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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는 MBC 박성제 기자
 인터뷰 하는 MBC 박성제 기자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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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박성제 기자는 김재철 사장이 임기를 채우겠다든지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가 내정됐다고 하는 발언에 대해 "김 사장이 청와대와 어떤 음모를 꾸미는 것은 사실이라고 보지만 그렇게 되지 않도록 정치권이나 방송위에서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것은 김 사장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일축하였다.

재심에서 해고가 확정된 직후 5일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박성제 기자는 "해고 당할 때 해고를 결정한 뒤에 짜맞추기 인사위원회를 한 것이다. 이미 사장이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재심이 진행되더라도 해고가 철회되거나 징계가 경감되리라곤 생각을 안했다. 김 사장이 칼을 휘두르지만 결국 그 칼은 김 사장을 겨눠 결국 쫒겨날 것이고 나는 동료들 곁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복직을 확신하였다.

지난 주 여야가 국회 개원 합의에 김재철 사장 퇴진을 포함시킨 것을 박 기자는 "사실상 여당도 김 사장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 이상 김 사장으로는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게 돼서 정치권의 암묵적 합의가 나왔을 것"으로 추측한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사장은 본인이 그것을 역전시키기 위해서 임기를 채우겠다고 강조도 하고 자기 측근들을 국회로 보내서 자기 구명운동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아마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 보았다.

지난 일요일 KBS <개그콘서트> '용감한 녀석들'에서 MBC 노조를 지원사격 한 것을 MBC 노조는 어떤 마음으로 봤을지 궁금했다. 여기에 박 기자는 "언론인으로서 동지적 마음이 표출된 것이 아닌가. 더군다나 개그맨들까지도 그렇게 표현 해준 것은 국민들의 김 사장 비판이 개그맨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면서 "가족들하고 보면서 웃었고 고맙단 생각도 들었다"고 <개그콘서트> 제작진과 개그맨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였다.

그는 이어 <개그콘서트>에서는 나왔지만 <추적60분>에서 MBC 파업을 다루는 걸 막은 원인을 "<개그콘서트>는 짧은 한 코너니까 간부들이 간섭할 틈이 없었겠지만 <추적60분>은 1시간이고 KBS에도 사장이나 간부들이 공정보도를 못하게 막은 주역들이고 그런 사람들의 영향력이 <추적60분> 같은 프로그램에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라면서 "KBS 사람들이 현명하게 하셔서 저희를 다뤄주시면 고맙겠다"고 방송을 기대하였다.

인터뷰를 마치며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나도 애독자 중 한 사람이고 노조위원장 할 때는 기고도 했다"면서 "MBC 조합원들의 싸움이 정당하고 정의롭다는 것을 독자분들이 많이 알고 계시겠지만, 지금까지 해주신 것처럼 좀 더 열심히 응원해 달라"고 MBC 파업에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당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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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MBC 박성제 기자 1문 1답이다.

- 재심에서 해고가 확정되었습니다. 심경이 어떠십니까?
"제가 첫 번째 해고 당할 때 해고를 결정한 뒤에 짜맞추기 인사위원회를 한 거예요. 이미 사장이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재심이 진행되더라도 해고가 철회되거나 징계가 경감되리라곤 생각을 안했어요. 더 실망하거나 한 것은 아니고 단지, 김 사장이 칼을 휘두르고 있는데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으로 봐요, 칼이 결국 자기 목으로 떨어질 것이고 김 사장이 쫒겨나면 제가 선후배 동료들 곁으로 다시 돌아갈 겁니다."

- 해고 사유가 뭐라던가요?
"직장 질서 문란으로 되어 있어요. 저로서는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사유고 더군다나 제가 조합 집행부도 아니기 때문에 황당한 거죠. 저와 최승호 PD를 찍어서 해고시킨 것이기 때문에 그건 다 자기들 나름대로 내건 사유에 불가한 것이죠."

- 해고를 예상해보셨습니까?
"제가 해고될 것이라고 생각 못했죠. 왜냐면 제가 평조합원으로 파업에 함께 참여한 것뿐이고 물론 전임 노조위원장이긴 하지만 제가 파업을 주도한게 없기 때문에 생각을 안했어요. 하지만, 최근 회사에서 징계를 대폭 늘려서 조합원을 협박하는 수단으로 쓰려고 한다는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에 전임 위원장이라든지 선후배 사이에서 구심점이 되는 사람들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들었어요. 그래서 저도 대상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 노조 집행부에서 해고자가 나오는 건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만 물론 전임 위원장이긴 했지만 현재 평 노조원을 해고하는 건 굉장히 이례적이라던데.
"그쵸. 지금까지 MBC에서 예전에 파업할 때도 해고자가 발생하긴 했지만 파업 도중 전임 위원장을 해고시킨 적은 단 한번도 없었어요."

