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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원자로 전문가 이노 히로미츠 도쿄대 교수 초청 고리 1호기 안전성 토론회가 1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환경운동연합과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연구모임 주최로 열렸다.

"정기검진해서 아무것도 안 나온 사람하고, 이상한 게 나왔지만 정밀 검진했더니 괜찮은 사람 중 누구를 더 신뢰할 수 있나?"(이봉상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원자로는 죽여도 괜찮지만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 (원자로가) 엄청 병들었는데 무리해서 살리려다 망가지면 엄청난 피해로 이어진다."(이노 히로미츠 도쿄대 명예교수)

 

고리 원전 1호기 안전성을 놓고 한일 과학자 간 논쟁이 벌어졌다. 이봉상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가 원자로 압력용기 '정밀 시험' 결과를 토대로 안전성을 강조하자, 일본 원자로 전문가인 이노 히로미츠 도쿄대 명예교수는 시험 자료를 공개하라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이노 교수 "고리 1호기 용접 재질 나빠... 찬물·충격에 약해"

 

 일본 원자로 전문가 이노 히로미츠 도쿄대 교수가  1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고리 1호기 안전성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과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연구모임 주최로 10일 오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고리 1호기 안전성 토론회 화두는 노후 논란을 빚고 있는 '원자로 압력용기'였다.

 

금속공학 전문가인 이노 교수는 우리나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해당하는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 스트레스테스트(원전 재가동 판단)와 고경년화(원자로 안전성 논의) 부문 의견청취 위원으로, 지난해 5월 일본 규슈 겐카이 원전 1호기 취성 천이온도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노 교수는 고리 1호기에 대해서도 원자로 압력용기 용접 재료 재질 때문에 깨지기 쉬운 상태로 변하는 취성(脆性) 천이온도가 지나치게 높은 반면 최대충격 흡수에너지는 너무 낮아 찬물이나 충격에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이노 교수는 "일본 원전 가운데 취성 천이온도가 100도 넘어간 곳은 한 곳도 없고 겐카이 원전도 98도여서 난리가 났다"며 "고리 1호기는 가동 1년 만에 취성 천이온도가 82.8도였다고 해서 놀랐는데 1999년 마지막 측정에서 107.2도까지 올라갔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노 교수는 "원자로 강철용기(압력용기)가 핵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중성자를 오랫동안 쬐면 유연성을 잃고 딱딱하게 굳어 파괴되기 쉬운 상태(취화)가 된다"며 "타이타닉호가 빙산에 부딪혀 쉽게 부서진 이유도 문제 있는 재료 때문에 취화되는 온도(취성화 천이온도)가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샤르피 충격 시험'을 통해 원자로 압력용기가 견딜 수 있는 최대충격 흡수에너지가 가동 1년 만에 65줄(J)로 떨어지고 1999년 시험 54줄(J)로 떨어진 것도 문제 삼았다. 이노 교수는 "리 1호기는 50줄(J) 정도까지 내려갔다고 해 깜짝 놀랐다"며 "일본에서 그렇게 낮아진 경우는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노 교수는 "보통 원전은 100줄(J) 이상인데 고리 1호기 원자로 압력용기 최대충격 흡수에너지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이유는 용접 부위에 사용한 구리 함량이 0.23%로 다른 원자로보다 극단적으로 높기 때문"이라며 "나쁜 재질로 만든 고리 1호기는 폐로를 검토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봉상 박사 "압력용기 정밀 시험 결과에서는 문제 없어"

 

 이봉상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가 1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고리 1호기 안전성 토론회에서 이노 히로미츠 도쿄대 교수 주장에 반박하고 있다.

이에 고리1호기 압력용기 건전성 시험을 담당한 이봉상 박사는 "압력용기가 취성화되면 유리처럼 깨진다는 건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며 "샤르피 충격 시험보다 정밀 평가인 파괴 인성 시험(마스터 커브 방식)에서는 안전 기준에 부합했다"고 반박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4일 고리 1호기 재가동을 승인하면서 압력용기 가압열충격 온도가 샤르피 충격시험에선 높게 나타났지만, 마스터 커브 방식에선 미국 핵규제위원회(NRC) 기준값인 149도보다 낮아 안전하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압력용기 시험을 정기 건강 검진에 비유해 "정기검진해서 아무것도 안 나온 사람하고, 이상한 게 나왔지만 정밀 검진했더니 괜찮은 사람하고 누구를 더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정밀 평가 결과에 무게를 실었다.

 

이에 이노 교수는 "사람에 비유하는 건 부적절하다"면서 "사람은 죽이면 안 되지만 원자로는 죽여도 괜찮다, (원자로가) 엄청 병들었는데 무리해서 살리려다 망가지면 엄청난 피해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리 1호기 샤르피 충격 시험 데이터, 섭씨 100도 부근의 파괴 인성 측정값 등 시험 데이터가 많이 부족하다"며 "데이터 추가 공개 없이 고리 1호기를 재가동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더 정밀한 평가나 계산보다 사람 안전 우선시해야"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국장는 "고리 1호기 정전 사고 교훈은 확률적으로 낮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후쿠시마 원자로가 녹는 건 1000만 년에 한 번이라고 계산했지만 한꺼번에 세 번 일어났듯 고리 원전도 과학적 근거를 대고 있지만, 똑같은 데이터를 다른 측면에서 보면 위험한 원자로라는 게 확인되는 만큼 시편을 추출해 안전성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 박사는 "용접부가 구리 함량이 높아 문제인 것 사실이지만 강제 퇴직할 정도로 안 좋으냐는 다른 문제"라며 "원자로 용기에 대한 관심이 지나쳐 간섭 상태가 되면 나 같은 연구자들이 안전성 연구 결과를 발표 못해 원전 안전성을 오히려 해칠 수 있다"고 맞섰다.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을 찾은 이노 교수는 "고리 1호기처럼 나쁜 재질로 만든 원전은 일본에 없다"며 "추가 검사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건 데이터 수정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거듭 시험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일본 원자로 전문가 이노 히로미츠 교수(가운데 모자)가 1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연구모임,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과 고리 1호기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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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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