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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 부족으로 일정이 축소돼 빈축을 산 포항시의회 시정 질문이 3일 열렸지만 이번에는 의회와 집행부 간 미묘한 신경전과 부적절한 언행으로 또 다시 얼룩졌다.

이번 시정질문은 제6대 포항시의회 전반기 마지막으로 본회의장에서 열렸다. 오전에 의원들이 집행부에 질문하고 오후에는 포항시장과 부시장, 경제산업국장·복지환경국장·농업기술센터소장이 답변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본질에 충실하기보다는 일부 의원과 박승호 시장 간 미묘한 신경전이 계속돼 빈축을 샀다.

박승호 시장은 답변에 앞서 '일부 의원의 질문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답변하기가 어려웠다'며 방청객 등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어 특정사업의 예산을 따져 묻는 모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해당 의원이)예산결산위원장 때 예산을 승인한 부분이다'며 일침을 가했다. 박 시장의 사전 발언이 끝나자 이상구 의장은 "농담성 발언은 삼가 달라"며 맞받아 쳤다.

신경전은 박 시장 답변 후 주어진 의원들의 보충질문에서도 계속됐다. A 의원은 보충 질문에 앞서 '개인적인 질문 후 보충질문을 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석에서 시장 질문에 'NO'(아니다)라고 할 수 있는 간부 공무원은 없다, (포항시는 행사가 많아) 일자리는 없어도 놀자리는 많다, 대부분의 행사가 시장을 위한 행사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면서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며 시정질문을 시작하겠다"고 직접적으로 박 시장을 공격했다.

특히 일부 의원은 보충 질문 동안 부적절한 언행으로 일관해 자질론까지 운운하게 만들었다. B 의원은 박 시장을 상대로 주어진 20분의 보충질문 내내 윽박지르는 식으로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매 질문에 채 답변도 하기 전에 '됐어요' 등을 반복하며 박 시장의 말문을 잘랐다.

무엇보다 논리적 태도가 요구되는 시의원이 이처럼 부적절한 언행으로 일관하자 본회의장 곳곳에서 코웃음과 비난의 소리가 터져나왔다. 한 방청객은 "기업유치와 화력발전소 추진 등 그동안 포항시와 의회가 대립하면서 쌓인 감정이 마치 이날 터진 듯한 것처럼 느껴졌다"면서 "일부 질문은 깊이 있고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감정 싸움을 하는 듯한 인상을 남겨 아주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도 "마치 청문회장을 보는 듯했다. 마치 윽박지르는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고 꼬박꼬박 답변자의 말문을 자르는 것은 의원으로서 아주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다. 자질까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북매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포항, #포항시의회, #시정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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