- "해고를 훈장으로 받아드리겠다"고 하셨어요. 시간이 지난 후엔 훈장이 될 것 같지만 지금 당장은 막막할 것 같은데.
"사실 막막하죠. 왜냐면 5개월째 월급도 못 받는 상황에서 해고까지 당했으니까 가족도 나름 충격이 있는데 저는 돌아갈 거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그건 조만간 김 사장이 물러날 것이고 쫒겨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제가 알기 때문에 생활이 힘들어도 버틸 수 있어요. 사업하는 친구가 당분간이라도 계약을 하고 회사 나오는 형식으로 도와주겠다고 했는데 금방 복직될 거라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거절했어요."

- 사측의 대량징계가 파업 이후를 생각한 것 아니냐는 견해가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파업이 7월이나 8월에 끝나면 징계 받은 사람들은 대선까지 방송을 못하고 넘어간다는 것인데 어떻게 보세요?
"그럴 수 있어요. 현재 징계받은 사람들 보면 선후배간에 신망이 높고 공정보도를 위해 열심인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을 묶어 놓아서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도 있지만 김 사장이 대선까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 김 사장이 문제가 아니라 김 사장 말대로 방문진 이사가 이미 내정 되어서 설렁 김 사장이 나가더라도 그와 비슷한 사람이 와서 징계를 철회 안한다면 가능할 거 같은데.
"그렇죠. 근데 방문진 이사가 내정되었다는건 김 사장 생각과 희망사항이고 그렇게 되지 않도록 정치권이나 방송위에서 내버려두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고 단지 김 사장이 청와대와 어떤 음모를 꾸미는 것은 사실이라고 봐요. 그런데 그 사람들 생각대로는 안 될 거고 방문진 이사가 그대로 유임이 된다면 저희가 끝까지 싸워서 그런 일이 안 생기도록 막아야죠. 그렇게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 제가 MBC 파업 이후 인터뷰를 계속 이어왔는데 저와 인터뷰 하신 분들이 대부분 해고나 정직 등을 당했어요. 인터뷰 한 영향이 100%는 아니지만 미세하게나 영향을 준 것 같아 인터뷰 요청하기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인데 인터뷰 한 것이 징계사유가 될 수도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인터뷰 많이 했지만 인터뷰가 징계사유가 되지는 않을 것 같고 우연의 일치겠죠."

- 그래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물론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죠. 왜냐면 징계자들 중에 SNS 많이 했다고 징계 받은 사람도 있고 또 다른언론에 기고나 인터뷰를 해서 찍힌 사람도 있거든요. 결국 자기들 맘이죠. 저는 이미 해고를 당했기 때문에 저와는 상관 없지만 다른 집행부나 조합원을 압박하는 수단은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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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국회 개원 합의가 사실상 김재철 사장 퇴진이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새누리당 홍일표 대변인은 "어느 한쪽 편을 들어 정상화 처리한다는 합의 본 바 없다"고 했고 김재철 사장도 임기를 다 채우겠다고 거듭 강조했는데.
"국회에서 개원 합의를 했는데 사실상 김 사장에 대해 여당에서도 부담스러워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야당이 김 사장 퇴진 조건을 걸어 여당을 압박했고 여당은 더 이상 김 사장으로는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게 된 것이고 그래서 정치권의 암묵적 합의가 나왔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사장은 본인이 그것을 역전시키기 위해서 노력은 하겠죠.

그래서 임기를 채우겠다고 강조도 하고 자기 측근들을 국회로 보내서 자기 구명운동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아마 쉽지 않을 겁니다. 김 사장 뜻대로 안 될 것이고 제가 볼 때 정치권이 그런 식으로 흘러가는 것은 국민들이 김 사장에 대해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냐?'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여론이 너무 많이 퍼져 있기 때문에 정치권 특히 새누리당에서 가만 내버려둬서는 안 되겠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봐요."

