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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장마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여름날 아침 이슬 머금고 햇살 받으며 차례차례 피어나는 꽃이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신선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무궁화나무 꽃이 바로 그 꽃 주인공입니다. 여름에서 가을까지 끝이 없을 정도로 계속 핀다고 해서 '영원히 피고 또 피어서 지지 않는 꽃' 무궁화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꽃말처럼 '섬세한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 무궁화 꽃 꽃말처럼 '섬세한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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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가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꽃으로 여겨졌던 시기는 아주 옛날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기록에 보면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저술된 산해경이란 책에서 제일 먼저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군자의 나라에 훈화초가 있어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진다'는 기록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군자의 나라는 우리나라를 가리킨 것이고, 훈화초는 무궁화의 한자 이름이라고 합니다. 여러 기록을 종합해보면 고대로부터 중국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군자의 품격을 갖춘 나라, 무궁화가 아름답게 피는 나라로 예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슬 머금은 무궁화꽃입니다.
▲ 무궁화꽃 이슬 머금은 무궁화꽃입니다.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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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고조선 이전부터 '하늘 나라의 꽃'으로 여겨 소중하게 생각해오다 구한 말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여 거론되기 시작되었습니다. 갑오경장 이후부터 민족의 자존을 높이고 침략해오는 열강들과 대등한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나라꽃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이때쯤부터 본격적으로 무궁화가 등장하게 됩니다.

나무 가득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무궁화나무 나무 가득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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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900년대 초쯤에 만들어진 애국가 후렴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구절이 들어가게 되고, 이 노래가 불려지면서 무궁화는 명실공히 국화로 자리답게 됩니다. 이후부터 화폐, 우표는 물론이고 공식 행사의 장식물이나 안내판에도 무궁화 도안이 들어가게 되고, 각종 공문서에도 무궁화 문양이 들어가게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영예로운 훈장도 무궁화 대훈장이라고 합니다. '무궁화 무궁화 우리 나라꽃'으로 시작되는 동요도 있고, 국회의원 뺏지도 붉은색 바탕의 무궁화인데, 무궁화 안에 나라국(國)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연분홍 색으로 핀 무궁화 꽃
▲ 연분홍 무궁화나무 꽃 연분홍 색으로 핀 무궁화 꽃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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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은 종류도 다양하고, 꽃 색깔도 여러 가지입니다. 주로 꽃잎 색깔에 따라 수백종으로 나누어지는데 대표적인 종으로는 흰 꽃잎 안쪽이 붉은 백단심, 꽃잎에 분홍색 얼룩이 들어간 아사달, 연분홍 바탕에 짙은 얼룩이 있고 줄무늬가 밖으로 뻗쳐 있는 영광 등이 있습니다. 무궁화 관련 단체에서는 바탕이 희고 중심부에 붉은 무늬가 들어간 무궁화를 표준 나라꽃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꽃은 흰색, 연분홍색, 분홍색, 보라색, 자주색 등 다양한 색깔로 피어납니다.

꽃봉오리가 수없이 매달려 있습니다.
▲ 하얀색 무궁화 꽃봉오리 꽃봉오리가 수없이 매달려 있습니다.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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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는 기간은 7월에서 10월까지 오랫동안 지속되는데 반해 실제로는 아침 일찍 피었다가 저녁 무렵이 되면 시들어 떨어집니다. 여름에서 가을까지 새로 난 가지 밑에서 위로 향하며 아침마다 차례차례 새로운 꽃을 피워내기 때문에 오랫동안 꽃이 피어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로변에 가로수로 심겨진 무궁화입니다.
▲ 가로수로 심겨진 무궁화 도로변에 가로수로 심겨진 무궁화입니다.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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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는 거꾸로 심어도 싹이 돋아날 정도로 생명력이 강합니다. 옛날 시골 마을에서는 울타리 대용으로 많이 심겨졌는데 콘크리트 담이 등장한 이후부터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에는 학교, 도로변, 공원 등에 조경용과 분재용 그리고 생울타리용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길가 곳곳에서 가로수로 심어 놓은 곳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꽃봉오리가 계속 대기하고 있습니다.
▲ 무궁화 꽃 꽃봉오리가 계속 대기하고 있습니다.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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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 뭐니 해도 무궁화꽃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어릴 적 동무들끼리 모여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놀이를 했던 기억입니다. 벽을 보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치다가 구호가 끝남과 동시에 뒤돌아보고 움직이는 사람을 잡아내는 놀이였습니다. 처음엔 천천히 구호를 반복하다가 뒤로 갈수록 재빠르게 외치며 움직이는 사람을 잡아내서 술래를 바꾸던 놀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반복되는 놀이였지만 참 재밌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7월부터 10월까지. 여름부터 가을까지 피어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무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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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들로 다니며 사진도 찍고 생물 관찰도 하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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