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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룡은 시에서 양동마을을 찾은 까닭을 '此居桃花洞 迢迢七舍餘 獨來殘雪後 遙訪故人居'라고 읊었다. 대략 '도화동에 가려면 멀리 멀리 이 백여 리를 가야 하오. 홀로 잔설이 자자진 뒤에 (양동마을을) 찾아온 것은 고인(이언적)이 사셨기 때문이오.' 정도의 뜻이다.
 
류성룡의 노래는 양동마을의 특별한 의의를 상징적으로 갈파한다. 그러나 위덕대학교 양동문화연구소 신상구 부소장이 보기에는 '요즘 양동마을을 찾는 사람들은 그 옛날 문인들과 선비들이 양동을 찾았던 모습과는 아주 다르다.'  관광객들은 '손중돈 선생과 이언적 선생의 학문과 삶의 가치, 동방 18현의 사유나 시간을 따라 내려오면서 지니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고, 겉으로 드러나는 건물 등 양동의 외형적 모습에만 눈길을 돌리고 있다.' 그 결과 양동마을은 1984년 중요민속자료로 지정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건축물 위주의 관리대상으로 취급하는 바람에 행정적 난맥상이 드러낸 것은 물론 주민과 관람객 사이에 갈등이 끊이지 않았고, 이런 문제들은 2010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안동 하회마을은 하회별신굿 탈놀이, 양동마을은 무엇?
 
6월 13일에 이어 계속된 제1회 경북문화관광산업 활성화 심포지엄(경주 힐튼호텔)의 둘쨋날 발표에서 신상구 부소장은 '양동의 공간과 가치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제언'을 통해 '거의 완벽에 가까운 하드웨어적 요소를 가지고 있는 양동마을은 유네스코로부터 문화유산이 살아있는 전통마을로 지정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명성에 걸맞는 의례 콘텐츠를 가지고 있지 못해 관광객에게 보여줄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신 부소장은 '안동 하회마을이 하회별신굿 탈놀이를 통해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데 견주면 양동마을은 그런 기능을 해주는 인자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례가 사라지면 고유와 문화와 정신도 사라진다는 점을 인식, 양동은 무엇보다도 양동의 정신을 담을 수 있고 외국인들이 한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통의례 콘텐츠를 개발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류성룡 선생이 양동을 찾은 까닭을 현대사회에 재현해야 한다는 뜻.
 
신 부소장은 '양동마을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하루 빨리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하는 자문위원회를 설치할 것과 경주시의 지원 강화'를 주문하면서 '전통마을에 적당한 소프트웨어인 성년례인 관례, 계례, 혼례를 가장 시급히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동마을이 '유학이라는 한국적 사유의 근원을 간직한 전통마을'인 만큼 '전통의 가치에 대해 근원적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그릇을 발견하여 그것을 문화관광의 상품으로 만드는 작업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곳이므로, 거기에 가장 적당한 그릇이 바로 '전통 성년례'라고 신 부소장은 주목했다. 
 
우리나라 전통의 성년례

 

관례 : 남자가 스무 살이 되면 성년이 되었다는 뜻에서 상투를 틀고 갓을 쓰게 하는 의례(儀禮)를 치렀다. 이를 관례라 한다. 본래 유교에서는 스무 살에 관례를 하고 그 후에 혼례를 하였으나 조혼이 성행하자 관례와 혼례를 겸하게 되기도 했다.

계례 : 15세가 된 여자 또는 약혼한 여자가 올리던 성인 의식으로, 이때가 되면 지금껏 땋았던 머리를 풀고 쪽을 쪘다.

혼례 : 결혼식

 

경주힐튼호텔에서 계속된 심포지엄의 둘쨋날  행사는 10시30분부터 16시 40분까지 양재준 경주대 교수의 '경북 해양관광의 발전방안', 오익근 계명대 교수의 '2012 경북관광의 브랜드 전략', 김대관 경희대 교수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서의 경북관광의 발전방향과 전망'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을 진행한 후 막을 내렸다.

태그:#양동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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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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