- KBS새노조가 파업을 끝내고 업무에 복귀했죠. 지난주 <개그콘서트>에서 MBC 노조를 지원사격 했잖아요. 고마울 것 같은데 어땠나요?
"저도 <개그콘서트> 보면서 '용감한 녀석들'에서 MBC 얘기 하는 것 보고 놀랐어요. 가족들하고 보면고 웃었고 고맙단 생각도 들었어요. 개콘 PD나 작가들이 KBS새노조가 파업을 할 때 참여도 하셨을 것이고 언론인으로서 동지적 마음이 표출된 것이 아닌가 더군다나 개그맨들까지도 그렇게 표현해준 것은 그만큼 국민들의 김 사장 비판이 개그맨에게 영향을 미쳤고 결국 사람들의 마음이 반영된 거라고 생각해요."

- <개콘>에서는 나왔지만 <추적60분>에서 MBC 파업을 다루는 건 막았다고 알려졌습니다. 예능프로에서 되는데 왜 시사프로는 막을까요?
"아마 <추적60분>에서 MBC 파업을 다뤄보려고 했겠죠. <개콘>은 짧은 한 코너니까 간부들이 간섭할 틈이 없었겠지만 <추적60분>은 1시간이고 KBS에도 사장이나 간부들이 공정보도를 못하게 막은 주역들이고 그런 사람들의 영향력이 <추적60분> 같은 프로그램에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추적60분>에서 MBC 파업을 다루려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해요. KBS 사람들이 현명하게 하셔서 저희를 다뤄주시면 고맙죠."

- 파업 150일이 넘었습니다. 150일이 넘는 데에 김재철 사장을 1등공신으로 꼽는데.
"기록적이에요. 예전 MBC 파업이 50일이였는데 세 배가 넘으니까요. 신기한 것은 150일 동안 조합원들의 의지가 전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봐요. 그건 김 사장이 조금이라도 파업의 동력이 떨어질 것 같으면 해고나 징계하고 또 이상한 발언하고 경력직 채용하는 식으로 해서 김 사장이 150일을 이끌어 온 거예요."

- 만약 김 사장이 해고나 징계등 안 하고 무대응으로 동력이 없었다면 150일이 가능했을까요?
"어려웠겠죠. 그리고 조합원들이 사장과 협상해보자고 분위기가 바뀌었을 수도 있죠. 그래서 KBS처럼 노조와 협상을 해서 대선에서 공정한 보도를 할 수 있는 장치를 얻어낸다든지 했다면 파업이 중간이라도 멈췄을 가능성 있죠."

- MBC가 KBS와 다른 것이 KBS는 공정보도 문제만이고 MBC는 공정보도에 비리사장 문제가 있기 때문에 김 사장이 공정보도 하라고 해도 비리사장을 인정할 순 없는 것 아닌가요?
"맞아요. 김 사장이 너무 많은 비리를 저질러서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는 단계까지 간 것은 맞죠. 그러나 전혀 협상할 여지가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게 김 사장이 해고와 징계를 반복하고 그것은 마치 자기가 이길 수 있는 것처럼 해왔기 때문에  거꾸로 더욱더 조합원을 자극하고 투쟁의지를 북돋은 것이죠. 지금은 없지만 전엔 협상의 여지는 있었어요." 

- 그럼 만약 김 사장이 '잘못했다. 해고 징계 철회하겠다. 공정보도 하겠다'고 한다면 받아 줄 수 있나요?
"이제는 안 돼죠. 김 사장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고 쫒겨날 수밖에 없는 사람이고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사랍입니다. 그런 사람이 뉘우친다고 해서 받아줄 수는 없죠. 물론 자기가 조용히 물러날 테니까 모양새 있게 나가겠다면 저희가 박수 치면서 보내줄 순 있죠."

-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도 애독자 중 한 사람이고 예전에 제가 노조위원장 할때 <오마이뉴스>에 기고도 했어요. MBC 조합원들의 싸움이 정당하고 정의롭다는 것을 독자분들이 많이 알고 계시겠지만, 지금까지 해주신 것처럼 좀더 열심히 응원해 주시고 거꾸로 MBC 노조원들도 <오마이뉴스>와 함께 힘없는 약자들에 대한 보도에 같이 협력도 해나가면서 하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사장을 빨리 바꿔야 겠죠? <오마이뉴스> 독자분들에게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태그:#박성제, #MBC 파업, #김재철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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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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