참으로 참담하기까지 하다. 헌정을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유린했던 5·16 군사쿠데타와 유신독재가 '역사의 차선'으로 둔갑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는 "이런 역사인식을 가진 사람에게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을 맡기는 것이 맞는지 회의가 들 정도"라고 공격했고, 손학규 상임고문은 "아직도 홀로 유신시대를 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인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도 박 후보의 역사인식을 질타했다. 김 도지사는 "아무리 불가피해도 탱크를 갖고 한강을 넘어 정부를 접수하는 것을 우리는 쿠데타라고 한다"며 "(박 후보의 발언은) 헌법에 안 맞는 말"이라고 했고, 임 전 실장은 "쿠데타는 아무리 수식어를 붙여도 쿠데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오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한일 병합과 6·25 전쟁에 대해 그들 후손이 '그때는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의원의 역사인식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향후 대선행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야권이 5·16을 매개로 박 의원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할 경우 중도층 및 20~40세대가 돌아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의원은 18일 오후 4시경 DMZ 생태평화공원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비판을 '소모적인 논쟁'으로 치부했다. 박 의원은 "저는 그런 생각을, 역사관을 갖고 있고, 또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다"며 "정치권에서 현재 해야 될 일, 국민의 삶을 챙길 일도 많은데 계속 역사 논쟁을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특히 박 의원은 "저같이 생각하는 모든 국민은 잘못된 사람들이냐? 정치인이 그렇게 말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저같이 생각하는 국민과 그렇지 않은 국민'으로 편을 가르기는 모습에서는 '이번 논쟁에서 잃을 게 없다'는 자신감까지 읽혔다.

"박지원,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편, 박근혜 의원은 박지원 통합민주당 원내대표가 검찰 소환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원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고 검찰 소환에 응하라는 것이다. 그는 "그것(불체포특권) 때문에 국회에서 한바탕 난리가 나지 않았느냐"며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과 다른 특권을 누리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이명박 정부 이전 정권이 북한과 체결한 각종 평화협정(선언)을 지켜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7·4공동선언도 있고, 남북기본합의서도 있고, 6·15선언도 있고, 10·4선언도 있다"며 "그게 모두 기본적으로 지켜져야지, 그것도 지키지 못하면서 새로운 약속을 해서 (남북 간에) 신뢰를 쌓아가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점에서 역대 (정권이) 약속한 것은 모두 지켜져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10·4선언의 경우 기본적으로 합의한 것은 지킨다는 틀은 유지하면서도 세부적으로는 국민과 국회의 동의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조정할 게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근혜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18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육군 3사단 백골부대를 방문해 최전방초소에서 윤완선 사단장과 함께 전방을 둘러보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근혜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18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육군 3사단 백골부대를 방문해 최전방초소에서 윤완선 사단장과 함께 전방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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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근혜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18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육군 3사단 백골부대를 방문한 뒤 배웅나온 국군장병으로부터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캐리커쳐를 선물을 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 백골부대 방문한 박근혜 의원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근혜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18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육군 3사단 백골부대를 방문한 뒤 배웅나온 국군장병으로부터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캐리커쳐를 선물을 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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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근혜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18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육군 3사단 백골부대를 방문한 뒤 배웅나온 국군장병들을 함께 기념촬영을 하자, 장병들이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근혜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18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육군 3사단 백골부대를 방문한 뒤 배웅나온 국군장병들을 함께 기념촬영을 하자, 장병들이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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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5.16, #박근혜, #2012 대선, #박지원, #불체포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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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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